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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이도 괜찮아! 무인산업의 발전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0기 최서진

 사람이 없는 매장, 요즘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편의점, 빨래방부터 카페 등 많은 업장에서 무인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자리는 아래의 사진처럼 그에 맞는 기계들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무인 매장은 대개 24시간으로 운영되기에 우리는 보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편의점에서 10분이 넘게 물건을 고르는 필자로서는, 직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느긋하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무인편의점에서 결제하고 있는 모습 (출처: 스냅타임)

무인산업은 아직 1단계


 그러나 무인산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머물러있다. 아직은 단순히 인간이 없을 뿐이다. 이는 현재 무인 산업들의 특징을 보면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첫 번째로, 대부분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쳐 있다. 편의점처럼 매대 진열이 실상 전부인 소매업이거나 빨래방처럼 기계 이용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주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공간 임대만 가능하면 운영할 수 있는 업종들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무인산업은 아직 ‘무인’에서 오는 불편함이 있다. 무인화가 용이한 업종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는 점에서 오는 단점들이 있다. 편의점과 같은 경우 성인 인증을 해줄 직원이 없어 주류나 담배 판매가 어렵다는 점, 빨래방과 같은 경우 기계 사용이 어려울 때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점 등 비교적 단순한 무인서비스임에도 완벽하게 제공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세번째로, 도난 등 위험요소를 방지하기 어렵다. 무인산업 특성 상 도난이나 기물파손 등 위험 요소가 발생하기는 쉽지만 이를 방지하고 감시하기는 어렵다. CCTV 설치만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고 즉각적으로 대처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은 아직 무인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음을 보여준다,



AI의 등장, 새로운 국면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AI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무인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예시들은 기술 도입이 한창인 무인 산업들의 예시이다. 


(1) ‘완전스마트매장’의 시작, 이마트24 스마트스토어

이마트24 스마트스토어 코엑스몰점 (출처:BizFact 이민주 기자)

 오른쪽 사진은 올해 9월 운영이 시작된 이마트24 스마트 스토어 코엑스몰점이다. 이곳에서 쇼핑 후 상품을 들고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이는 신세계아이앤씨와 이마트24가 자체 개발한 ‘셀프서비스 스토어’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AI 비전, 무게센서, 클라우드 포스 등의 기술을 활용한 결과이다. 매장에 들어가기 전 신용카드를 인식하여 결제정보를 등록해야 입장이 가능하며, 천장에 설치된 AI 카메라가 소비자의 동선과 행동을 인식한다. 매대에 설치된 무게센서는 어떤 물건이 빠져나갔는지 감지하여 결제 현황을 살핀다. 물건을 들고 매장을 나오면, 들어갔을 때 인식했던 카드를 통해 결제가 된다. 


(2) CU테크프렌들리 스토어

CU 테크프렌들리스토어 인천송도점 (출처:BizFact 이민주 기자)

왼쪽 사진은 올해 1월 운영되기 시작한 CU 테크프렌들리 스토어이다. CU는 안면 인증 출입 및 결제 시스템과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가 입점되어있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안면정보를 등록하면 얼굴 인식만으로 매번 매장 출입과 결제가 가능하다. 이마트 24 스마트 스토어와 비슷하게 AI 기술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행동과 물건의 현황을 인식한다.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는 성인 인증을 해줄 직원이 없어 겪은 어려움을 보강한 것으로 기계를 통해 자신의 정보를 인증하면 주류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다. 인간이 없다는 점에서 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3) AI헬스장 '밀론부티크'

밀론부티크 매장 (출처: 밀론부티크 홈페이지)

AI기술을 활용한 가게 운영은 단지 리테일 분야에만 활용되고 있지 않다. 무려 헬스장도 무인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밀론부티크는 AI기술이 도입된 PT샵으로 '밀론나이저'라는 AI로봇이 고객의 체형을 체크하여 그에 맞는 운동 방법을 제안한다. 여러 종류의 운동기계 사용 방법을 개개인에 맞게 순서와 시간을 정해 알려주니 운동 입문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밀론부티크 매장은 진짜 헬스트레이너가 전반적인 관리를 맡긴하지만 기본적으로 무인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트레이너의 도움이 부담스러웠던 사람들,혼자만의 운동시간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할 뿐 아니라 일반 헬스장을 방문할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AI 무인산업의 발전가능성


 AI 무인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로 AI 무인산업의 특성이 인간에게 지닌 강력한 선호도이다. 필자는 이를 소비자와 공급자 입장에서 따져보려고 한다. 먼저 소비자의 입장에서 무인산업은 그 편리성이 대단하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직원이 없기에 눈치 보지 않고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어떻게 보면 고객의 편의와 자유를 보장하기 용이한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공급자(창업자)의 입장에서도 무인산업은 매력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노동의 강도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업장을 오픈하는 것임에도 불구, 노동의 양이 매우 적다. 고용해야 하는 사람도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에 인건비가 매우 감축된다. 이는 무인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와 같은 수요는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2020 언택트 문화 관련 설문 결과 (출처: 잡코리아X알바몬)

