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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이거 되는 거 맞아?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2기 김선주

201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레디 플레이어 원> 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영화 속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 도피해 가상 게임 공간인 ‘오아시스’에서 또 다른 제2의 삶을 산다. 이들은 VR 헤드셋을 쓰고 게임 전용 장갑을 끼는 순간 ‘오아시스’ 속 자신의 아바타로 변신한다. 오아시스에서는 현실의 모습과 지위는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는 모습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현실성이 없어 보였던 영화 속 소통의 공간인 메타버스 세상은 4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점점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메타버스, 이거 되는 거 맞아? 라는 의문이 든다. 

출처: 영화 레디플레이어원

메타버스(metaverse) 란 초월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 (universe)를 합성한 용어로, 기존의 현실 활동이 구현될 수 있는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함에 따라 사람들은 집에서 업무와 교류 등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을 찾았다. ICT 기업은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 몰두했으며 메타버스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기업들은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을 이루었다.



팬데믹과 메타버스


게임과 소셜에 한정되었던 메타버스가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면서 현실과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플랫폼 중심으로 개편되었다. 2021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면 선거운동이 힘들어지자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세계에서 선거 활동을 진행했으며 미국 팝 아티스트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은 포트나이트에서 신곡을 공개하며 메타버스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코로나 19로 인해 기존에 없던 메타버스의 성공사례가 다수 발생하면서 코로나가 사실상 메타버스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81조 원에서 2022년 127조 원으로 급증할 전망이고, 2029년엔 1,949조 원으로 늘어 연평균 성장률이 약 4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서로 다른 서비스 대상에 따라 산업용 메타버스(industrial metaverse)와 소비자용 메타버스(consumer metaverse)로 나눌 수 있다. 산업용 메타버스는 물리적 세계의 생산 효율성을 촉진하고, 소비자용 메타버스는 개인의 경험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소비자용 메타버스 

이미지 출처: Roblox 

메타(Meta)의 호라이즌과 같은 소비자용 메타버스의 경우 대부분 우리가 흔히 생각해오던 게임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게임의 형태를 띠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유저들은 가상 공간에서 업무, 쇼핑, 파티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들은 단순히 오락거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한 또 다른 만남의 공간으로서 기능하려고 한다. 최근 로블록스에서 사용자들이 게임 화폐를 실제 화폐와 교환하는 일이 발생했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오락을 즐기는 곳이 아닌,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는 공간으로 발돋움하려는 시작점에 있는 것이다.


산업용 메타버스

출처: NVIDIA

 

산업용 메타버스는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활용한 전체 산업에 확대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여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을 학습한 결과를 3D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NVIDIA Modulus를 발표했다. NVIDIA Modulus는 물리학의 기본 법칙들로 신경 망을 훈련해 다양한 범주의 복잡한 시스템들이 동작하는 방식을 모델링한다. 이렇게 탄생한 대리 모델(surrogate model)은 산업계의 개별 활용 사례와 기후 과학 등 디지털 트윈이 응용되는 여러 분야에 활용되어 제품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 발생하는 자원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산업용 메타버스는 현재 제품 설계 및 조립 분야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메타버스 확산 요건 

출처: Deloitte 

메타버스가 계속해서 확산하려면 투자, 기술혁신, 사용자 수 같은 요건들이 먼저 충족되어야 한다. 딜로이트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자본의 메타버스 투자액은 연평균 약 31%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하드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또한, 메타버스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특허가 늘어나고 있으며 기술혁신의 추세는 지속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VR 접속자 수도 확산 추세이며, 메타버스 관련 소프트워어나 콘텐츠 매출과 사용 시간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의 메타버스는 확산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세상을 정복할 수 있을까? 


출처: 마크 주커버그 트위터


메타버스의 확산을 위한 필수 과제인 웨어러블 기기의 성능 향상 및 플랫폼의 완벽한 구현이 달성된다면 과연 메타버스는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 <레디플레이어 원>과 같은 세상은 조금 힘들 수 있을 것 같다. 소비자용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게임과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다. 게임 산업은 현재까지 엄청난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고, 전 세계인이 즐기는 대중적인 문화가 되었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 우리의 삶의 전반을 장악하지 못했다.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을 하는 순간마다 게임을 함으로써 보상으로 얻는 가치에 대해 저울질한다. 그 가치는 성취, 소통의 즐거움 등등 다양할 것이지만 보상이 한정적이거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유저는 게임에서 이탈한다. 소비자용 메타버스 또한 같은 특성을 보일 것이다. 소비자용 메타버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바 인 플랫폼 내에서 끊임없이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면, 한정적인 보상이라는 유저 이탈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인 가치가 생성되는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지울 수가 없다. 한정된 플랫폼 내에서 새로운 가치가 얼마나 어떻게 생성될 지, 가상공간에서 생성되는 가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와 같은 의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메타버스가 소통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출처: Microsoft 

메타버스의 미래 


산업용 메타버스는 보다 빠르게 산업 현장의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이다. 특히 제품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끌어낼 요소가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실시간 3D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홀로렌즈를 출시했다. NASA에서 홀로렌즈를 착용하고 우주선을 조립했는데,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주선 조립 시간을 1/3 선으로 단축했다. 제품의 설계 및 구현에 메타버스가 끼칠 영향력을 모두 예측할 수는 없지만, 메타버스로 인한 산업 현장의 혁신은 이미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반강제적으로 소통의 공간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메타버스가 이전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산업용 메타버스는 오프라인의 대체 공간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 가치를 창출하는 가상공간이다. 우리는 현재 메타버스 세상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성숙 단계의 메타버스가 어떠한 형태를 띨 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메타버스가 만들어낼 새로운 세상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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