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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화장으로 보는 혁신

20기 박정원





덧바르는 화장품은 사용하기 불편해!





 우리가 여름에 흔히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는 시간이 지나 지워지면 자외선 차단 효과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때문에 꾸준히 덧발라주는 것이 중요한데, 소비자들은 덧바르는 데에 불편함을 호소하곤 했다. 무겁고 끈적거리는 제형 때문에 덧발랐을 때의 촉감이 산뜻하지 않았고, 로션을 손에 묻혀 얼굴에 발라야 했기 때문에 제품 사용 후 손을 닦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주차장 도장 잉크에서 화장품을 연상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정확하게 파악했고, 가벼운 사용감의 제품으로 덜 번거롭게 피부에 바를 수 있는 제품을 연구했다.


 주차장 도장은 잉크가 흐르지 않지만 균일하게 찍혀 나온다. 이에 착안하여 점도를 조절하여 내용물이 흐르지 않게 하되 도장처럼 얼굴에 균일하게, 손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찍어 바를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한 끝에, 특수 퍼프를 이용해 팩트형 용기 속에 고밀도 우레탄 폼에 흡수된 액체 제형의 메이크업 제품을 얼굴에 찍어바르는 ‘쿠션’을 개발해냈다. 이는 소비자들의 기존 불만을 거의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었다.


 실제로 첫 쿠션 형태의 화장품인 ‘아이오페 에어쿠션 선블록’은 2008년에 출시되어 무려 ‘30초에 1개’가 팔리는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한다.







베이스 메이크업으로 확장: 혁신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다



 아이오페 에어쿠션 선블록이 ‘국민 선블록’으로 자리잡자, 아모레퍼시픽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워지기 때문에 자주 덧발라야 할 필요가 마찬가지로 존재하는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에도 쿠션 기술을 적용하여 2013년, ‘아이오페 에어쿠션 XP’를 출시한다.


 베이스 메이크업 쿠션 제품은 소비자들의 수정 화장 경험을 편리하게 변화시켰다.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통째로 또는 소량을 덜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손에 묻혀서 얼굴에 바르는 수고로움 대신, 휴대가 용이한 쿠션에 내장된 퍼프로 톡톡 두들겨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메이크업을 수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어쿠션 XP는 출시 한 달 만에 10만개가 팔리고, ‘6초에 1개’씩 팔리는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해외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도 잇따라 쿠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쿠션’이 화장품 산업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정도의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INSIGHT 1: 연상적 사고와 혁신


 주차장 도장 잉크에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거의 완벽하게 충족할 수 있는 화장품 개선 아이디어를 연상해낸 것은 주차장을 나가며 주차 도장을 찍던 한 연구원이 우연히 떠올린 생각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혁신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은 가까운 곳에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 창의적인 연상적 사고를 통해 우리는 얼마든지 혁신에 접근할 수 있다.



INSIGHT 2: 더욱 좋은 혁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록 좋은 혁신이다. 선블록 쿠션 제품의 대성공을 바탕으로 이를 베이스 메이크업 영역에도 적용한 것은 이윤 창출을 위한 사업 영역 확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수정 화장에 있어서 편리함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수록, 그리고 세계적으로 사용자를 확장해나갈수록, ‘쿠션’은 더욱 좋은 혁신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글 ∙ 20기 박정원  |  검토 ∙ 18기 기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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