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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세탁소 런드리고, 미국에선 어떨까?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0기 최서진


 바야흐로 코로나19도 2년째, 우리는 집에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류가 되었다. 의식주, 직장생활, 취미생활까지 마음만 먹으면 내 공간에 인프라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나가게 하던 것들이 있다, 필자는 그 중에 하나가 ‘세탁’이라고 생각한다.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등 각종 세탁 기기가 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가정집에서는 다양한 세탁 기기를 이용하더라도 세탁할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 바로 옆의 옷장을 열어보아라. 직접 세탁하겠다고 건드렸다가는 다시 입을 수 없는 옷이 수두룩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할 수 없는 세탁까지 집 안에서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런드리고’이다. 


런드리고?

 

출처: 런드리고 웹사이트
출처: 런드리고 웹사이트

 런드리고는 한 마디로 온라인 비대면 세탁소이다. 고객의 집에서 직접 빨래를 수거하여 세탁 후 다시 배송해주는 업체이다. 물빨래부터 드라이클리닝, 운동화 세탁 등 각종 세탁서비스부터 수선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런드리고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이들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세탁 수거부터 배송까지의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고객이 처음으로 런드리고에 가입하여 서비스를 신청하면 집으로 웰컴키트를 받을 수 있다. 웰컴키트란 빨래를 집 앞에 내놓기 위한 수거함과 각종 빨래망, 그리고 이를 보호할 잠금장치로 이루어져있다. 고객이 수거함에 세탁물을 넣고 앱을 통해 수거요청을 하면, 저녁 11시 이후 업체에서 직접 수거해간다. 세탁물들은 처리 과정에서 자동으로 분류되며 그에 따라 어플로 자동 과금된다. 세탁이 끝난 후에는 다음날 밤 11시 전에 다시 고객의 수거함에 넣어놓는다.

 이용 가격은 세탁 타입, 의류타입별 정찰제를 사용하며 일반적인 세탁소의 요금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여기에 운송비가 포함된다. 현재 서울, 일산, 분당, 판교, 위례,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천 송도, 파주까지 확장중이다. 연내에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런드리고의 사용층은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1인 가구, 직장인, 주부, MZ세대를 주 타겟층으로 보고 있다. 기업 측에서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실제로 가장 수요가 높은 강남구의 사용 현황을 분석해보았을 때 20~40대의 여성이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런드리고의 성장세, 해외 진출의 발판


출처: 한국스타트업 투자데이터베이스 The VC

 (주)의식주컴퍼니는 런드리고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으로 2018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과감하고 창의적인 노력으로 복잡한 현대인의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비전이다. 덧붙여, 의식주 산업의 문제를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해결하고자하는 사명이 있다.

 당사는 2018년 런드리고 런칭 이후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시리즈 A 단계에서 시작하여 매년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1년 현재 시리즈 C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올해 9월 초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안정적으로 C단계에 안착했다. 그만큼 유망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세탁 주문량이 매달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그 성장률을 실로 체감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이 시리즈 C단계에 접어들고 나면 그 다음 단계로 연관 사업을 유치하거나 해외진출을 고려한다. 즉, 런드리고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미국으로 떠나보자


 런드리고의 성장세를 발판으로 필자는 런드리고의 미국 해외 진출을 제안한다. 왜 미국인가? 그 이유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한다.

     

1. 세탁기 설치가 어려운 건물

출처: 뉴욕 부동산 매거진 코리니 타임즈

 미국은 세탁기가 없는 가구를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건물의 특징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오래된 건물, 작은 규모의 아파트, 셰어하우스, 기숙사 등이 해당된다. 특히 일찍이 상업이 발전한 대도시는 건물이 지어질 당시 충분한 수도시설과 전기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현재 세탁기를 설치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또한, 땅값이나 주변 상업 특징으로 인해 아파트의 평수가 작은 경우 세탁기를 설치할 공간이 없기도 하다. 이에 건물 내 공용 세탁실이 있거나 세탁소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코인 빨래방이 대중화되어있다. 이렇게 외부 세탁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은 런드리고의 정착에 좋은 영향을 가질 것이다. 


2. 바쁜 현대인의 도시

 미국은 대도시, 상업도시, 인구 밀집 지역 등의 특징을 보이는 현대인의 도시가 많다. 금융,경제,정치,문화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도시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각종 연구 결과에는 미국의 주요도시들이 빠지지 않는다. 그중 글로벌 도시 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도시 1위에 미국 뉴욕이 등재되었다. 그만큼 바쁜 생활을 보내는 사람이 있을 확률이 높으며, 그러한 사람들의 세탁 시간을 단축해줄 수 있는 런드리고는 충분히 인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바쁜 도시, 서울에서부터 시작한 런드리고가 많은 직장인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걷을 수 있으리라 추측한다.   


