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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의 하루를 여는 마켓 컬리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0기 김수빈


집 앞으로 찾아오는 신석식품


  마켓 컬리(Kurly)의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 있는가? 이용해 보지 않았더라도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컬리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컬리는 2015년 시작되어 대한민국 새벽 배송의 시대를 개척한 기업이다.


   컬리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2015년에는 샛별배송 (새벽 배송 서비스) 건수가 약 9만여 건이었지만, 서비스를 시작하고 3년이 지난 2018년의 서비스 이용 건수는 약 376만 건으로, 3년동안 43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어냈다. 성공요인은 '제품의 신선함'이다. 우리나라는 '배달의 민족'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배송 시스템이 이미 잘 갖추어져 있지만, 마켓 컬리는 '풀콜드'라는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컬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풀콜드체인(Full Cold-Chain System)을 보유한 기업으로, 농수산품을 산지에서 선별하는 시점부터 소비자의 집 앞에 배송되는 시점까지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기술이다. 즉, 음식을 가장 신선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해주는 기술이다.

 

 마켓 컬리는 CB Insight가 통계를 낸 2021년 상반기 신규편입된 전세계 291개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일컫음) 중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컬리의 가치와 경쟁력은 이미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빠른 배송을 전략으로 단기간에 성장한 쿠팡이 싱가포르, 일본 등의 해외로 진출한 가운데 마켓 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해외 진출과 관련하여 '고려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은 상태이다. 필자는 미국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컬리가 미국 시장으로 진출할 시 성공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미국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언급하면서 마켓 컬리의 성장 전략을 제시하겠다. 



미국인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해


  미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은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과 크게 다르다.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미국인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컬리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에 허들이 되는 특징도 존재하고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특징도 있다. 


[허들 요소] 오프라인 식자재 쇼핑 (Grocery-Shopping) 문화 

  미국에는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쇼핑센터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코스트코부터 월마트, 타켓, 윈코 등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쇼핑센터가 다양하게 있다. 물론, 코로나 19로 인하여 오프라인 쇼핑을 줄이고 온라인으로 식자재를 구매하는 비중이 증가하기는 하였다. 국제식량정보협의회재단(IFIC)이 2020년에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1달에 최소 1번 이상 온라인으로 음식을 구매한 소비자의 비율은 27%에서 33%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변화가 온라인 서비스인 컬리에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접근성과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서 오프라인 쇼핑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전략 구축이 필요하다. 


[강점 요소] 높은 내식 가정의 비율

  한국의 학생들은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자습을 하거나 학원에 다녀와 밤 늦게 집에 돌아온다. 워라밸을 중요시하여 칼 퇴근을 보장해주는 미국의 회사들과는 다르게 늦게까지 야근하는 문화가 남아있는 회사들의 비율도 한국이 훨씬 더  많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인은 저녁을 불가피하게 밖에서 사먹게 되는 일이 많다. 반면, 미국은 고등학생들도 오후 3시면 학교 일과가 종료되고 오후 4시 칼퇴근을 보장해주는 회사들이 많다. 이에, 많은 미국 가정은 집에서 직접 만든 저녁을 함께 먹는다. "Family dinner"(가족과 함께 먹는 저녁 식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가정이 많기에 식자재 구매가 필요한 가정의 비율은 한국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 19는 내식 비율 변화에도 영향을 주었다. 국제식량정보협의회재단(IFIC)가 2020년에 수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85%의 소비자의 음식 섭취 패턴에 변화가 생겼고, 그 중 60% 응답자가 선택한 가장 큰 변화 요소는 '내식 비율의 증가'이었다. 



미국인의 삶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 컬리의 성장전략


[허들 요소 보완] 오프라인 쇼퍼(Shopper)를 온라인 쇼퍼로 전환시키기 위한 전략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이미 오프라인 쇼핑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 소비자들을 컬리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를 어필하는 것과 '오프라인 쇼핑의 약점'이 되는 부분이 컬리에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1) 온라인 쇼핑에서만 가능한 '소비자 맞춤' 음식 상품 추천 서비스 

  미국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이 모여 사는 국가인 만큼 음식에 대한 선호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종교적 이유, 개인적 이유 등으로 특정 음식을 먹지 않는 등 개인마다의 선호/비선호 식품이 명확한 편이다. 또한, 한국인에 비해 음식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도 높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21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미국인 13명 중 1명 (약 3200만명)이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 컬리가 미국으로 진출할 시 미국 소비자의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소비자 맞춤' 음식 상품 추천 서비스 구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는 다수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오프라인 쇼핑센터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이기에, 오프라인 쇼핑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컬리 사용자로 유도하는 데에 강력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2) 치안과 위생

  미국은 총기 소지가 가능한 국가로 어떠한 장소든 우발 범죄가 일어나기 쉽상이다. 오프라인 쇼핑센터도 우범지대 중 한 곳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경우 이러한 범죄에 대한 위협이 없기 때문에 '치안'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 19로 인하여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에게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적고 식품이 외부인에게 노출되는 시간이 적다는 점을 근거로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에 비해 위생적인 면에서 강점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3) 편리함

  컬리의 장점은 새벽배송이기에 앞서 온라인 쇼핑이라는 점이다. 소비자가 쇼핑센터에 방문하기 위해 들였던 시간, 에너지, 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샛별 배송'이라는 특화된 서비스가 추가되어 편리함을 강조할 수 있다. 


[강점 요소 강화] 높은 내식 비율을 이용한 전략


 1) 단골 멤버 전용 서비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미국 가정의 내식 비율은 한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식자재를 필요로 하는 가정이 한국 가정보다 더욱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했을 시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모으는 것보다, 우선 주기적으로 컬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단골층을 확보한 뒤 구전을 통해 시장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2) 미국 가정 내식 비율 강화를 위한 광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육대학이 2020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내식은 아이들의 학습 능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점을 강조하여 미국 내식의 비율을 강화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더 많은 미국 가정을 내식문화로 선도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컬리가 제공하는 특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는 방안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여 성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외국인으로서 해외 시장의 특징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동해도 되지 않는 편리함을 강조하여 오프라인 쇼핑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 변화를 유도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미국인은 차로 이동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본인의 손으로 직접 식자래를 고르고 사람들과 대면으로 만나 소통하며 쇼핑을 하기를 선호할 수도 있다. 외국인으로서 한계가 있겠지만, 성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러한 세부적인 미국인의 특성까지 이해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럼에도 컬리는 분명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한국인의 '빨리빨리'가 만들어낸 샛별배송 서비스가 미국인을 만났을 때 어떠한 반응이 나올지는 지켜볼 일이다. 미국인 소비자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빠른 배송과 개인 맞춤형 음식 추천 서비스를 강조했을 때,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리라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연세대 계량위험관리 김수빈

iamsubin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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