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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하네  (♫ DEAN)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BIT 30기 김수빈

‘나’ 그리고 ‘우리’가 평소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앱인 ‘인스타그램'에 대해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그램이 가볍게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인스타그램의 영향력은 그리 가볍지 않다. 세계적인 유저 베이스를 기반으로 강력한 마케팅 도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필자는 인스타그램이 일상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고 어떠한 영향을 내비치고 있는지, 또한 이렇게나 강력한 인스타그램이 맞이할 수 있는 한계점은 무엇일지 분석해보았다.


Part 1. MZ 일상에 침투한 인스타그램 


                                                    Instagram: 당신의 일상을 공유해주세요!

                                                   People: 제 일상이 인스타그램 하는 건데요?


필자의 흔한 하루를 나열해 보겠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밀린 인스타그램 DM을 확인한다. 답장을 마치고 나서는 동그라미 속 친구들의 일상을 구경한다. ‘얘네들이 아는 사이였네?’, ‘어 여기는 내가 지난주에 갔던 곳인데?’, ‘이 친구 여행갔구먼. 부럽네.’ 짧지만 사진, 영상, 문구가 결합된 강력한 미디어인 스토리를 통해 친구들이 뭐 하고 사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외출 후 일정이 있는 장소에 도착하면 내가 현재 있는 곳을 찍어 나도 내 일상을 스토리로 공유한다. 운이 좋으면 내 스토리를 본 친구중에 나와 근처에 있는 친구가 DM을 하여 번개로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핫플이라고 하는 맛집을 찾아 맛있는 식사를 한다. 사진이 나오면 Instagrammable한 사진들을 몇 장 남긴다.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본다. 내가 팔로우하는 계정이 새로 올린 포스트들을 살펴본다. 아이즈매거진이 올린 포스트를 통해 최신 트렌드도 파악하고 좋아하는 사진작가님이 올린 포스트를 보면서는 잠시나마 힐링을 한다. 


  짧게 묘사해본 하루 속에도 중간중간 인스타그램이 삶 속에 많이 침투해있다. 외향형인 필자의 하루가 모든 MZ 세대의 하루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이 필자의 하루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은 일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지만, 이제는 서서히 ‘인스타그램 하는 것 자체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Part 2. 제 삶에 어떻게 들어오셨나요?


  인스타그램 이전부터 소셜미디어는 우리 곁에 존재해왔다. 일촌맺기와 파도타기로 유명해진 1세대 소셜미디어 싸이월드, 카카오톡의 많은 유저를 한번에 가져갔던 카카오스토리, 남녀노소 한번쯤 가입해 보았을 법한 페이스북부터 지금의 인스타그램까지. 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Z세대라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시대를 주름잡던 소셜미디어가 있어 왔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소셜 미디어들 중에서도 인스타그램은 특히 더 강력하게 느껴진다. 인스타그램이 사람들의 일상을 강력하게 장악할 수 있게된 ‘인스타그램만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이 요인을 인스타그램의 기능으로 분석해 보았다.


1) # (Hashtag)

먼저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hashtag)’라는 고유의 기능으로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차별화를 이루었다. 해시태그는 사용자가 자신의 일상을 온라인 공간에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의 확산을 가능케했다. 또한, 사용자들은 해시태그를 통해 자신과 같은 공간을 방문하거나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찾을 수 있게 되면서 생전 대면한 적 없는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게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었다.


2) 릴스

릴스는 30초 내외의 분량이 짧은 영상을 촬영, 편집, 공유할 수 있는 숏폼 서비스이다. 짧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사용자가 부담없이 인스타그램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숏폼 서비스의 대표 주자인 틱톡의 서비스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무방하여 처음에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음악과 영상을 결합한 강력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기존 유저에게 신선함을 주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는 이전에도 숏폼 앱인 라쏘를 런칭한 적이 있으나, 페이스북 앱과 별개로 독립적으로 라쏘 앱을 출시하면서 많은 이용자들을 모으지 못했고, 결국 실패했다. 한번의 실패를 경험한 메타는 릴스의 경우 인스타그램 '앱 내에' 기능을 설치하면서 릴스의 사용자 풀을 처음부터 확보할 수 있었다. 


3) 인스타스토리  

인스타스토리는 자신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게제한 사진 혹은 영상이 24시간 후에 자동으로 삭제된 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큰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스토리 기능을 통해 자신이 오늘 간 곳, 먹은 것 등등 사소한 일상도 가볍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위에서 소개한 세 개의 기능 중 아래의 두 개의 기능은 타사의 서비스를 모방하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릴스의 경우 중국 기업인 틱톡을, 인스타스토리의 경우 미국 기업인 스냅챗의 기능과 거의 유사하다. 이 논란에 대해 인스타의 CEO는 "인스타그램은 힙스타매틱(Hipstamatic), 트위터, 좋아요 버튼 같은 페이스북의 기능이 조합된 어플리케이션이다. 앱에 있는 모든 기능의 뿌리는 기술 역사의 어딘가에서 발견할 수 있다." 라고 답하여 논란을 잠재웠다. 이러한 타앱 모방 행위가 긍정적, 부정적이라고 필자가 판단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인스타그램의 성장에 아주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즉, 인스타그램의 성공 전략 중 하나는 다른 경쟁사 앱의 주요 기능을 그래도 가져와 사용자의 시간점유를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렇듯 인스타는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의 역할을 넘어선지 오래되었다. 위에서 소개한 기능들 이외에도 앱안에서 쇼핑, 숏폼 콘텐츠 등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기업이 마케팅 도구로서 인스타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들의 삶이 더욱 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Part 3. 인스타그램도 방심할 수 없다


  그런데 정말 인스타그램의 파워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까? 우리는 싸이월드도, 카카오스토리도, 페이스북도 그러리라 믿었지만, 그들은 어느덧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갔다. 필자는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인스타그램도 앞선 소셜 미디어처럼 ‘한물가는’ 날이 올 수 밖에 없을지, 혹은 인스타그램은 앞에 기업들과 다를지. 



  모든 것은 쇠퇴한다. 위 표는 제품수명주기 이론을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영원히 살 수 없듯이 기업의 제품도 언젠가는 쇠티한다. 인스타그램도 쇠퇴기를 맞는 날이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이미 소셜 미디어 업계에서 입지를 잡은지 오래되었고 많은 유저들을 모았다는 점에서 성장기는 넘어섰으며, 2022년인 현재에더 MAU(mothly active users)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쇠퇴기에 접어들지는 않았다고 판단한다. 즉, 필자는 인스타그램이 현재 성숙기에 속해있다고 본다. 모든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언젠간 쇠퇴기를 맞을 수 밖에 없지만 앞서 필자가 인스타그램이 다른 소셜 미디어들보다 더욱 강력하게 사용자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듯이, 최소한 쇠퇴의 시기를 늦추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인스타그램은 1) 과한 광고 도배로 사용자들의 반심을 사지 않도록 해야하고 2) '일상 공유'라는 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시태그, 스토리, 릴스와 같이 간단하면서도 강력하게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연세대 계량위험관리 김수빈

iamsubin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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