3. 런드리고의 기술과 인프라

출처: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22NHBVUCI0

   런드리고는 올해 상반기 ‘에이플러스 머시너리’를 인수했다. 에이플러스 머시너리는 스마트 팩토리* 설계에 높은 기술력을 가진 미국 뉴욕 소재의 기업이다. 이를 인수함으로써 런드리고는 더 발전된 세탁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추가 팩토리 건설에 적극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중이다. 이번 인수는 기술의 함양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연결에도 의의를 둘 수 있는데, 피인수회사의 기존 미국 인프라를 활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런드리고의 미국 진출이 수월한 이유가 된다.


*스마트팩토리: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하여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 여기서는 세탁물 처리공장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런드리고가 미국에 정착하여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세탁업은 이용자의 일상과 밀접한 영역인 만큼 해당 지역의 정서에 서비스가 잘 녹아들어야 한다. 따라서 필자는 ‘현지화 전략’이라는 큰 주제 하에 다음 세 가지의 세부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지역별 특성 맞춤 전략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은 영토의 범위가 매우 넓다. 서부, 중부, 남부, 동부별로 날씨도 다르고 도시의 분위기도 다르다. 런드리고가 미국에 진출한다고 하면 가장 눈여겨 보아야할 점이 이러한 지역별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이 다르면 생활양식이 다르고, 생활양식이 다르면 세탁 이용에 있어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부와 북동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먼저 서부는 대체적으로 날씨가 온난하며 많은 이민자로 다양한 인종이 존재한다. 휴양지로 유명한 도시가 많으며 정서적으로 여유롭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의복 특성 상 드라이클리닝보다는 물세탁 수요가 높을 것이므로 그와 관련된 프로모션으로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인종이 살기 때문에 폭넓은 언어 서비스 제공은 기본이다.

 북동부 지역은 뉴욕, 보스턴 등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분포한 지역으로 큰 상권, 많은 대학, 다양한 이민자, 높은 물가가 특징이다. 날씨는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 특징인 대륙성 사계절 기후이다. 따라서 물세탁부터 드라이클리닝까지 폭넓은 서비스가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인종과 계층에 대비한 맞춤 서비스도 필요하다. 북동부 지역을 타겟팅한다면 고려해야할 사항은 수거함에 관한 것이다. 이 지역은 인구밀집도가 매우 높고 집값이 비싸 다세대 주택의 밀도가 높으며, 내부 계단이나 복도의 공간이 협소하다. 수거함을 문 밖에 놓아야 하는 런드리고의 특성상 주택 구성원에게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용자도 불편을 느낄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수거함을 접을 수 있는 형태로 개발을 진행하거나 여러 사이즈의 수거함을 개발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후 야기될 불편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미국의 치안을 고려한 전략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일반주택이 많고 보다 개방된 형태의 다세대 주택이나 아파트가 많다. 비교적 도난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다. 특히 택배 도난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2019년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에서 하루에 9만개의 택배가 사라진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 매체 복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인의 1/3이 택배 도난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런드리고는 집 앞의 수거함을 매개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위와 같은 현황을 고려했을 때 수거함 보안을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런드리고는 해외진출을 위해 새로운 프로덕트 개발 혹은 보안 강화를 위한 서비스를 고안할 필요가 있다.


3. 기존 지역 세탁 업계와의 공존전략

 미국은 지역별 개인세탁소와 코인세탁소가 세탁업계의 주류이다. 런드리고가 정착하는 데에 있어 기존 세탁 업계는 경쟁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존 세탁 업계의 고객을 런드리고로 유입시킴과 동시에 큰 대립 없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일부지역에 한해 B2B2C 전략을 제안한다. 해당 지역의 세탁업계를 스마트팩토리*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런드리고의 정체성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일부지역' 조건을 상세하게 걸고자 한다. 미국은 영토가 넓어 서비스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운송비와 인력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지역들을 B2B2C 서비스 지역으로 삼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세탁 업계와 계약을 체결하여 세탁물 처리 시설의 기반을 마련하고 런드리고 세탁의 공정법을 가이드라인으로 두어 서비스질을 보장할 수 있다면 본래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지역친화적인 이미지를 확보하여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친숙함을 제공할 수도 있다.


*스마트팩토리: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하여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 여기서는 세탁물 처리 공장으로 생각하면 된다.


마치며


 아직 런드리고는 국내에서의 입지도 모호한 실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고정 고객층이 있으며 점점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유망성을 높이 평가하는 시장의 흐름도 살펴볼 수 있다. 아직 개선해야할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며 우선 국내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세탁업계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준비하여 성공적인 해외진출이 가능하길 바란다.




연세대 사회복지 최서진

keosan200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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