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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Meta)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30기 박리아


페이스북? 메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 '페이스북'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라고 필자가 장담할 수 있을 만큼, 한 때 주변의 모든 사람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페이스북은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사용자 수가 30억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이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꾸준히 사용자 수를 늘리는 동시에 2012년 인스타그램 인수, 2014년 왓츠앱과 오큘러스 인수 등의 행보를 보이며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페이스북은 2021년, 모두가 아는 그 이름을 하나의 서비스의 이름으로 남겨두고,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였다. 이제는 메타버스(Metaverse)에 집중하겠다는 메타가 과거 페이스북으로 SNS 시장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알아보고, 과연 앞으로의 사업을 통해서도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지 판단해보려 한다.




페이스북이 시도하고, 성공한 것들


  페이스북은 SNS 시장의 후발주자였지만 서비스를 운영하며 '폐쇄성'과 '개방성'을 적합한 부분에서, 적합한 타이밍에 사용하여 주도권을 잡았다.


1. 페이스북의 폐쇄성: 이용자 리텐션(Retention)*

  페이스북이 탄생하기 이전, 이 세상에 SNS 형식의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당시 SNS 시장의 1위의 자리에는 '마이스페이스(MySpace)'라는 서비스가 있었다.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 모두 프로필을 입력하고 친구를 맺는 형식은 유사하였지만, 정보의 공개 범위는 조금 달랐다. 먼저, 마이스페이스는 개인 이용자가 업로드한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형태의 서비스였다. 그래서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정보를 열람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페이스북은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어떤 정보도 볼 수 없는 SNS로 발전했다. 각 이용자가 본인의 계정으로 로그인 하고, 친구를 맺은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폐쇄성으로 페이스북에서는 '친구'끼리만의 정보가 공유되는 성격이 강하다보니, 이용자들은 소수의 친구만 맺은 상태라도 페이스북에서만 볼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이탈이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이 원리는 페이스북이 현재까지도 많은 이용자수를 유지하는데 기반이 되었다. 시장의 선두주자과 완전한 반대의 길을 걸어 성공한 것이다.

*고객 유지, 고객이 해당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것



2. 페이스북의 개방성: 페이스북 커넥트

페이스북 커넥트 ⓒhttps://mushman.co.kr/2690853

  페이스북 커넥트란 페이스북과 제휴한 타 사이트들에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데이터 이동성을 적용하여, 페이스북에 가입한다면 제휴 사이트들의 이용을 더 편리하게 하였다. 최근 우리가 어디서든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하기]가 가능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페이스북은 이전부터 API를 공개하여 외부 기업들이 그들의 서비스를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개방 정책이,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던 웹 1.0의 시기를 지나 이용자들의 참여와 공유가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웹 2.0의 시기에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페이스북 커넥트가 큰 성공을 거두며 페이스북은 마이스페이스를 제칠 뿐 아니라 글로벌 회사들과 협력하여 세계 1위 SNS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메타는?


  이후에도 시기적절한 서비스 운영 방식과 전략들을 통해 SNS 시장 1위의 입지를 공고히 하던 페이스북은, 2021년 10월에 개최된 온라인 연례 커넥트 이벤트에서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CEO 마크 저커버그는 이 사명이 메타버스에서 유래한 것이며, 앞으로는 메타버스에 관련한 사업을 주력으로 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페이스북 시절의 승승장구의 행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판단해보고자 하였다. 이제는 단순한 SNS가 아닌,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을 SWOT 프레임을 활용하여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의미에 따라 각 차원을 나누어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보고, 해당 시장이 포함하고 있는 기회와 위기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메타 SWOT Analysis ⓒ박리아


강점

[사회적] 첫째,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는 ‘거리두기(개인 경계선) 및 안전 기능’의 빠른 기술 도입을 통해 사이버 불링 및 메타버스 내 성추행 관련 문제를 근절시키려는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둘째, 메타의 메타버스는 오큘러스라는 VR 기기의 활용을 통해 보다 몰입감 있는 메타버스 세계 구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더 다양한 차원의 실감나는 교육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경제적] 메타의 메타버스는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메타버스와 관련된 모든 것들(기기, 플랫폼)의 연결성이 다른 메타버스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는 타 메타버스 플랫폼 대비 더 넓은 차원의 메타버스 세계 구축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훨씬 많은 시장 가치의 창출과 고용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메타는 단순히 단일의 플랫폼, 하나의 기기 개발이 아니라 연결된 하나의 세계를 만들기에 신규 고용 창출 등의 더 넓은 차원의 시장 경제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다.


