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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뿌리는 거대한 구름, AWS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1기 이동우


Intro


애플, 넷플릭스, 모더나, AMD, 삼성전자, 아모레, 우아한 형제들, 당근마켓..

    위에 나열한 건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쟁쟁한 기업들의 이름이다. 다소 묶어서 생각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기술력? 자본력?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의 에이스 이동우를 갖지 못했다는 사실?

    모두 맞지만, 이번 글에서는 관련 직종 종사자가 아니라면 쉽사리 그 정체를 알기 어려운, 또다른 공통점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바로 Amazon Web Service, 줄여서 AWS이다.



AWS가 뭐에요?


 AWS는 컴퓨팅,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만약 당신이 무엇이든 본격적으로 개발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 생각없이 앞문장을 넘겼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독자들은 다소 당황스러운 시작이었을 것이다. 하나하나 짚어줄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

핵심이 되는 클라우드부터 시작해보자. 클라우드란 타사 제공업체가 호스팅하여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인프라, 플랫폼 또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어렵다면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와 관련된 무언가를 대신해주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해도 충분하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다. iCloud는 물리적인 스토리지가 없어도 인터넷을 통해 파일을 저장하게 해주므로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Google Docs는 문서 편집 프로그램이 설치되어있지 않아도 문서 작업을 하게 해주므로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다만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유저가 사용하는 단계까지 전부 처리해주는 서비스는 과유불급이다. AWS가 파고든 건 바로 이 부분이다.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더 밑단의 것들을 클라우드로 제공한 것이다. 어떤 것들이 제공되며 그게 왜 유용한지 이해하기 위해, 기업 입장에서 간단한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웹사이트를 구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컴퓨터다. 컴퓨터가 있어야 사용자의 요청을 이해하고 연산할 서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또한, 웹사이트에는 이용자의 정보, 게시글 등 수많은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히 저장만 하면 끝이 아니다. 그 정보는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데이터베이스이다.


    물론 실제로 웹사이트를 구현할 때는 훨씬 더 많은 요소를 염두에 두고, 웹사이트가 아닌 다른 서비스를 구현한다면 또다른 고려 요소가 생긴다. 중요한 건 무얼 구현하건 공통적으로 필요한, 인프라적인 요소들이 있고, 그 요소들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AWS는 1)인프라적 요소들을 개별 주체들이 빌릴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으며, 2)사용한만큼만 지불하도록 하였고, 3)서로 호환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의의가 있다.



고작 빌려주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해?


AWS는 초기 투자 비용 절감, 유지보수 비용 절감, 높은 확장성이라는 효과들을 가져왔으며, 이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IT 인프라가 필요한 초기 단계의 기업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6W2H 분석

    아마존의 CTO인 버너 보겔스는 초기 단계의 IT 기업이 30% 정도의 엔지니어링 역량만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70%는 어디로 갔을까? 다름아닌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기본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설계 및 유지 관리하는 데에 사용했다. 그만큼 규모가 작은 초기 단계의 기업에게는 인프라 구축이 큰 부담이며,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더디게 한다하지만, AWS는 이러한 절차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이제 기업은 IT 인프라를 빌려서 사용하고, 쓴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인프라로 인해 생기는 허들이 낮아졌기에 더 도전적으로, 더 쉽게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개발이 어렵지 않고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라는 수많은 이용자를 가진 플랫폼이 존재해 진입장벽이 낮은 앱 생태계가 AWS의 수혜를 받은 대표적 예다. AWS가 등장하고 Airbnb와 같은 앱 기반 스타트업이 급증한 건 우연이 아니다. 


IT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중견 이상 규모의 기업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6W2H 분석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인지라 자체적인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문제가 없거나 이미 구축해놓은 경우에도 어려움은 존재한다. Gartner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유지보수하는 데에 드는 연간 비용이 초기 구매 비용의 4배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인프라를 위한 하드웨어들은 막대한 공간과 전기를 소모한다. 장비들은 노후화가 될 때마다 교체를 해주어야 한다. 무언가 업데이트나 패치를 거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들은 일관되지 않은 관리 체계를 갖고 있다. 


