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31st BITor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RE;CODE의 RE;al한 지속가능한 패션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30기 백지현


진짜 지속가능한 패션

출처: 래코드

     당신은 옷을 살 때 무엇을 고려하는가? 디자인, 가격, 품질, 유행 등의 요소를 고려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가치도 분명 존재한다. ESG경영은 최근 많은 산업과 기업 사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숙제이며, 기업은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또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상황 속에 놓여 있다.

    그 중 패션 산업은 본질적으로 100% 완전히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패션은 문화의 중심에서 개인과 사회의 심미적인 욕구와 표현의 욕구를 충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매 시즌마다 유행을 새롭게 제시하여 짧은 유행주기와 함께, 생산과 유통의 과정이 환경 보호와는 멀어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패션 산업 내에서, 패션이 환경에 해롭다는 자각과 환경 오염을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한 방안은 더더욱 요구된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윤리적인 생산과 유통 과정을 지녀야 한다. 패션 산업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업사이클링, 슬로우 패션, 비건 패션 등이 있다. 그리고 최근, 이러한 방안을 도입하는 다양한 패션 기업들을 통해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슬로우 패션이 한 가지 방안인데, 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윤리적 패션으로, 제품의 수명 주기가 길어 유행과는 무관하게 오래 착용할 수 있는 패션을 의미한다. 이는 빠른 패션 주기가 초래할 수 있는 환경 오염과 같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등장한 개념이다.  


출처: 파타고니아

    대표적으로, 파타고니아는 “Don’t buy this jacket” 이라는 문구를 통해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며, 슬로우 패션을 지향할 것을 제안했다. 해당 광고 문구는 파타고니아의 40%에 가까운 매출 상승을 유발하며 브랜딩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슬로우 패션은 근본적으로 제품 수명의 연장을 지향하기 때문에, 빠르게 전환되는 패션 산업에서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데 기여하고, 사회적인 가치를 촉구한다. 

     지속가능한 패션이 트렌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친환경적 생산 및 유통 과정과 더불어 패션 산업의 본질적인 니즈(제품의 품질과 심미적 요소 등) 충족해야 한다. 이 말은 즉, 겉으로 “친환경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친환경적이어야 하며 근본적으로 제품 자체의 품질이 높아야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파타고니아의 경우가, 지속가능한 패션 분야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파타고니아는 환경 유해 물질을 최소한으로 배출하며, 최고의 품질을 지닌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기업의 의무로 여긴다. 이는 파타고니아의 아웃도어 의류가 수분 배출, 보온 등의 성능이 뛰어나 우수한 품질을 지니며, 의류의 재료가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로 제작되어 제품의 수명 주기가 길다는 점에서 실현된다. 파타고니아 외에도 많은 브랜드들이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현재의 단순한 붐을 넘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RE;CODE, “우리는 옷을 입는 일상적 행위가 사회와 환경을 위한 가치의 실천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RE;CODE 22 S/S collection 중 White binding detail crop jacket, (출처: 래코드)

    해외에는 파타고니아가 지속가능한 패션 업계에서 자리 매김을 하듯, 국내에는 래;코드 (RE;CODE)가 자리를 잡고 있다. (주) 코오롱의 래코드(RE;CODE)는 버려지고 낭비되는 폐자원을 업사이클링 하여 새로운 감성과 가치를 생성하는 기업이다. 브랜드 네이밍은, 잊히고 사라질 대상이나 한 시대의 문화(Code)가 계속 순환한다(RE;)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래코드는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옷을 통해 의식 있는 삶을 실현하도록 돕는 컨셔스 패션 브랜드로 Sustainable, Creative, Responsible이라는 세 가지 브랜드 정체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한다. 업사이클링 기법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여 재고를 해체, 조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유니크한 디자인에서 나아가 싱글맘, 새터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RE;NANO 라인, sustainable graphic patchwork sweatshirt, (출처: 래코드)

     래코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은 그들이 선보이는 제품 라인업에서 독보적으로 나타난다. 리나노 라인(RE;NANO Line)은 기존 래코드 컬렉션을 제작하고 남은 옷의 자투리와 부자재를 재활용한 라인으로, 자사만의 독특한 디테일 요소를 통해 위트 있고 감각적인 룩을 선사한다. 악세사리 라인에서는 에어백, 카시트 등 산업 자재나 친환경 원단을 적용한 가방 등을 선보인다. 

