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31st BITor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구독경제가 가져온 변혁과 미래 모델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30기 김민지


구독경제가 대체 뭐야?


  ‘구독경제’, 몇 년부터 급부상한 인기키워드이다. 그게 뭐길래 사람들은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이는 공급자에게 일정액을 지불할 경우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공급받는 유통 서비스를 의미한다. 언제든 편리하게 구독 해제가 가능하며, 부담이 적은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접근성을 지닌다는 특징이 있다. 구독경제는 오랜 과거 인류부터 이뤄져 왔던 재화를 완전 소유하는 형태의 유통모델과 명확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부터 이어져온 유통모델에서 해당 구독모델로의 변혁이 이뤄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현대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바탕으로 주요 요인들을 알아볼 수 있다.


  먼저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 국내 1인 가구의 비율이 30%를 넘어서며 이를 반증하고 있다. 해당 현상은 세계전역에서도 이뤄지고 있는데, 2018년 기준으로 스웨덴의 경우 55%, 독일 경우 40%를 넘어선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소형화되고 있는 가정 형태는 개인이 무언가를 구매하고 소유하는 행위에 부담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제 성장 또한 지속적인 만성저성장을 기록하며 이를 심화시키고 있는 현황이다. 결국 사회 내에서 개인 소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중심의 소비 문화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가구나 자동차와 같은 가격부담이 큰 재화에 대한 렌탈 서비스나, 한 번의 소액결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습을 통해 이를 알아볼 수 있다.



구독경제에 열광하는 기업들: 아마존과 월마트의 유통전쟁


  많은 기업들이 구독경제에 열광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보는 넷플릭스부터 음악을 듣는 스포티파이, 원하는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받는 쿠팡까지, 이 모든 것이 구독경제의 산물이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기업의 예시들이 있지만, 오늘은 아마존과 월마트를 통한 구독과 유통 경쟁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온라인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아마존

  아마존은 정기구독료를 바탕으로 상품에 대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아마존프라임’ 서비스를 도입하며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에 반해 월마트는 아마존의 행보에도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2018년 아마존이 월마트를 넘어서는 순이익을 창출하게 되었고, 월마트 또한 뒤늦게 2020년 아마존프라임보다 낮은 가격으로 측정하되, 더욱 빠른 무료 배송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월마트플러스’를 도입하며 구독 서비스 반열에 참여하였다. 이후 두 기업 모두 각자의 특징점을 강조할 수 있는 형태로, 아마존은 온라인 중심으로 영상 및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고, 월마트의 경우 오프라인 서비스 중심으로 인근 주유소 휘발유 가격 할인과 대기 없이 매장 구매가 가능한 ‘스캔 앤 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각각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과거 한 조사업체에 따르면 아마존프라임의 판매 가격에 비해 고객이 얻는 효용이 턱없이 높다는 결과를 언급한 적이 있다. 이는 손해를 보고 있음에도 각 경쟁사들이 너도 나도 구독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구독을 고수하는 이유는, 바로 구독 서비스가 가져오는 ‘모객효과’에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아마존프라임을 구독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고객은 이후 재화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구독 서비스를 통한 효용을 얻기 위해 반드시 아마존을 활용하여 소비활동을 지속할 것이다. 소비를 지속하며 고객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이득을 봤다고 생각하며, 해당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상주할 확률이 높다. 반면 아마존은 월마트와 같은 경쟁사들에게 고객 유출을 방지하며 동시에 충성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구독 서비스는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고객을 강하게 락인하여 이익을 얻을 수 밖에 없는 모델인 것이다.



구독모델의 새로운 성장


  최근 구독 모델은 다양한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하는 데에서 나아가 새로운 성장이 요구 되기 시작하였다. 기존 구독 모델에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인포데믹 문제이다. 인포데믹이란 정보가 미디어를 통하여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바탕으로 생산되고 있는 수많은 정보의 해일 속에서 개인이 원하는 정보를 찾고 분류하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최근 생겨난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신조어처럼, 재화와 서비스는 많지만 너무 많은 선택지로 인해 소비가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자신에게 알맞는 맞춤형 정보를 요하는 고객 니즈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구독 모델은 단순히 편리 서비스의 큐레이팅에서 나아가 개인에게 맞춰진 더욱 효율적인 소비의 형태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pixabay

  개인화 구독모델의 경우 이전 구독모델에 비해 더 큰 효용을 가져올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크로스셀링’이다. 이는 고객이 구매하고자 하는 것과 연관된 상품을 추가적으로 구매하게 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할 경우, 아마존은 해당 고객 정보를 수합하여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형성할 수 있다. 이후 해당 고객은 연관 상품을 효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어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이러한 구매행동이 반복될수록 개인화는 보다 견고해지는 방식으로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시킬 수 있다. 결국 구독 서비스는 일시적으로 고객을 모객한 후 개인화를 통해 이들을 자사에 완전히 락인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개인화를 통해 얻은 고객 데이터는 다양한 산업에서 통용될 수 있으며, 자사의 산업의 더욱 확장시키는 중심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의 경우에도 얻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악과 도서, 영상 등 더욱 폭넓은 방향으로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자체의 신뢰가 높기 때문에, 신사업 운영에 대한 고객 유치가 보다 용이해질 수 있는 것이다. 주요 플랫폼 기업인 페이스북과 애플, 구글 또한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현상을 통하여 이를 알아볼 수 있다.


  구독 모델은 1인가구의 증가, 경제성장률 감소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개인의 편리한 소비를 위하여 등장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편리함은 정보의 해일 속에서 필요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과정에서의 용이성 또한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본다면, 앞으로의 미래에는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하고 배송받는 모든 과정을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비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가, 바로 구독경제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민지

mizi0904@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평범하게 모디슈머~(소비자의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