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9기 정승훈
강아지를 기르는 입장에서, 매일 강아지의 건강을 위해 어떤 먹거리를 주는 것이 좋을지 항상 고민이다. 강아지의 나이, 크기, 종, 영양 성분 비율, 알레르기 유무 등에 따라 필요한 영양성분이 모두 다르기에 다양한 사료와 간식들을 급여해 보며 가장 잘 어울리는 먹거리를 골라야 한다. 필자도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으로서 1년 동안 강아지를 위해 10가지 이상의 사료와 다양한 간식들을 급여해 보았고, 그 형태도 다양했는데, 오늘은 그 중 강아지의 주식인 사료 종류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강아지의 주식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크게 건사료, 습식사료, 생식, 화식으로 나뉜다. 건사료는 가장 일반적인 사료의 형태로, 가장 그 역사가 길어 안정성이 높고, 배합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연 상태의 개가 주로 사냥하여 섭취하는 육류와 다르게 튀기는 등 제조과정에서 단백질 영양성분이 다소 파괴되고, 수분 함량이 10% 내외로 줄어들게 된다.
습식사료는 건사료의 수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수분 함량을 높인 사료의 형태로, 주로 캔 참치 형태의 사료이다. 또한 생식과 수분과 단백질 함량을 모두 높인 형태로, 생식은 신선한 고기를 조리 없이 제공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 가장 가깝지만 기생충 등 잠재적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소개할 ㈜ 우다다의 ‘어나더베이비’ 브랜드가 주력하고 있는 화식 종류의 사료는 생식을 가열조리한 형태로 수분과 단백질 함량은 그대로 유지하며 소화에도 도움이 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어나더베이비는 반려동물의 정보 (체중, 나이, 중성화여부, 성별 등)에 따라 레시피부터 급여량까지 맞춤형으로 화식 먹거리를 제공하는 펫푸드 브랜드이다. 반려동물을 인간으로 대하며 고급화된 펫푸드, 맞춤형 펫푸드를 급여하기를 선호하는 펫 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ization) 트렌드에 발 맞춰 반려견 화식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플로리다대학교 수의영양학 교수 Justin Shmalberg 박사의 맞춤형 레시피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반려견 화식을 제작하고 있다. Justin Shmalberg 박사는 미국 전역에서도 100명 이내라는 수의영양학을 연구하고 있으며,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의 NomNom, 영국의 캣킨 등 각국에서 반려동물 화식으로 손꼽히는 화식 브랜드를 런칭한 바 있다. 그는 본인이 선정한 소수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레시피를 공개하고 함께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먹거리 형태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어나더베이비가 해당 레시피를 독점적으로 소유해 반려견 화식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해당 레시피의 생산 과정을 로컬라이징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어나더베이비는 국내 생산되는 신선애 닭가슴살, 수월한 닭가슴살, 더펫코리아의 닭간과 염통 등을 사용해 저온 조리하고 있으며, Justin Shmalberg 박사의 뉴트리언트 팩을 더해 영양밸런스를 확보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eeAxoKzQ3k)
어나더베이비는 2021년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네이버 카페 ‘우리고양이잘키우기’, ‘아라뱃길 걷는 비숑프리제’, ‘코기러브’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각 종에 맞는 맞춤형 펫 푸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필자 또한 이러한 경로를 통해 직접 어나더베이비의 상품을 필자의 강아지에게 급여한 경험이 있다. 평소 건사료를 잘 먹지 않던 아이가 어나더베이비의 화식 상품에는 관심을 보이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변도 평소보다 더 수분이 많았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매 끼니마다 급여하기에는 가격적 부담과 함께 건사료를 더 이상 안 먹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특식처럼 급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내 펫푸드 시장은 2020년 농촌진흥청 기준 약 1조 7400억 원으로 집계되지만, 그 중 가축사료를 뺀다면 사실상 거품이 빠진 반려동물 푸드 시장은 500억 정도로 집계된다. 심지어 국내 펫푸드 브랜드들은 그 역사가 짧고 사료 재료에 대해 해외 제품보다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외국 브랜드에 파워가 밀려 국내 1위 브랜드인 동원 F&B의 매출도 200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2021년에 런칭한 어나더베이비도 엄청난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금씩 저변을 넓혀나가는 중이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단계이다. 필자는 이 단계에서 국내 시장에 주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어나더베이비가 프리미엄 화식 레시피와 맞춤형 전략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복지가 뛰어나고 펫푸드 시장 규모가 더 큰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 또한 검토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어나더베이비 브랜드에게 추천하고 싶은 첫 번째 해외 시장은 스웨덴의 펫푸드 시장이다. 스웨덴에 등록된 반려견 수는 약 86만 마리로 실질적으로 20% 이상의 가구가 반려견을 기르고 있다. 스웨덴은 동물복지와 반려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은 편이며, 1924년 처음으로 동물보험이 스웨덴에서 출범하여 80% 이상이 해당 보험에 가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 2017년 기준 반려동물 사료 시장이 47억7000만 스웨덴크로나 (약 5억5400만 달러, 한화 약 6500억 원)를 달성했으며, 매년 2~3%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스웨덴 시장에서 펫푸드는 이탈리아, 독일, 덴마크 등 유럽산 제품들이 ‘프리미엄’을 내세워 강세를 점하고 있다. 