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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 혁신, 상큼하게 갈아탈 시간?

20기 한지영




 ‘소주’라고 하면, 퇴근하고 포장마차에서 거하게 한잔 걸치시는 중년 아저씨들이 떠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소주는 20대 초반 대학생들이나 여성들도 친숙하게 마시며, ‘독주’ 라는 이미지도 많이 희석된 매우 대중적인 술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오랜 기간 조금씩 순해지며 계속 고객층을 넓혀간 소주이지만, 2015년 과일 소주 (또는 리큐르) 열풍으로 그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과일 소주의 등장



 소주의 진입장벽 낮추기 전략은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왔다. 1965년 등장한 30도짜리 소주에서, 계속해서 도수를 낮춘 결과 2006년 19도로 10도 대 소주가 등장했다. 젊은 층의 독주 기피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또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도수를 낮추어 왔다. 하지만 저도수 경쟁은 한계에 부딪혔고, 2015년 3월 롯데의 ‘처음처럼 순하리 유자맛‘을 시작으로 주류 제조사들이 너도 나도 과일 소주를 출시하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adflashblog



 공급부족 사태를 빚으며 대히트를 친 순하리 이후, 무학의 ‘좋은 데이 컬러’, 하이트진로의 ‘자몽에 이슬’ 등, 다양한 종류의 과일 소주가 잇따라 출시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소주라고 볼 수 없고 이를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도 존재하지만, 맛의 호불호가 크고 맥주에 비해 시장이 작았던 소주의 영역을 넓혀주었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전보다 쉽게 소주를 접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과일 소주의 성공은 소주 뿐 아니라 주류 전반에 과일 맛을 첨가하는 풍조를 불러오기도 했다. 더 이상 유행이 아닌 하나의 주류 소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과일 소주가 주류 시장에 앞으로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지켜 볼만하다.






Insight


과일소주의 등장에서 볼 수 있는 혁신의 요소는 두 가지이다.



1) 경쟁이 부족했던 기존 시장에 경쟁의 요소를 끌어오다


 아무런 맛이 첨가 되지 않은 소주만이 존재하던 시장에서는, 소주 자체만으로 경쟁할 요소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미세한 맛의 차이가 있고 브랜드 이미지나 모델이 다르기는 하지만, 타겟 고객 층이었던 중년 남성들은 대부분 ‘그냥 마시던 거 마신다’는 마인드로 소주를 소비해왔다. 하지만 과일 소주의 등장으로 ‘어떤 브랜드의 어떤 맛 소주가 더 맛있다‘는 것이 더 분명해지며 소주 시장에 상품 그 자체의 경쟁이 도입되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2. 고객층의 비약적 확장


 소주가 가졌던 ‘포장마차 중년 아저씨‘의 이미지에서도 알 수 있듯, 소주의 전통적인 고객층은 중년 남성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한계에 이르자, 그와는 전혀 반대 되는 고객층이라고 보이는 '젊은 여성'으로 시장을 확장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을 더 만족시키고 경쟁사로부터 끌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것을 넘어서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방향으로의 혁신도 중요하다.






글 ∙ 20기 한지영  |  검토 ∙ 18기 기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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