[환경적] 첫째, 메타는 메타버스와 관련된 데이터 센터 구축에 있어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Ex. 재활용 물질 사용, 신재생 에너지 동력 사용 및 water efficient 고려) 둘째, 메타는 AWS를 통한 데이터 스토리지 사용을 통해 데이터로 인한 탄소 발자국 감축에 기여한다.


약점

[사회적] 첫째, 메타는 이전의 페이스북 때부터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문제가 계속되어 왔다. 이 기업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 문제에 있어 타 기업 대비 사람들에게 훨씬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여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메타에 대해 개인정보의 보호나 유해한 컨텐츠 제거와 같은 사회적 이슈는 고려하지 않고 단지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둘째, 메타의 오큘러스의 활용은 보다 몰입감 있는 메타버스의 사용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이는 메타버스 세계에 대한 중독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현실과 가상세계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가상의 공간에만 몰입하는 문제 역시 타 메타버스보다 그 심각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메타의 메타버스는 훨씬 더 넓고 몰입감 있는 세계를 제공하고 있지만, 메타의 BM은 여전히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상태이다. 저크버그의 발표 이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평가는 “메타가 무엇을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기존 타겟 광고라는 BM 외에도 더 다양한 차원의 경제적 창출이 가능한 기회를 확보하였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타의 환경적 차원의 약점의 경우, 따로 메타라는 기업만의 약점이 아닌 방대한 데이터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 증가와 같은 메타버스 산업 전체의 위협에 해당한다 판단하여 제외하였다.)


기회

첫째,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증가와 시장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기술 역시 계속해서 고도화되는 중이다. 둘째,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의 발전으로 오프라인 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근무를 하거나 편의를 제공받는 등의 접근성이 확대되어 전반적인 사회적/경제적 차원의 가치 창출이 가능해지고 있다. (ex. 독거노인 외로움 감소,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시야 제공, 언어장벽 감소 등)


위협

첫째, 현실세계의 사회적 문제가 메타버스의 가상세계 속에서도 똑같이 이어지고 있어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ex. 사이버 불링, 성추행, 개인정보 유출, 인터넷 중독 이슈) 둘째, 메타버스와 관련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메타버스 기업의 독과점과 관련하여 미국에서는 ‘반독점법(플랫폼 독점 종결법)’ 이라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법이 제정되었다. 또한, 애플의 개인정보 관련 정책이 고객이 직접 정보 제공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여 타겟팅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메타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셋째,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가상세계는 오랜 시간 존재해온, 이미 발전된 기술이다. 그러나 여전히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가 현실세계를 바꾸는 데 있어 회의감을 갖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다.




메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구글 금융: 메타 주식 시장 요약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과 관련하여 분석해보고 나니, 메타가 이전만큼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실제로 메타는 2022년 부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결국 사상 최대치로 폭락하는 국면을 맞이한 상황이다. 시가 총액은 하루 만에 2513억 달러가 감소하였으며, 이는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러한 주가 하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앞선 분석에서 살펴봤던 약점과 위협으로 인한 발생하는 메타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 하루 이용자 수 추이  ⓒZD Net Korea

   게다가 아직까지는 메타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는 페이스북도 성장성의 한계에 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21년 4분기 실적에서, 출시 이후 최초로 페이스북 하루 이용자가 감소한 것이다. 전분기 19억 3천만명에 비해 19억 2천900만 명으로 100만 명 줄었으며, 누군가는 이 감소치가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 자체를 페이스북이 처음 겪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도 앞선 분석의 '위협' 부분이 어느 정도 적용된다. 메타는 페이스북 시절, 2021년 3분기 전체 매출의 97.48%인 282억 7600만 달러를 광고 매출이 차지할 정도로 타겟팅 광고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과거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개인 정보 유출과 더불어 타겟팅 광고를 사생활에 대한 침해로 인식하고 있는 이용자들이 점점 늘었다. 결정적으로, 2021년부터 애플이 사용자로 하여금 데이터 추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따라서 메타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이 타겟팅 광고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작 앞으로의 주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메타버스와 관련해서도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제시되지 않고 있으니, 메타의 전망이 밝아보이지만은 않는다.




우리가 메타를 환영할 그 날까지


  앞서 언급한 여러 상황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현재 30억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메타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가상 공간에서 정말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다면 과거의 페이스북의 전성기처럼, 메타의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메타가 다시 한 번 시장의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불명확한 것이 사실이기에, 하루빨리 정립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모두가 메타를 진심으로 환영할 수 있을 날을 기대해본다.





연세대 경영 박리아

riapar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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