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3기 김현수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수도 상당하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넘어서 비지니스 모델 구조로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둔 <머시룸 페이퍼 팜>이라는 문구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과연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최근에 생겨난 마케팅 방식일까? 아니다, 샤넬 역시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큰 성공을 이룬 브랜드이다. 초기 샤넬은 ‘샤넬 모드’ 라는 작은 모자 가게로 이목을 끌지 못했으나 당시 유명한 연극 배우였던 ‘가브리엘 도르지아’가 샤넬 모자를 착용하면서 상황은 반전되었고 최고 명품 브랜드까지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샤넬의 경우 운이 좋게도 당시의 인플루언서였던 연극배우가 착용을 했지만, 제니가 착용한 샤넬은 더 이상 운이 아닌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브랜드의 제품 뿐만 아니라 메시지까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하는 마케팅방법이다. 최근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SNS의 발달과 개인 브랜드화 현상과 함께 유튜버나 일반인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통용되고 있다. 또한 위의 그래프와 같이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꾸준히 증가 중이며,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통해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그렇다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각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전통적인 TV CF혹은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타겟층에게 노출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TV 광고 등에 비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주매체인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은 집행 비용이 없거나, 매우 저렴한 편이다. 또한 인플루언서의 라이프스타일과 그에 따른 타겟층(팔로워)이 명확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타겟층에게 전달된다. 더 나아가 알고리즘 기술로 팔로워나 구독자 외의 타겟층까지 노출되기 때문에 집행비용에 비해 높은 타겟층의 트래픽을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인플루언서가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전달 과정에서 존재하는 단절된 구간 즉 ‘캐즘’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는 대체로 일반인보다 먼저 트렌드를 따라가고, 선도하는 일종의 ‘얼리 어덥터’다. 일반 소비자들은 잘 알지 못하거나 낯설게 느끼는 것들을 인플루언서를 통해 접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창출하기 때문에 직접 제품을 소개해주고 추천해주며 가까운 거리에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일종의 브랜드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의 소통은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브랜드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인플루언서를 브랜드의 어느 단계까지 개입시키느냐’ 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마케팅 단계까지만 관여하는 경우이다. 협찬을 통해 제품을 제공하고 인플루언서가 해당 제품의 활용샷을 올려줌으로써 마케팅이 진행된다. 두 번째의 경우 실제 제품 기획 혹은 제작까지 관여하는 경우이다. 최근 사례로는 주목받는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가 ‘달바’라는 브랜드의 제품 제작에 직접 참여하며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였고, 참여하는 과정을 영상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진정성이 전달되었다. 그 결과 방송 1시간동안 무려 매출 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협업을 하는 마케팅의 경우 인플루언서 본인이 제품 생산 과정에 참여하고 판매량에 따른 수익 분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플루언서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인플루언서의 계약 미이행 등 인플루언서 개인의 홍보 의지 부족 문제, 혹은 ‘팔이피플’등의 인플루언서를 통한 판매를 비하하는 인터넷 밈들이 등장하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문제점 역시 대두되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인기몰이를 한 댄서 노제가 SNS 협찬을 받은 상품에 대해 늦게 업로드하거나 일정 기간 이후 삭제하는 등의 행동으로 ‘갑질 논란’이 터졌다. 이와 같이 인플루언서가 협찬에 대해 계약을 준수하지 않거나 같은 상품군을 여러 브랜드로부터 협찬을 받는 등의 행동을 한다면 소비자에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진정성을 전달하기 어려우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 역시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서는 ‘효소 공구’ , ‘팔이피플’ 등의 용어가 밈이 되며 인스타그램 내에서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전문성과 무관한 다이어트 식품, 화장품 등을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증가하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상품에 대한 전문성과 진정성이 결여된 단순 상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은 오히려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한다.
