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31st BITor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평범하게 모디슈머~(소비자의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1기 이승윤

 우리는 기성품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대부분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제작된 제품을 사용한다.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수많은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었지만 그와는 반대로 획일화된 디자인, 획일화된 기능을 갖춘 재화의 시대를 가져왔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고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났고, 이러한 세태를 거스르고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였다. 바로 모디슈머(Modisumer)가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세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자신만의 특별한 것을 만들어 소비하고 경험하면서 만족감을 느낀다.



모디슈머란?

 

 모디슈머(Modisumer)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제조업체가 제시하는 방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을 의미한다. 모디슈머의 영향력은 단순히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제품을 재구성하는 행위를 통해 단지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개성 있는 스타일에 감화된 많은 팔로워들을 양산한다. 이 팔로워들이 하나 둘 모여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게 되고 트렌드는 다시 기업의 눈에 띄어 하나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된다. 



패션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디슈머

사진1. 직접 홈페이지에서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스 (출처: 반스 홈페이지)

 이러한 모디슈머는 옷 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패션 분야, 특히 변형이 용이하고 관리가 편리하다는 점에서 신발 분야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들를 겨냥한 기업에는 대표적으로 반스와 나이키가 있다. 반스는 1966년 미국에서 런칭된 신발 브랜드이다. 반스의 대표적인 제품들은 스케이트 보더들을 위해 출시된 스니커즈로 정갈한 외형과 함께 탄탄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또한 스케이트 보딩 뿐만 아니라 여러 액션 스포츠와 스트리트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반스가 무엇보다도 각광을 받는 이유는 바로 ‘반스 커스텀’ 때문이다. 이전부터 개성 있는 스케이트 보더들을 필두로 일부 소비자들은 반스 신발을 스스로 커스터마이징 하였다. 반스는 이러한 기류를 파악하여 2004년부터 ‘반스 커스텀’이라는 서비스를 런칭하였다. 이 서비스는 반스의 기본 제품을 바탕으로 이용자가 직접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신발을 제작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정식적으로 런칭되어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인 나이키에서도 ‘나이키 바이 유’라는 서비스를 런칭하였다. 이를 통해 나이키의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덩크 로우와 덩크 하이 등을 소비자들이 스스로 자신만의 컬러 조합을 만들어 고유의 나이키 신발을 제작할 수 있다. 아직 국내에는 정식적으로 출시된 서비스가 아니지만 해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해외 직구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접하고 있다. 반스와 나이키는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단순히 소비자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단 하나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소비자의 효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세세하게 파악한다는 긍정적인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식품 분야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모디슈머 

 

 예시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이러한 모디슈머의 트렌드는 패션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점점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사회에 자리잡고 있고, TV, 개인 SNS 등과 같은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많은 분야에서도 해당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히 국내의 경우 식품류에서 모디슈머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만의 꿀조합 레시피를 개발해낸다. 또한 개발한 레시피를 SNS, 유튜브 등과 같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인증하여 많은 이들에게 전파시킨다.

사진2. ‘아빠! 어디가?’에서 큰 화제를 불러온 장면 (출처: 뉴데일리)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 하는 위 사진은 MBC에서 방영되었던 ‘아빠! 어디가?’의 한 장면이다.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너구리’와 ‘짜파게티’의 조합에 더해 귀여움으로 무장한 아이들의 야무진 먹방이라는 환상의 조합은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특히 많은 이들에게 “짜파구리는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아이들을 저렇게 홀리는 것인가?”라는 궁금점을 불러일으키며 ‘너구리’와 ‘짜파게티’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가져왔다.



모디슈머를 공략하기 위한 농심의 노력

 

 기업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발 빠르게 포착하여 이러한 모디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라면의 대명사인 농심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농심은 앞서 언급된 ‘짜파구리’가 유행했을 때 기업 차원에서 ‘짜파구리’ 레시피를 제공하였다. 또한 영화 기생충의 선풍적인 인기에 편승하여 다시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도가 증대하였고 이를 파악하여 ‘앵그리 짜파구리’라는 신제품을 출시하였다. 최근에는 ‘너구리’와 ‘카레’ 조합이 여러 모디슈머 및 그들의 팔로워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섞은 ‘카구리’라는 신제품을 출시하였다. 특히 ‘카구리 큰사발면’의 경우 작년 10월에 출시되어 고작 한 달여 만에 230만여 개가 판매되면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농심은 지속적으로 모디슈머들의 레시피를 이용한 신제품을 출시할 것을 예고하였다. 

사진3. 농심에서 출시한 ‘카구리’ (출처: 농심 홈페이지)

 하지만 트렌드를 단순히 읽고 따라가는 것은 때로는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 경쟁자들의 발빠른 진입으로 인하여 좌절될 수도 있다. 따라서 농심이 선제적으로 모디슈머 이용하여 트렌드를 창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농심과 모디슈머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 중 한 가지 방안은 바로 전통적인 매체인 TV를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KBS2에서는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방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출연진들이 자신만의 신개념 레시피를 공개하고 이를 메뉴 평가단의 평가를 받아 승리한 메뉴를 제휴된 편의점에 실제로 출시하는 포맷의 방송이다. 농심에서는 해당 포맷을 차용하여 방송사와의 제휴를 통해 참가자들이 농심의 제품들을 활용한 신개념 레시피를 제작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을 런칭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레시피도 얻고 방송 송출을 통한 마케팅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방안은 많은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SNS 등과 같이 비용이 더 적게 소요되는 온라인을 활용한 소비자 참여형 컨테스트를 개최할 수 있다. 해당 컨테스트를 진행하여 많은 모디슈머들의 레시피를 확보하고 소비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메뉴를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농심의 경우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새로운 제품과 함께 마케팅 효과를, 참여한 소비자들의 경우 자신만의 메뉴를 공유하고 로열티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사진4. 출연자들의 레시피를 이용하여 실제 제품을 출시하는 편스토랑 (출처: 뉴스핌)

 현재 농심은 발 빠르게 모디슈머와 그들로 인해 빚어진 트렌드를 파악하여 잘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트렌드라는 것은 빠르게 생기고 빠르게 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채널을 모니터하고 적극적인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시장의 상황과 트렌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그에 따른 생산, 유통, 마케팅 계획을 긴밀하게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모디슈머들의 레시피를 반영함에 있어서 단순히 그들의 맛만 똑같이 재현해낸 아류작이 아닌 맛적인 측면이나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 기존의 레시피보다 더 큰 효용을 제공하여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심해야 할 것이다. 




연세대 문정 이승윤

seungyoon762@yonsei.ac.kr

매거진의 이전글 MZ는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원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