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9th BITors

한국 웹툰 성장의 특별함

19기 배정화

일상 속에 자리잡은 웹툰


나는 웹툰을 많이 보는 편이다. 웹툰 읽기는 여가 시간 중 뉴스나 신문 기사를 읽는 것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시점으로 하루 평균 8개 정도의 주간 연재 웹툰을 매일 읽고 있다. 생활툰, 드라마, 음식, SF, 판타지 등의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다. 웹툰이 나의 여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우선 ‘재미’가 있기 때문이지만, 그 외에도 여러 정신적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소한 웃음과 위안을 주거나, 펑펑 울 만큼 감동을 주거나, 사회적인 문제 또는 개인적인 삶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약 10년 가까이 웹툰을 즐기면서 웹툰이 일상생활의 일부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웹툰2.png 이미지 출처 - http://media.daum.net/



웹툰의 변화


그동안 웹툰은 그자체로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웹툰 플랫폼도, 웹툰 작가와 작품의 수도 많아졌다. 웹툰 전문 작가의 등장, Ylab 등 웹툰제작사의 등장, 프로듀싱 체제 확립 등으로 퀄리티와 전문성 면에서도 많은 진전이 이루어졌다. 웹툰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것은 물론, 웹툰 관련 굿즈도 다양하게 제작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위주로 웹툰이 소비됨에 따라 모바일 최적화 뷰어, 음악이나 플래시 등 다양한 효과 적용도 시도되고 있다.


웹툰은 만화산업 뿐만아니라 다른 문화 컨텐츠 영역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26년>,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웃사람>, <강풀의 순정만화> 등) 나 드라마(<미생>, <송곳>, <치즈인더트랩> 등)가 제작되기도 하였다. 음악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웹툰(장범준-박수봉<금세 사랑에 빠지는>) 등 대중음악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웹툰 작가들이 TV 예능 방송에 출연하는 등, 웹툰 작가까지도 그 자체로 컨텐츠 역할을 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https://youtu.be/kV4yLmESs78

대중음악 ✕ 웹툰
장범준 & 박수봉 <금세 사랑에 빠지는>




만화 강국 일본에서의 웹툰


이처럼 생활과 산업전반에 자리잡은 웹툰의 영향력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에 대해서 인지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지난 여름 도쿄에 방문했을 때 일본인 애니메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웹툰에 관해서도 종종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나는 평소 웹툰을 많이 보는 편이라 그 중 좋아하는 웹툰이나, 웹툰 앱 또는 사이트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만화, 애니메이션 등 컨텐츠 강국으로 알려진 일본에는 어떤 컨텐츠와 서비스가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을 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웹툰 시장이 발달해 있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일러스트를 공유하거나, 출판만화를 스캔하여 보여주는 정도의 온라인 서비스는 있지만, 한국 웹툰과 같은 독자적인 컨텐츠가 활성화 되어 있지는 않다며, 웹툰에 대해 신기해하는 반응이었다. 특히 네이버웹툰의 ‘베스트 도전’, 다음웹툰의 ‘웹툰리그’ 등과 같은 코너를 통해 정식 만화가로 데뷔할 수 있는 경로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왜 일본에서는 웹툰이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한국에서는 웹툰 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본다.


첫 번째로, IMF 이후 출판만화의 부진이 웹툰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반면 일본에서는 출판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강세가 지속되었기 때문에, 굳이 웹툰으로 변화할 유인이 없었다.

두 번째로, 강력한 포털 사이트가 웹툰 산업을 주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국 온라인 생태계에서 네이버와 다음의 장악력은 일본의 야후에 비해서도 훨씬 강력하며, 그 양상도 다르다.


이러한 포털 사이트에서 웹툰 컨텐츠 생산 및 유통을 주도함으로써 웹툰이 한국인의 삶 속에 자리잡을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은, 각 시장이 갖고 있는 기존 산업에서의 페인포인트의 크기와, 새로운 기회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새로운 서비스 또는 컨텐츠가 성장하기 위해 고려할 특수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 ∙ 19기 배정화 | 검토 ∙ 18기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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