    확장성을 고려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새롭게 런칭하는 서비스를 위해 인프라 자원을 추가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기존 인프라를 분석하고, 새로운 인프라를 설계, 설치하고, 기존 인프라와 새로운 인프라를 통합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인건비가 들 것이다. 또한, 얼마나 많은 자원이 필요할 지 정확한 수치를 모르기에 혹여나 모자람이 생기지 않도록 자원을 과도하게 추가하는 경우도 잦다.허나 AWS를 사용한다면 이러한 노력의 상당수를 서비스 개선에 돌릴 수 있다. 유지보수는 아마존이 전부 대신해주기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확장성 또한 ‘IT 세계의 LEGO’로 비유될 정도로 호환 걱정 없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에 문제가 없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산업을 시작했을 때의 TAMSAMSOM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


미국 시가총액 2, 3, 4위 기업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격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출처: investing.com)

    시너지 리서치 그룹(Synergy Research Group)의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총 지출은 2020년 1300억 달러에서 2021년 1780억 달러로 37% 급증했다. 클라우드 시장은 엄청난 규모에 도달했다. 더 놀라운 건, 그 규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AWS의 성공적인 출발을 목격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장차 클라우드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가져올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AWS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3년 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단연 돋보이는 것은 지지부진한 AWS의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Azure이다. Azure는 보수적이고 규모가 큰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하고자 할 때 느끼는 Pain point를 잘 공략했다. AWS의 핵심 기능들을 거의 유사하게 제공하면서 Office365, Teams와 같은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소프트웨어와 호환성이 뛰어난 강점이 있다. 따라서 이미 다른 Microsoft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회사가 클라우드로 환경을 바꿀 때는 아무래도 Azure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한, Azure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앞서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을 많이 들었지만 보안 등의 이유로 자체적인 인프라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존재한다. Azure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자체 인프라를 일관적으로 운영하는 데에 AWS에 비해 유리하다. 두 체제의 통합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은 자체 인프라에서 클라우드 인프라로의 점진적인 이동의 장벽이 낮아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체 인프라가 여전히 필요한 기업, 클라우드로의 급진적인 이동을 두려워하는 기업들은 Azure 외의 대안이 없었다. 이미 사용하던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서비스와도 호환성이 좋은 것도 부담을 줄이는 데에 한 몫을 했을 것다. 즉, Azure는 AWS가 접근할 수 없던 기업들을 끌여들였다. 위의 그림에서 드러나는 Azure의 성장세와 Fortune 500대 기업 중 95% 이상이 Azure를 사용한다는 사실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AWS도 선두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AWS의 최대 강점은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가장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관리, 기계 학습 도구, 웹 호스팅과 같이 기본적인 것부터 궤도에 있는 위성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도구, 3D 경주용 자동차 시뮬레이터, 양자 컴퓨팅 기술과 같은 복잡하고 다소 니치한 서비스까지 직접 혹은 서드파티(주석)로 제공한다. 허나 대다수의 기업이 사용하는 기능은 한정이 되어있기에 다양성만으로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힘들어 보인다.



AWS가 지는 해라고 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앞서 클라우드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전히 클라우드가 활용될 수 있음에도 활용되지 않는 영역은 많이 남아있다. 이것이 AWS가 높은 점유율을 가졌음에도 Azure에게 추격당한 이유이며, 동시에 여전히 AWS가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이유이다. 앞으로 클라우드 업계에는 어떠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지 굵직한 두 가지만 살펴보자.


인공지능과 클라우드의 결합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제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머신러닝 플랫폼에는 데이터 학습 및 처리를 위해 엄청난 처리 능력과 데이터 대역폭이 필요하다. 클라우드가 있기에 구글 검색에서 인스타그램 필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스마트폰이나 PC에서 고성능의 AI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클라우드는 단순히 AI의 연산을 대신하는 걸 넘어 데이터의 수집, 분석, AI 모델 학습, 배포 운영하는 전체 라이프사이클에 연관이 되는 기본적인 도구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네트워크 기술 발전에 따른 폭넓은 활용 가능성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가 인터넷을 통해 물리적인 컴퓨팅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때 5G와 같은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더 빠른 속도의 서비스 제공’을 넘어 ‘클라우드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를 스트리밍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Google의 Stadia, Amazon Luna와 같이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비싼 컴퓨터가 필요한 고사양의 게임이라도 클라우드에서는 얼마든지 돌릴 수 있다. 다만 FHD의 게임 화면을 30 이상의 FPS(Frame per second)로 딜레이없이 전달하는 건 빠른 네트워크 연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인터넷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빨라진다고 생각해보라. 우리 시야의 모든 각도를 고화질의 영상으로 덮을 수 있을 정도라면 작고 저렴한 헤드셋으로도 훌륭한 클라우드 가상 및 증강 현실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클라우드 기술은 본질적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다른 모든 기술을 더 가볍고, 빠르고, 더 쉽게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한다. AWS과 같은 클라우드 플랫포머들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가장 먼저 포착할 수는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는 인프라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기술이다.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기에 아직도 수많은 변화를 만들어나갈 힘이 있다. AWS는 지난 10년간 있었던 많은 혁신의 기반이 되어왔다. 더 이상 AWS가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그렇기에 어떻게 AWS가 지금의 상황을 돌파할 지 기대가 된다. 다가오는 미래에서는 또 어떤 혁신이 클라우드 위에서 발생할 지, 거기서 AWS는 어떤 역할을 할 지 지켜보자.


연세대 컴퓨터과학 이동우

dlehd100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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