이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어나더베이비는 대명소노와 손을 잡아 반려동물 프리미엄 복합문화공간 소노펫클럽앤리조트에서 함께 서비스하게 되며 좋은 기회를 잡았다. 이는 어나더베이비가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소노펫클럽앤리조트는 현재 한국 시장을 넘어 독일을 필두로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펫호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어나더베이비는 스웨덴 시장에서 ‘프리미엄’의 가치를 내세운 브랜딩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어나더베이비는 ‘맞춤형’의 경험을 앞세워 아시아 브랜드는 중저가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원재료 수급와 생산라인의 로컬라이징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원재료의 경우 스웨덴의 그린정책 강화에 따라 스웨덴 내에서도 친환경적 생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어나더베이비 브랜드에게 추천하고 싶은 두 번째 해외 시장은 미국의 펫푸드 시장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aTFIS에 따르면, 미국 펫푸드 시장은 2015년부터 증가세를 보여 2019년 기준 321억 달러로 세계 펫푸드 시장의 약 40%를 차지했으며, 그 중 반려견 사료 시장은 약 66%인 약 212억 달러(약 25조)로 세계에서 가장 큰 반려견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이 지속되며 고품질 원료를 사용하는 프리미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유통채널의 확보라고 생각한다. 아마존, 츄이 등을 통한 온라인 채널 확보는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최근 미국 펫푸드 시장에서는 대형 할인점 및 슈퍼마켓의 점유율이 67%로 높지만 어나더베이비는 신선도가 중요한 화식 제품이므로 대형 할인점 등에 입점하기에는 신선도 관련 이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이슈로 미국에서도 온라인 채널을 통한 구입이 20% 이상인만큼 온라인 채널, 특히 아마존과 더불어 미국 최대 반려동물 용품 온라인 쇼핑몰 츄이 등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정기배송을 강점으로 가지는 츄이에 입접하고, 국내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리(https://pilly.kr/)와 같이 수령 날짜의 맞춤 조정 서비스(메신저를 통해 가정 내 재고 상태를 파악하고 그 수에 따라 정기 배송 날짜를 개인별로 조정하는 서비스)를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진행한다면 비로소 미국의 다양한 펫푸드들과 경쟁할 채비를 마칠 수 있다.
어나더베이비 브랜드에게 추천하고 싶은 세 번째 해외 시장은 태국의 펫푸드 시장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aTFIS는 태국 펫푸드 시장이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시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태국 축산부 국장이자 수의사인 Mr. Sorawit Thanito는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애완동물의 수가 늘었다고 밝혔으며, 최근 태국은 가구 소득이 증가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며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이 증가했다. 특히 건강과 영양을 중시하여 펫푸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자국의 풍부한 수산물을 활용하는 고급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태국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배합을 미국의 레시피를 활용한다는 마케팅과 맞춤형 식품 제공을 위한 데이터 확보이다. 태국 시장이 어나더베이비에게 긍정적인 점은 위의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다는 점이다. 2021년 발표된 태국 방콕무역관 윤장옥의 리포트에 따르면, 영양보충제의 경우는 검증된 해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 만큼, Justin Shmalberg 박사의 영양성분 배합 파우더를 사용하는 것은 태국 시장에서 큰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네이버 카페를 통해 맞춤형 식품을 제공한 바 있는 경험은 태국 시장에서도 강아지들을 위한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태국 고객의 특성 상 반려동물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주로 소비하며, 한 번 신뢰성을 얻은 품목에 있어서는 이탈이 적다. 이러한 강점을 충분히 내세운 마케팅을 진행해 ‘당신의 강아지가 어나더베이비 제품을 좋아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한다면, 지속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어나더베이비는 국내에서 자리잡은 브랜드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국내 시장에서는 해외 제품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렸을 때, 반려동물의 복지에 관심이 많은 스웨덴, 세계에서 가장 큰 반려동물 사료 시장을 점하고 있는 미국, 최근 프리미엄 반려동물 사료에 관심이 많은 태국 등 다양한 시장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다양한 국가별 고객 특성을 파고들 수 있는 강점 또한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어나더베이비가 다양한 시장에서 플레이하며 우리 사료의 강점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응원하겠다.
연세대 경영 정승훈
tmdgnstothesky202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