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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가 소셜 검색엔진으로서의 강점을 뺏어갈까?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4기 양유빈

  


들어가며


  AI 시대를 맞아 NAVER는 자체 개발 LLM AI인 'Hyper Clova X'를 기반으로 사용자, 판매자, 기업을 핵심 주체로 하는 AI 생태계 비전을 그리고 있다. 이 중 사용자 측면 AI 서비스의 발전이 기존 네이버의 차별점 중 하나인 '소셜 검색엔진으로서의 기능'을 저해하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네이버의 성장 배경과 LLM AI가 검색엔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사용자 측면 네이버 AI 서비스를 살펴보며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더 똑똑해진 NAVER의 AI가 친근한 Neighbor를 멀어지게 하지는 않을까?"


네이버는 어떻게 지금의 거대 항해사가 되었는가?


출처: 글쓴이 제공


  1999년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포털사이트 붐이 일어나면서, 야후다음, 프리챌라이코스아이러브스쿨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2003년 포탈사이트 업계에 신규 플레이어인  ‘네이버’가 등장했다. 당시 많은 검색엔진 및 커뮤니티가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갖고 있어, 거대한 인터넷 바다에 ‘통통배’를 끌고온 셈이었다. 하지만 현재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서비스의 입지를 굳건히 하며 네이버 앱 한달 이용자수 기준 4300만명이 사용하는 대표 포탈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어떤 강점을 갖고 대형 항해사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첫 번째 요인은 ‘다음 메일의 유료화’였다. 스마트폰이 없던 당시, DAUM은 포탈의 핵심기능이었던 전자메일을 유료화 선언하며 DAUM의 메일을 쓰던 사용자들이 네이버로 신규유입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나아가 네이버는 카페, 블로그 등 전문지식과 뉴스보다는 사용자들의 일상과 커뮤니티에 집중한 기능을 출시하며 점유율을 늘려갔다. 두 번째 요인은 ‘네이버 지식in의 성공’이었다. 포탈 내에 있는 정보만을 얻을 수 있었던 기존 서비스들과 달리, 네이버는 ‘지식in’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질문을 올리고 누구나 답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여 사용자들의 모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지식in 서비스로 정보가 축적되면서 일상적 지식부터 전문가영역의 지식까지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영역을 넓게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네이버는 카페, 블로그, 지식in 기능을 통해 단순 검색엔진을 넘어 ‘소셜 검색엔진’으로서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며 거대항해사로 성장해왔다. 또한 소셜검색엔진의 ‘사용자 간 소통구조’는 한국인이 알고 싶은 정보와 문화가 녹아들어간 다량의 데이터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한국 특화형 정보’를 강점으로 구글도 넘어서지 못하는 굳건한 국내 1위 검색엔진으로 자리잡았다. 



검색엔진의 본질을 위협하는 LLM AI의 등장


  네이버가 검색엔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정보 검색 방식을 크게 변화시켜왔지만, 최근 등장한 LLM기반 인공지능은 이러한 검색엔진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특히, 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은 기존 검색엔진의 역할을 더 편리한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의 영향으로 2026년까지 구글 등 인터넷 검색엔진 사용량이 25%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LLM기반 AI모델은 단순히 키워드 기반의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질문을 자연어로 이해하고 문맥을 파악하여 더 정교하고 관련성 높은 답변을 몇 초만에 제공할 수 있다. 즉 기존 검색엔진에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탐색’에 소요되는 사용자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30대 직장인이 사용하기 가장 좋은 스마트폰 추천해줘"라는 질문을 하면, AI는 다양한 리뷰와 최신 정보를 종합하여 가장 적합한 스마트폰을 추천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웹사이트를 들락거리고, 많은 광고에 노출되어야 하는 기존 검색엔진과 차원이 다른 접근방식이다. 이처럼  LLM기반 AI의 정보선별과 종합 능력은 검색엔진보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더 직관적이고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을 위협하고 있다. 



AI의 파도를 기회로 이용하고자 하는 네이버


출처: 네이버 CLOVA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이러한 AI의 파도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네이버는 이를 위협이 아닌 기회를 만들고자 2017년부터 클로바(Clova) AI 플랫폼을 발표하며 지금의 시대를 준비해왔다. 그리고 21년 5월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빠르게 LLM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대규모 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다른 네이버 서비스와 연결하는 연결성, 외부 생태계로의 확장성, 고객 요구에 맞는 최적화를 주요 특징으로 하는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 AI 생태계 중에서도 특히 사용자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서비스는 ‘ClovaX’와 ‘CUE:’이다. 먼저, ‘ClovaX’는 단순 외국어 번역 부터 글 작성 등 창작활동까지 지원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이다. 네이버 내 데이터와 버티컬 서비스 API를 활용하여 정확도를 높일 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우리말의 맥락을 잘 이해하는 LLM으로서 기존 네이버의 로컬라이즈 데이터 강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서비스로 기대된다.  ‘CUE:’는 사용자의 복잡한 질문을 구조적으로 분석하여 출처기반 답변을 제공하고 예약, 구매 등의 서비스와 연결해주는 검색형 AI다. 이처럼 두 서비스는 모두 정보검색과 탐색에 소요되는 사용자 경험을 편리하게 제공함으로써 AI 시대 속에서도 검색엔진으로서 네이버의 차별점을 강화하는데 기여한다. 



