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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나의 연결고리, 링크드인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0기 유희재

    구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링크드인을 모를 수 없다. 링크드인은 페이팔의 최고운영자인 리드 호프만이 창립한 미국의 비즈니스 중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현재 전 세계 7억 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자신의 사생활을 올리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달리 링크드인은 철저하게 본인의 커리어 관련 스펙을 게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 유저와 비즈니스적 소통을 하는 공간이다. 


HR 시장의 혁신, 링크드인


출처=링크드인 공식 홈페이지

    과거에는 취업과 채용은 구인구직 사이트 혹은 지인 추천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여기서 링크드인은 위에 두 가지 경로에 혁신을 일으켰을 분만 아니라 새로운 구인구직의 경로도 제시했다. 


    기존의 구인구직 사이트는 다소 건조하고 일방소통적이었다. 주로 취업준비생들이 구인구직 사이트에 상주하다가 기업의 채용공고를 보고 자신의 이력서를 기업에 보내는 방식이었다. 물론, 링크드인에도 똑같이 채용공고가 올라온다. 하지만 여기에 소셜 기능이 더해지면서 기업은 좋은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링크드인에 채용 관련 소식과 기업문화를 업로드하고 있다. 이제 링크드인에서 기업과 회원 간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자신의 경력을 링크드인에는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기 용이하며 해당 경력에 대해 다른 유저가 코멘트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렇게 서로의 경력에 코멘트할 수 있는 기능과 다양한 기업 재직자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이뤄지는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수반되는 자율적 감시체계 덕분에, 링크드인에 기재된 스펙 한 줄은 이력서에 기재된 스펙 한 줄보다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링크드인 자체가 이력서의 역할을 하며, 실제로도 링크드인에서 유저가 자신의 스펙을 이력서의 형태로 출력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출처=kimyh@hani.co.kr

    링크드인은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 즉 6단계만 거치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연결된다는 이론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이는 링크드인의 '연결 기능'에 반영되어 있는데, 링크드인에서는 지인들과 '1촌'을 맺을 수 있고 지인의 지인은 '2촌', '3촌'으로 연결된다. "내 동기의 사수"와 같은 연결고리가 링크드인의 소셜 기능으로 가시화된 것이다. 이 또한, 소통의 방향성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취업자가 지인을 통해 채용 제안을 받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취업자가 링크드인에서 2촌, 3촌을 확인하고 능동적으로 1촌 지인에게 연결을 부탁할 수 있게 되었다. 

    링크드인은 인맥의 빈익부를 해소했다. 기존의 커리어 관련  ‘인맥’은 소수의 특권에만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인맥은 보통 대학 선배, 지인의 지인 정도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링크드인은 인맥의 빈익부를 좁혔다. 뿐만 아니라 취직이 아니더라도 특정 분야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다면 서치 엔진을 통해 해당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재직자를 찾아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어 링크드인은 좋은 멘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링크드인은 '구인 구직 사이트 내 입사/이직 제의'라는 새로운 취업 경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링크드인의 개인 프로필은 학력, 경력부터 프로젝트, 자격증, 봉사활동 등 자신의 비즈니스 관련 경력을 작성하게 되고 이는 전체 공개되어있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 또한 이를 자유롭게 열람하며 원하는 인재를 찾아 입사 나 이직 제의를 하기도 한다.


네트워크: 링크드인의 KSF


    그렇다면 이렇게 링크드인이 HR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네트워크일 것이다. 링크드인에는 2000만 개의 일자리가 등록되어 있고 7억 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압도적인 구직자수와 구인자수를 보유한 링크드인의 탄탄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HR 시장 내에 링크드인의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가능케 했다. 수많은 구인구직 스타트업이 등장했지만, 아직 링크드인의 아성을 이길만한 기업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렇게 많은 회원을 보유하게 된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먼저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특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 링크드인, 유튜브와 같은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네트워크’, 즉 유저의 규모와 그들의 연결성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네트워크 비즈니스에서는 앞서 나가는 비즈니스는 더 앞서 나가고 뒤처지는 비즈니스는 더 뒤처지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된다. 따라서 해당 네트워크 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 결국에는 혼자 살아남게 되는 승자독식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링크드인이 소셜 미디어 서비스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형성된 네트워크와는 차별화된 네트워크를 빠르게 찾아 이용자 수를 확보해야 했을 것이다.  

    링크드인이 창립되었을 당시,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눈에 띄는 플레이어가 없었다. 이는 우선 링크드인에게 SNS 비즈니스로서 유리한 출발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링크드인이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다. 링크드인은 직원 13명의 지인 112명의 유저로 출발했고, 어느 날은 가입 유저수가 20명 이하일 때도 있었다. 일정 규모의 유저를 반드시 확보해야 했던 링크드인은 하나의 성장전략으로 타깃을 선정할 필요가 있었다. 첫 타깃은 실리콘 밸리 테크 종사자들이었다. 창립자 호프만은 자신의 고급 인맥을 활용하여 실리콘밸리 테크 전문인력을 링크드인에 초대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적인 닷컴 플레이어가 링크드인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되면서 링크드인의 매력이 높아졌고, 이들과 네트 워킹하고자 하는 투자사나 새롭게 실리콘밸리에 입성한 직장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링크드인은 1년 만에 이용자 50만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후, 링크드인은 구인구직 회원을 대상으로 한 유료회원 서비스와 기업 대상으로 유저들의 데이터 베이스 기반 채용 설루션과 마케팅 설루션을 제공하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6년 만에 1억 명의 가입자수를 확보하게 되었다. 1억 명은 플랫폼 사업자의 임계점으로, 네트워크 비즈니스가 임계점에 도달하면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며 승자독식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임계점에 도달한 링크드인은  취업 부문 일반 가입자의 증가에서 기업 고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면서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왕좌를 공고히 해왔다.


그렇다면 링크드인은 안심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링크드인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속에서도 차별화된 네트워크를 발굴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개발자들은 링크드인보다는 GitHub를 많이 이용하고 디자인 종사자는 Dribbble이나 Behance에 더 많이 방문하기 때문이다. 링크드인에는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작업물을 업로드하기 좋은 공간은 아니다. 그러나, 점점 어떤 경험을 했는지 보다 해당 경험을 통해 어떤 역량을 발휘하고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집중하는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 HR 시장에서 이제는 어쩌면 링크드인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HR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니치 네트워크를 발굴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게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링크드인에 위협이 될 것이다.

   

     링크드인이 자신의 왕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니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최대한 포괄하고 커리어의 깊이를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 게시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 즉, 신규 경쟁자의 기능을 copy 하는 전략을 실행해야 기존 회원의 이탈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마치 핀터레스트, 스냅챗, 왓츠앱을 모방하여 자신의 위치를 지킨 인스타그램처럼, 링크드인도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선도 기업으로서 떠오르고 있는 신규 비즈니스 네트워크 스타트업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반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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