최근 몇 년간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다이어리, 스티커 등을 직접 디자인 해 판매하는 디자인 문구 브랜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창업을 하는 데 초기 비용이 적기 때문에 개인의 시장 진입이 쉽고, 최근 해외에서도 한국의 문구가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커지는 추세이기 떄문이다. 이러한 디자인 문구 브랜드들은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주 매체로 마케팅과 판매를 진행한다. 그러므로 문구 시장에서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많이 사용되는데, 주로 다수의 팔로워를 보유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의 약자)계정 혹은 공스타그램(공부 인스타그램의 약자) 인플루언서에게 협찬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문구계에서 인플루언서의 경우 제품을 잘 활용하고 매력적이게 사진을 촬영해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협찬은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 사용 레퍼런스를 보여주고 소비심리를 자극한다.
하지만 문구 시장에서도 위에서 언급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문제가 발생한다. 주로 발생하는 사례로는 협찬을 받은 후 한두 번 업로드 후 다른 다이어리 등의 제품을 이용하는 경우이다. 협찬을 받은 제품을 일정 횟수 업로드 후에도 인플루언서가 꾸준히 사용할 어떠한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해당 상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제품이 좋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또한 이런 경우는 해당 인플루언서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협찬 받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위와 같은 문제를 머쉬룸 페이퍼팜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을 넘어선 BM을 통해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고 오히려 역으로 활용하였다.
머시룸 페이퍼 팜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유명세를 탄 문구 브랜드이다. 머시룸 페이퍼 팜의 제품군은 속지를 끼워서 사용할 수 있는 6공 다이어리 형태의 버섯노트와 다양한 레이아웃의 속지로 구성되어있다. 라이프파머로 불리는 소비자는 취향과 필요에 따라 필요한 속지들을 구매해 나만의 다이어리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의 특이점은 바로 해당 속지들을 디자인 한 주체가 인플루언서라는 점이다. 다이어리 계정 혹은 공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들은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다이어리를 작성한다. 머시룸 페이퍼 팜은 인플루언서들이 협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와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속지를 디자인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와 같은 인플루언서 BM은 기존의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같이 인플루언서의 유명세를 활용한다는 점 뿐만 아니라 협업이기 때문에 인플루언서 본인의 적극적인 홍보를 유도할 수 있다.
머시룸 페이퍼 팜의 협업 방식은 인플루언서가 해당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고 그에 따른 지속적인 홍보를 하도록 유도한다. 협업한 제품은 인플루언서 본인의 니즈에 따라 자신이 디자인 한 속지이고, 인플루언서에게 지속적인 속지 판매에 따른 프리미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직접 다이어리 계정을 꾸준히 운영하던 인플루언서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속지라는 점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인플루언서들의 실사용 레퍼런스 게시물들을 통해 팔로워들의 모방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속지를 디자인하게 된 배경, 의도, 사용 방법이 포함 된 <무엇이든 물어봤어요!>와 같은 인플루언서의 스토리가 녹아있는 콘텐츠가 업로드 되기 때문에 각각의 속지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존재하고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더욱 구매욕구를 일으킨다.
따라서 머시룸 페이퍼 팜은 마케팅을 위해 일회성 혹은 기간제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것이 아닌 비지니스 모델과 각각의 제품에 인플루언서를 잘 녹여냈다는 점에서 문구계 혹은 인플루언서 마케팅계에서 신선한 비지니스 모델이다. 또한 소수의 인플루언서들과만 협업하는 것이 아닌 한 브랜드 내에서 다양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 역시 혁신적이다. 현재 머시룸 페이퍼 팜은 1년만에 약 50인 이상의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통해 제작했으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스토에 입점을 하고 팔로워 1.5만명을 달성하는 등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최근 입점한 온라인 문구 플랫폼인 텐바이텐에서는 인기순 1위를 달성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신선한 인플루언서 비지니스 모델을 다른 업계에 적용을 해보는 것도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연세대 생활디자인 김현수
canada19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