    이처럼 그들은 국내 패션 분야에서 업사이클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사회 공유 가치 창출(CSV)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래코드를 2013년 파리(다음 해 연속 참가), 베를린 캡슐쇼와  2014년 이태리 화이트쇼 참가부터 시작하여, 2019년 서울패션위크, 2021년 현대 아이오닉, 기아 EV6와 협업과 BTS UN 연설 협찬 등 더 넓은 세계로 이끌었다. 특히나 래코드사가 2013년 참가한 캡슐쇼의 경우 신진 브랜드의 트레이드 페어 쇼 중 가장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무대로 평가 받고 있으며, 래코드는 베를린 캡슐쇼에 참여한 유일한 한국 브랜드였다. 더 나아가 업사이클링과 하이패션의 조화라는 극찬과 함께 캡슐쇼 자체 선정 ‘주목할 브랜드 10’에 뽑히기도 하였다.





래코드의 "진짜" 지속가능성



래코드의 친환경적 포장재, (출처: 래코드)

       래코드는 판매되는 상품 라인업 외에도 포장 재료들까지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 래코드의 폴리백은 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해 제작되며, 쇼핑백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쌀 껍질로 만들어진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다. 그 외에도 폐펄프와 폐골판지로 만든 종이 상자를 사용하며 종이 테이프를 통해 비닐류의 사용을 줄인다. 우리가 기존에 큰 자각 없이 편리함을 위해 사용하던 소재들은 결국은 지구에게 오염을 안겨주는데, 래코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포장까지도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진정성을 보인다. ESG 경영과 지속가능성을 단순한 “유행"으로 치부하여 실제로는 전혀 환경 친화적이지 않고,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침에도 친환경을 표방하는 “그린워싱" 마케팅을 선보이는 수많은 기업들 속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래코드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패션 시장도 이러한 래코드사의 진정성과 제품성을 알아본 것일까? 래코드의 매출은 2017년을 기준으로 해마다 40%씩 성장하였으며 2019년 상반기의 경우 2018년 대비 45% 증가하였다. 래코드는 일반적으로 생산 이후 3년 이상이 지난 재고들은 소각되는 기존 의류 산업의 관례에서 벗어나, 버려지는 옷에 새로운 의미를 담아 자연을 위한 순환과 가치 있는 소비를 촉구하는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환경적 요소 외에도, 이들은 재고의 해체 작업을 지적 장애인 단체 ‘굿윌 스토어'와 함께 진행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산업에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더 대중적인 래코드를 위하여


출처: 코오롱 그룹 공식 블로그

    래코드는 이 외에도 팝업 스토어를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특히나 지속가능한 땅 노들섬에 래코드 아뜰리에"를 열어 봉제와 디자인 등 상품 제작 과정과 함께 소비자에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래코드의 상품은 아뜰리에의 디자이너와 봉제 장인들의 손을 거쳐 제작되며, 주 재료가 되는 재고의류의 수량이 한정되어 소량 제작된다.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 가치를 높이고 환경적 측면에서는 불필요한 낭비 줄일 수 있게 돕는다. 

    다만 래코드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접근하기에는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겉옷의 경우 50만원 ~ 80만원 대 정도에 분포한다. 래코드가 지속가능한 패션 분야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긍정적인 가치를 전달하는만큼 현재의 높은 진입 장벽을 낮춘다면 그 장점은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다만 몇몇의 SPA 브랜드처럼 대량 생산되고 대량 폐기된다면 지속가능하지 않고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정선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더 높은 접근성을 지니되 고유의 가치를 유지하는 새로운 제품 라인을 출시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더 다량의 재고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업사이클링을 실천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건비를 줄여 현재보다 조금 더 다량으로, 낮은 가격의 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래코드는 접근성을 높이고, 현재보다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아 시장 내에서의 위치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래코드는 그 제품성 뿐만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 또한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패션 분야에서 수익을 내고 그 가치를 실현하는 브랜드이다. 래코드의 노력이 사회에 실현되어, 환경을 보호하고 약자를 배려한 것처럼 이러한 지속가능한 패션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소비문화로 자리잡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연세대 경영 백지현

wlgusttm@yonsei.ac.kr

매거진의 이전글 진짜 같은 가짜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