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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준을 바꾸다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2기 최혜원


코로나 대유행으로 3년간 나타난 여행 산업에서 큰 변화


세상은 3년 동안 변했다. 사람들과 자주 만나는 일이 어려워졌으며, 밤 10시만 지나면 거리의 가게들은 불빛을 거두고 도로는 어둠의 공간으로 남아있었다. 아마 가장 어두웠던 도로가 있었다면, 그건 공항의 활주로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로 인해 더 엄격해진 검문소와 질병의 부작용으로 인해 사람들의 걱정이 늘었다. 이에 따라 공항으로 가는 발걸음은 점점 줄어들어 공항에서는 더 이상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4월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여행사는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2021년 기준 1천273억 원의 영업손실로 2년째 적자를 겪고 있다. 하나투어 뒤를 잇는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은 각각 233억 원, 147억 원, 18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누구나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에 여행사들은 당연히 부진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위기를 직면해보지 못했던 기업들은 그 어떠한 상황보다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를 목격한 필지는 코로나로 인해 변화한 여행산업에 대해 파악하고 엔데믹 이후의 산업을 그려보고자 한다.



1) 소비자 니즈의 변화와 이에 따른 여행산업의 변화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다닐 수 없게 되자 소비자 요구도 당연히 변화했다. 우선 국내 여행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상승했으며, 그중에서도 소규모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여러 인원 제한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는  1인 사무실, 가족 단위 키즈카페 등 전염병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았다. 그 결과 공간을 공유하는 방식을 논하는 사업들이 발전하는 중이며 주요 기업들도 이를 고려한 성장 방향을 고려 중이다.


또한 호캉스와 같은 호텔기업의 상품이 유행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가는 것이 어려워지자,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짧은 여행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코로나 전의 호텔은 여행을 가거나, 업무 차원에서 다른 지역을 방문할 때 찾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의 호텔은 여행을 가는 대신 일상에서 쉬어가는 공간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8시간 사용’, ‘24시간 상품 + 넷플릭스 제공’, ‘하루 무료 칵테일바 사용’과 같은 단기적인 편리성에 초점을 둔 상품군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앞서 말한 두 종합적인 특성은 호텔 서비스가 점점 개인의 취향과 특성을 맞추어 세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더 이상 획일화된 상품군이 아니라 멀리 가지 않더라도 단기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품으로 다양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숙박 및 여행 산업군은 코로나로 인해 변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여 코로나 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양상의 서비스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온라인 여행 플랫폼의 성장


코로나로 인해 모든 여행 산업 기업이 성장의 어려움을 겪었을 때, 오히려 성장한 기업이 있다. 바로 OTA 플랫폼이다. OTA란 Online Travel Agency의 약자로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는 ‘야놀자’, ‘여기어때’가 있다. OTA 플랫폼은 지난 3년 동안 부진했던 여행 산업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보이며 2027년에는 2020년 대비 89.8% 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 성장 정도를 가늠하자면 수치적인 설명이 더욱 가시적일 것이다. 국내 OTA 플랫폼 ‘야놀자’는 비상장 기업으로서 기업가치 1조 이상으로 인정받아 거대 신생 기업으로 선정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또 다른 국내 OTA 플랫폼인 ‘여기 어때’는 2020년, 2021년 각각 115억과 155억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2019년부터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야놀자


출처: 여기어때






두 기업 모두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된 소비자 요구에 집중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했다. 우선 ‘야놀자’는 숙박업소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집중했다. ‘야놀자’는 숙박업소를 단순히 잠만 자고 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소비자가 새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였다. 숙박업소에서 닌텐도와 다양한 PC게임을 누릴 수 있으며, 다양한 콘셉트의 파티장에서 코로나 시국에는 가기 어려운 상업시설의 이점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야놀자’는 간편한 앱을 통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상품을 찾고 원하는 맞춤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정확도를 높였다. 편리한 앱 서비스를 통해 여행 준비과정을 간소화하고,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상품 추천 정확도를 높여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했다. 여행을 위해 연차를 쓰고 함께 갈 사람을 구해야만 행복한 여행이 아니라, 잠깐 일상에 벗어나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전략이다. 


코로나 이후의 여행 산업 분야의 성장 방향


                    코로나가 끝난 이후의 두 기업 모두 해외여행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야놀자의 경우 ‘글로벌 여행 기술 기업’이라는 목표 하여 빅데이터와 기술력을 활용한 성장한 호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여러 해외 숙소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각 플랫폼의 이점을 흡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연계 플랫폼의 성장은 상품군의 확장과 특정 부분 수수료 면제와 같이 가격 부담감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강점을 강화할 것이다. 또한 기술력을 통해 여행업계를 선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전 세계 170개국 3만 개 이상의 고객사에 60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계 플랫폼과 협력하여 다양한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술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여기어때’는 최저가 타이틀을 확보하며 해외여행을 떠나는 2030 세대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해외여행 상품이 최저가가 아니면 최대 200%까지 보상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통해 소비자 유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여행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며 해외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비교의 수고를 덜고 간편하게 최저가로 예약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중에서도 근거리 지역을 중심으로 ‘일상적인 여행’이라는 주제를 설정하여 부담 없이 해외여행을 가도록 권장하고 있다. 패키지여행과 다르게 소비자가 국내 여행처럼 능동적으로 여행 코스를 설정할 수 있고 플랫폼에서 숙소와 항공을 연계 판매하여 다양한 카테고리의 수익을 창출한다. 이처럼 두 기업이 모두 코로나 이후에 더 성장한 여행에 대한 욕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앞으로의 시장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들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가 일으킨 ‘여행’이라는 개념의 변화


    OTA 플랫폼이 코로나 시국 동안 펼친 전략은 사람들에게 여행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했다. 해외여행을 가서 이국적인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느낌을 공유하는 것은 분명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사람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낯익은 환경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여행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자유로이 해외여행을 갈 수 있지만, 잠시 경험했던 여행에 대한 변화된 인식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국내 여행산업은 지금보다 더 개인화되고 다양한 선택을 제공하며 성장할 것이며, 사람들은 더 다양하게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호캉스와 공유 사무실이 변화된 인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듯, 미래의 여행산업도 이렇게 새로운 가치를 찾아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지금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는 어떠한 변화가 이를지 기대하며 사회를 바라보아도 좋은 이유일 것이다.


연세대 경영 최혜원

christine213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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