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기 조성환
'로그라이크(Roguelike)'란, 로그 같은, 즉 1980년 최초로 만들어진 그래픽 롤플레잉 게임 ‘로그(Rouge)’의 특징을 물려받은 게임을 통칭하여 로그라이크 게임이라고 부른다. '로그'는 출시 당시 대부분의 RPG 컴퓨터 게임들이 텍스트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최초로 그래픽을 사용한 RPG 게임이었다.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징을 지닌다. 1)극도의 무작위성, 2)저장/불러오기 불가능, 3)최소한의 정보 제공, 4)높은 난이도, 5)오픈소스 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특징들은 로그라이크 게임의 정체성인 것과 동시에 로그라이크라는 장르를 마이너한 영역에 머물게 하는 장벽이 되기도 했다.
Crypt of Necrodancer는 로그라이크의 개념을 대체로 가지고 오되, 리듬게임의 요소를 추가한 게임이다. 몬스터는 리듬에 맞춰 움직이거나 특정 행동을 하며, 플레이어 또한 리듬에 맞춰 움직이고 몬스터를 처치해야만 한다. 이처럼 로그라이크의 개념을 기반으로 하거나 상당수 가지고 오되,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들을 로그라이트라고 한다. 여전히 메이저는 아니지만 현재 인디게임에서 로그라이트 게임이 차지하는 지분이 매우 높은데, 마니아층을 공략할 수 있는 장점이 많기 때문이며, 동시에 한 번 게임에 적응하면 엄청난 몰입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로그라이크는 지금도 매니아층이 있는 게임장르지만, 로그라이트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대중성의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좋은 가치의 전달, 뛰어난 내용은 분명히 추구해야할 가치이지만, 동시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로그라이트는 게임제작자 본인들의 이상인 로그라이크와, 현실적인 대중성에 대한 고민을 녹여낸 장르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타협이 잘 이루어졌을 때 만들어지는 결과물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글 ∙ 20기 조성환 | 검토 ∙ 18기 기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