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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새벽 혁신의 문을 열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2기 김민재


혁신의 시작

    

    최근의 기술적 진보는 이전에는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못 했던 것들을 가능케 하는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과거에 우리는 MP3, 휴대전화, 전자사전 등 각자의 기능에 맞는 전자기기를 직접 휴대하여 사용했어야 했으나, 이제는 이 모든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스마트폰이라는 기기가 생활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준 것이다. 이러한 제품의 혁신은 제품을 넘어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도 깊숙이 파고들었다. ‘샛별 배송'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고객들에게 새벽에 일찍 전달되는 전지현의 보라색 박스도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비방식을 선사하였고 이 또한 신선한 라이프 스타일의 혁신이 되었다. 

(마켓컬리 광고, 유튜브 [마켓컬리])

내일의 장보기, 마켓컬리의 성공요인


    마켓컬리는 2015년에 시작한 식품유통 서비스 기업이다. 마켓컬리를 창업하기 전, 김슬아 대표는 기존에 다른 유통 플랫폼에서 장보기 서비스에서 존재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주문했던 제품을 제때 받지 못하면 식품의 상태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가끔은 바로 받아야 하는 식품 때문에 일하다가도 나와야 하는 상황들을 자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이런 부분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였던 만큼, 그녀 또한 해당 어려움에 있어 처음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그녀는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하였고, 이에 마켓컬리를 기획하였다. 즉,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장을 보는 데에 한계를 당연하게 여기던 사람들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한 것이다.


    마켓컬리가 차별성으로 가지고 온 서비스는 ‘샛별 배송'으로 전날 저녁에만 제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집 앞까지 배달되어 고객들은 신선한 제품을 이용하여 먹을 수 있다. 마켓컬리는 기존의 식품 주문에 있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을 해소시켜주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고. 동시에 식품유통 업계의 거인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켓컬리의 혁신


마켓컬리는 유통이라는 분야에서 기존의 유통 기업들과는 다른 전략을 선택하였다. 


1) 배송 서비스 

    기존의 유통 업체들은 대부분 제3자로 활동하며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라고 볼 수 있었다. 유통 업체들은 배송지에서 식품을 받고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판매자들이 발송하는 데 있어 걸리는 시간들을 소비자들은 하염없이 제품이 오기만을 기다려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는 식품에 있어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하였다. 결국 품질이 좋던 식품들도 배송에 있어 시간이 걸리면 제품의 품질은 떨어지게 되어 결국 소비자들의 식탁에는 만족스러운 식재료로 도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마켓컬리는 소비자들이 최소한으로 기다릴 수 있도록 하고 식탁에 만족스러운 식재료로 도착할 수 있는 새로운 묘안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세계 최초로 밤 11시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집 앞으로 배달해 주는 ‘샛별배송' 서비스인 것이다. 샛별배송에서 소비자들은 자기 전에 식품을 구매하면 그 다음날 아침에 문을 열면 식품이 집 앞으로 신선하게 배달되어 있는 혁신을 맛볼 수 있었다.

(마켓컬리 업계 최초 샛별배송, 유튜브 [마켓컬리])

    뿐만 아니라 마켓 컬리는 식품을 신선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풀 콜드체인(Full Cold Chain)'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였다. 여기서 콜드체인(Cold Chain)은 제품의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최종 배송되는 동안에 일정한 저온 범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세부적으로 냉동/냉장된 제품을 보관하고, 포장하며, 유통하는 과정에서 온도로 인해 제품의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는 것을 방지하여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마켓 컬리는 이 콜드체인 시스템의 전 과정에 관여하여 고객들이 상품을 더 신선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컬리는 제품을 물류센터로 입고할 때, 냉장/냉동 탑차를 사용해 운송을 하며, 상품 입고 시 일정 온도가 유지되지 않았다면 입고하지 않는다. 또한 고객에게 배송하는 과정에서는 냉동/냉장차량으로 배송하나, 배송 후에도 최적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배송 포장재 개발 및 문 앞 컬리 퍼플 박스 비치 등의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좌: 마켓컬리 풀콜드 샛별배송 광고, 유튜브 [마켓컬리] / 우: 마켓컬리 퍼플 박스, 블로그 [마켓컬리])

    기존의 유통 업계의 행보와는 다르게 고객들이 자고 일어나면 집 앞에서 신선한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 마켓컬리는 그야말로 유통 업계의 혁신으로 자리 잡았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기에 지속해서 샛별 배송을 사용하게끔 만들었고, 그 결과, 샛별 배송 건수는 3년 만에 8만 8705건(2015년)에서 376만 1582건(2018)으로 43배 증가하였다. 


2) 재고 관리

    컬리는 신선하게 제품을 배송하는 기업인만큼, 지나친 제품 폐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고객의 니즈를 맞출 수 있도록 제품 품절 또한 신경 써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을 신경 쓰기 위해서는 고객 구매 패턴을 파악하여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마켓컬리는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하여 고객 구매 패턴을 예측하고자 하였다. 마켓 컬리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마켓컬리는 데멍이(데이터를 물어다 주는 멍멍이)와 무당이(예측하는 무당이) 서비스를 통하여 재고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데멍이가 고객 구매 패턴과 관련하여 데이터를 수집하여 전달하면, 무당이는 이를 기반으로 상품 발주 및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다. 위 서비스들을 통하여 마켓컬리는 샛별 배송을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다. 