 두 번째는 현재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문화의 인기이다. 언택트 문화란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생긴 '사람과 대면하지 않는 문화'를 말한다. 위의 왼쪽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각  연령대의 약 70% 이상이 언택트 문화를 긍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라는 시국에 알맞는 안전한 문화라는 것이다. 무인산업이 날이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는 시류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언택트 문화가 긍정적이라 답한 이유는 위의 오른쪽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많은 이유들이 무인산업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들이다. 이중 특히 대면의 부담을 없애준다는 점,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인다는 점은 무인산업의 큰 장점이다.


대한민국 예상 총인구 (출처: 통계청)

 

 세 번째로 AI 무인산업은 인구감소의 대비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년 이내에 약 400만명, 40년 이내에 1400만명의 인구가 줄 것이라고 한다. 이 시점 이후부터는 우리 인구가 유지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뜻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노동력 부족 문제를 불러일으키게 되어있다. 부족한 노동력은 기술이 대체하게 될 것이며 AI 무인 산업은 이를 메꿔주는 대표격이 될 것이다.





AI 무인산업, 더 성장할 것


 무인산업은 기술적인 측면, 그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 측면에서 근래에 큰 성장을 보일 것이다. 

 먼저 기술적인 측면이다. AI 무인 매장의 시초격인 '아마존 고' 같은 경우 작년 초 기존 매장보다 5배 더 커진 300평대의 무인매장을 오픈했다. 편의점처럼 가공식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슈퍼마켓처럼 채소, 해물, 고기 등을 포함한 5000가지 식품을 판매한다. 50명 인원 제한이 있던 기존 매장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따로 아마존고의 예시를 들지 않더라도, 위에서 보여주었던 예시들로도 무인산업의 기술발전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이마트 24와 CU, 세븐일레븐 등 (전부 리테일 분야이지만) 대기업들이 각자의 시스템으로 매장 운영을 실험중이다. 이러한 도전들은 현재 기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낼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로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 측면이다. 기술발전에 힘입어 무인산업은 물건 판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나갈 것이다. 리테일 분야 내에서도 그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고사하고 전혀 다른 영역에서도 AI를 기반한 가게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무인헬스장 '밀론부티크'처럼 말이다. 간단한 기계가 대체할 수는 없지만 AI라면 비교적 대체가 용이한 곳부터 점차 적용 범위는 넓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예측하건대, 유인세탁소나 데스크 업무처럼 프로세스만 구체화하면 간단한 영역들은 금방 AI가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성장하기 위해 헤쳐나가야할 문제


 현재 시점에서 AI 무인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기술의 영역이다. 고객의 동선을 감지하는 카메라 기술, 자동 결제 클라우드 포스 시스템, 매대 무게 감지기 등 창의적이고 훌륭한 기술들이 AI 무인 산업의 일환으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이기에 손을 쓰지 못하는 영역도 많다. 예를 들어 무인 편의점의 경우, 물건이 빠지면 새로 채워넣어줄 사람이 없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텅텅 비어있는 매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물건을 채워주는 기술은 마련되어있지 않으며 수시로 사람이 들락날락하며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이는 실상 유인매장과 같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처럼 기술이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이 남아있다.

 두 번째로 비용적인 문제이다. 기술적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로, AI기술의 단가는 매우 비싸다. 다음은 무인산업 비용에 관하여 'AI 타임스' 기사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카메라와 무게감지 센서 등 무인매장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 관계자는 '조그마한 무인매장을 차리기 위해선 3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면서 'AI 주류 판매기처럼 작은 규모 기술은 앞으로 많이 도입되겠지만, 매장 전체를 AI로 무인화하는 기술은 단가 하락 등을 위한 연구개발이 이뤄진 후 보급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의 무인매장은 영세한 분야에서 활성화되어있는만큼 위와 같은 금액은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마치며

중국무인상점 시장규모 추이 (출처: 첸잔산업연구원/ 그래픽: 뉴스핌)

 현존하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AI기술을 등에 업은 무인 산업은 그 규모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이다. 위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무인상점의 시장규모는 매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첸잔산업연구원은 다가오는 2022년에는 2억명 이상의 인원이 무인산업을 이용하고, 시장은 약 1조 8천억 위안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무인산업은 나날이 발전할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무인산업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한 둘의 결합적인 발전은 당연한 미래이다. 아직은 단순한 서비스에 국한되어있고 매장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아 당장의 첨단 매장의 일반화는 무리겠지만 이는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금방 최첨단 매장을 만나게 될 것이다. 사람이 없는 것은 아직 낯선 환경이지만 과연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친밀한 무인 환경이 마련될지 기대되는 바이다.


연세대 사회복지 최서진

keosan200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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