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2009년 시작된 게토레이 'Replay' 캠페인의 제안 배경은, 미국의 30대 남성의 운동량이 줄면서 스포츠 음료의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이었다. 그를 위해 게토레이는 ‘누구나 인생에서 아쉬움이 남는,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라는 발상과 ‘스포츠’라는 소재를 결합했다.
게토레이는 1903년 부터 매년 경기를 진행해오던 전통적인 라이벌, 펜실베니아의 이스튼 고교와 뉴저지의 필립스 고교가 1993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끝냈다는 스토리를 발굴해냈다. 15년이 지난 후, 이제 30대가 된 이 경기의 주역들이 다시 모여 현역 선수와 코치에게 2달간 혹독한 훈련을 받고, 결국 1만5천 장의 유료 티켓을 순식간에 매진시키며 그 시절 무승부로 끝난 경기를 성공적으로 ‘replay’ 했다. 여기 등장하는 배나온 30대 ‘아저씨’들은, 게토레이가 타겟으로 삼은 고객층의 모습 그 자체였다.
게토레이는 이 스토리를 휘발시키지 않고,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노출시켰으며 꾸준히 진행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며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였다. 결과적으로 게토레이는 해당 지역에서 63% 이상 매출을 올렸고, FOX TV가 이를 다큐로 제작해 방영하기도 하여, 결과적으로 300만 달러 이상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누렸다. 이후 시즌 2와 3으로 아이스하키, 농구로 종목을 바꿔 지속했다.
작가가 재미있는 줄거리를 창조해서 청중에게 선보이는 것만이 스토리텔링이 아니다. 게토레이가 이 캠페인으로 향수를 자극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듯,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하여 청중 개개인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써 내려 가도록 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결국 결말은 제작자가 완성하는 게 아닌, 이용자의 참여로 완성되어 가는 현재 진행형의 스토리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마케팅 방식은 이렇듯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진 기능 이외의 요소로 재미와 감동을 준다. 우리가 미래에 이런 캠페인을 접하게 됐을 때, 대학 새내기 시절 느꼈던 감동의 순간들을 떠올릴 것 처럼.
글 ∙ 20기 한지영 | 검토 ∙ 18기 기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