    이렇듯, 마켓컬리는 테크 기반에 있어 빅데이터와 AI를 통해 매일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 컬리의 상품 폐기율은 7년간 1%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대형마트나 슈퍼와 비교하였을 때, 현저하게 낮은 폐기율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일반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상품 폐기율은 2~3%이며, 슈퍼의 폐기율은 7~8%이다. 한마디로 마켓컬리는 빅데이터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유통업계에서 기술적으로 선두주자 자리를 지킴과 동시에 낮은 폐기율을 보이며 신선한 제품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마켓컬리가 유통 시장에 가져온 바람


    국내 최초의 새벽 배송, 풀 콜드체인 시스템, 데이터를 활용한 재고 관리로 마켓컬리는 유통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기존의 유통 시장에서는 고객들이 식품 배달에 있어 기대하는 부분이 적었더라면, 이제 고객들은 신선한 식품과 빠른 배송에 대하여 기대하게 되었고, 유통 시장은 소비자 맞춤형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마켓컬리가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며 이마트와 쿠팡 등 다양한 경쟁업체들도 소비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새벽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이에 2019년에 8000억 원 수준이었던 새벽 배송 시장은 2023년에 약 11.9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의 유통업계에 혁신을 더했던 컬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한단계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사랑받게 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컬리의 주 고객들은 신선한 식품을 받고 싶다라는 니즈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사태가 발생하게 되며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외출을 자제하게 되었고, 본인이 직접 신선하고 질 좋은 식품을 고르는데 있어 한계가 존재하게 되었다. 이에 신선한 식품을 안전하게 받아보고 싶다는 니즈가 고객들의 또 다른 니즈로 적용하였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던 사람들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하여 이제는 직접 신선한 식품으로 요리를 하고 싶다는 니즈도 존재하게 되었다. 


    이에 최고급 품질을 자랑하며 밤에 주문해놓으면 다음날 아침에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컬리가 한층 더 각광받게 되었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 상태는 새벽 배송을 사용하게 되는 가장 큰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새벽 배송은 상황에 따라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기존에는 없었던, 꼭 필요한 서비스였던 것이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 교보증권&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새벽배송 서비스는 이제 유통 업계의 기본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업체들은 타사와의 차별성을 위해 고급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마켓컬리와 동일한 새벽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쉬'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은 ‘파인 테이블'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신선식품 품목을 대폭 확대하였고 해당 서비스에서 유제품, 정육, 수산, 과일, 베이커리, 햄·소시지 등 8개 품목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뿐만 아니라 고급 유통 기업인 현대백화점에서도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새벽 배송하는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현대 백화점은 자사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백화점 식품관에서 선호도가 높은 신선식품 및 가공식품 4000여 개를 엄선하여 판매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선보인 적이 없는 유명 맛집의 1000여 개 가공식품을 단독으로 자사몰에서 소개하고 있다. 

(좌: 쿠팡 로켓프레쉬, 쿠팡 / 우: 현대식품관 투홈, 앱 [현대식품관 투홈])

마켓컬리의 넥스트 무브 (Next Move)


    마켓컬리는 유통업계에 있어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켰으나, 현재 새벽 배송 및 콜드체인 서비스, 데이터 관리 서비스는 다른 기업들에서도 사용 중이다. 경쟁업체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프리미엄 서비스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까지 기업만의 차별점을 통해 고객들을 락인(Lock-In) 시키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새벽배송 시장이 호황기에만 있을수는 없는 법. 그동안 새벽배송 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재택근무와 집밥 문화로 인하여 니즈가 높았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현 시점, 새벽 배송은 비용 대비 효율적이지 않아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에서 점점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마켓컬리는 다른 기업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는 오히려 새벽배송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이 아닌 새벽배송 물류사업 확장으로 과감하게 도전한다. 


    하지만 새벽 배송의 경우, 인건비, 배송 시스템 구축 등 고정 비용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특히 새벽 배송을 차별성으로 들고 왔던 마켓컬리의 경우에는 출혈이 적지 않다. 2021년 기준 영업손실은 21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87%로 늘었다. 물류 사업 확장을 도전하는 마켓컬리의 입장으로써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건비, 포장비, 운반비 등의 고정 비용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또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데이터 관리, 추가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는 기존의 적자 폭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닌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마켓컬리는 선제적으로 물류 센터 확장 등 물류 관련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현재 마켓컬리에게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물류 센터에 고정비 선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해당 부분에 대하여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는 것이다. 


    마켓컬리는 해당 문제에 대하여 투자금 유치 및 지속적인 고객 매출 증대라는 두 가지 솔루션이 존재한다. 현재 마켓컬리 신규 고객의 재구매율은 75%로 동종업계 대비 3배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재구매율은 61.2%(2019년)에서 65.2%(2020년)로, 그리고 이제는 75%(2021년)로 상승세를 그려나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고객을 락인(Lock-in)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공한다면 기존에 존재하던 적자 폭을 조금이나마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듯 지속적으로 탄탄한 재구매율을 보여준다면 투자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마켓컬리가 어떻게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자사 제품을 재구매하도록 유도하는가'이다. 컬리의 성공은 고객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데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마켓컬리가 다시 한번 고객이 재구매하는 데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면, 자연스럽게 고객들은 락인되어 재구매를 이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현 유통업계의 상황은 기존에는 없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유통 업계의 샛별이 된 마켓컬리에게 다시 숙제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마켓컬리가 유통 시장 방면에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그리고 소비자들이 유통에 있어 겪고 있는 불편함을 어떠한 서비스를 통해 제공할 것인지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연세대 창의기술경영 김민재

mjk872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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