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기 배정화
최근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빠뜨릴 수 없는 트렌드 중 하나가 '1인가구의 증가'이다. 2016년 9월 기준 대한민국의 1인 세대는 전체 세대의 약 34.8%이며, 2인세대도 21.3%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2인 가구를 타겟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타당하고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현상을 파악하고 원인을 제대로 짚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지만, 적어도 생각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인 가구는, 단순하지 않다.
농경사회에서는 농번기 등 특정 기간에 집약적인 육체 노동이 필요했기 때문에 혼자서 생산활동을 하는 것이 어려웠고, 가족 구성원이 곧 경제적 재산과 직결되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에는 사무직이나 기술직 등 일종의 지식 노동, 또는 서비스직 등 감정 노동이 주류가 되었다. 이러한 노동은 굳이 가족 구성원이 함께 모여 한다고 해서 효율적이지 않다. 농토를 잃거나, 혹은 더 나은 소득을 위해 도시로 옮겨가면서 가족 구성원들은 각각 독립된 경제 주체가 되었다. 게다가 양육 및 부양비용이 일부 구성원들의 생산성을 압도하기도 한다. 이렇듯 생산과 소비 양상이 변화하면서, 과거에 비해 가구원수를 줄이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대체로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독립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가족의 위계질서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가족 중심적 가치관을 벗어나, 자기만의 가치관과 생활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혼자 사는 것의 장점일 것이다. 더 큰 유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때로는 경제적 유인보다 더 큰 유인일 수도 있다.
물론, 배우자를 찾지 못했거나,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부양하거나 부양 받기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살게 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가구원수가 줄어드는 속도에 비해상품이나 서비스의 제공 기준은 더디게 바뀌고 있다. 소형, 소량 제품의 단위가격은 여전히 비싸고, 때로는 선택권 자체가 없다. 이러한 불편을 가진 1인가구를 메인 타겟으로 하여 배달 앱, 가사 대행 서비스, 1인용 메뉴, 1인 여행 상품, 1인용 조리 도구 등, 다양한 상품,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CU의 1인 가구 타겟 마게팅 등, 다양한 마케팅 및 컨텐츠에서도 1인 가구 증가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혼자 산다고 해서 늘 혼자이고 싶은 것은 아니다. 불가피하게 혼자 살지만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은 경우도 있고,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친밀하고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가벼운 관계를 즐길 수도, 군중 속의 고독만을 원할 수도 있다.
어떤사람들은 1인 가구의 증가를 '고독의 증가'라는 문제로 인식하기도 한다. 혼자 살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노는 일련의 상황들에서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고,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며, 결국 심리적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하는 묻지마 범죄, 연고가 없거나 자식들과 떨어져 지내다 발생하는 고독사 등은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킨다.
혼자사는 외로움을 해결해 주겠다는 서비스나 정책 등도 등장하고 있다. 함께 살거나, 함께 먹거나, 함께할 짝을 찾는 등 다양하다.
데이팅 앱 ‘Tinder’는 근처에서 함께 놀 그룹을 찾을 수 있는 tinder social 기능을 오픈했다.
셰어하우스 ‘우주’는 개인 침실과 공용 거실, 주방 등을 갖춘, 다양한 컨셉의 셰어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글 ∙ 19기 배정화 | 검토 ∙ 18기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