네이버 AI의 편리함이 가져오는 리스크


  하지만 이러한 신규 AI 서비스 도입에 있어 사용자의 검색경험 전체에 미치는 연쇄적인 영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존 네이버의 유저 저니로 파생되었던 '수익구조' 그리고 '소셜 검색엔진으로서의 차별점'과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 광고 수익구조와 소셜 검색엔진으로서의 차별점은 대부분 ‘정보 탐색과정’에서 비롯되는데 네이버의 신규 AI 서비스들은 바로 이 탐색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출처: 네이버 CUE: 이용사진

  예를 들어, 기존 검색엔진을 이용해 ‘화요일 밤 10시 신촌 지역에서 20명이 회식할 수 있는 장소’를 알기 위해서는 ‘신촌 회식장소’, ‘신촌 단체회식 맛집’ 등의 검색어를 바꿔가며 다양한 블로그 후기를 접하고, 네이버 상단 고정 광고를 통해 음식점을 클릭한다. 하지만 ‘CUE:’를 사용할 경우 해당 질문을 넣자마자 어떠한 탐색과정 없이도 5초 안에 메뉴와 영업정보를 포함한 식당 추천을 손십게 받을 수 있다. 즉, ‘CUE:’는 사용자의 편리함을 극대화시킨 반면 검색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클릭 광고 수익을 없앴으며, 수많은 음식 블로거에게 새로운 방문자가 유입될 기회를 뺏어간 셈이다.


  우선, 사용자 탐색과정을 통한 수익구조의 경우 네이버 AI 생태계 중 '판매자와 광고주'를 위한 다양한 AI 서비스들이 탐색과정 생략을 통한 수익감소를 보충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판매자를 위한 AI 기능으로는 'CLOVA 메시지 마케팅'이 있다. AI를 활용해 고객에 맞는 마케팅 메시지를 자동 생성해 실시간으로 반응을 분석하여 발송 수를 설정할 수 있다. 이처럼 AI를 통해 판매자와 광고주의 운영 및 마케팅 업무를 도움으로써, 네이버 커머스 내 거래를 촉진시키며 수수료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 

출처: 네이버 클로바 시선 #6



똑똑한 NAVER AI가 친근한 Neighbor를 멀어지게 하지 않으려면


  반면, 현재까지 공개된 네이버 AI 중 '소셜 검색엔진으로서 차별점 약화'를 뒷받침하는 기능은 없다. 카페, 블로그 등 '네이버 이웃과의 소통'이 부여하는 검색엔진의 소셜기능은 네이버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였다. 

  또한 소셜기능 약화는 장기적으로 네이버 AI 정확도와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 서비스로 인해 블로그 및 카페 탐색량이 감소한다면 작성자가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할 요인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신규 콘텐츠 생산 저하를 유발한다. 네이버 LLM과 AI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 내 콘텐츠 지식을 활용하여 더 정확하고 로컬라이즈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강점으로 한다. 따라서 신규 콘텐츠가 감소한다면 장기적으로 네이버 AI 경쟁력까지 위협할 수 있는 연쇄효과를 갖는다. 

  연쇄효과의 시작인 '블로그 및 카페 콘텐츠 탐색량 감소'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 2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 방안은 AI 검색결과와 함께 제시되는 출처에 뉴스, 블로그, 카페 글의 원문 하이퍼링크를 삽입해 곧바로 탐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동시에 현재 제공되고 있는 콘텐츠 지표인 방문자수, 좋아요, 댓글과 더불어 'AI 답변 활용 횟수'를 함께 표시하여 콘텐츠 생산자를 동기부여 하는 추가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두 번째 방안은 AI 답변 특정 위치에 마우스를 올리면 뉴스, 블로그, 지식in, 쇼핑 탭 중에서 가장 유사도가 높은 탭의 검색결과 화면을 보여주는 사이드 화면 도입이다. 이는 기존 탐색과정이 주는 효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AI 답변과 연결해 정보를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만듦으로써 다른 LLM AI 대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양유빈

xpearl09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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