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기 조성환
킹스맨은 한국에서만 600만 관객을 넘게 끌어들이며 흥행한 이례적인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다. 영화는 사실적인 액션 씬과 리얼한 설정으로 대표되는 근래의 스파이 영화에 수 십년 전의 고전적 스파이 영화에 대한 오마주로 도전한다. 그럼에도 동시에 충분히 현대적인 연출과 편집, 독자적인 캐릭터 등으로 A급 기획을 선보이며 높은 대중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염소 시뮬레이터는 2014년 온라인으로 발매된 게임이다. 게임은 단순하게 도심에서 염소로 돌아다니며 부딪히고, 물건을 찾는 정도 이상을 할 수 없다. 사실 애초에 이 게임은 장난으로 만들었을 뿐, 발매할 예정이 없었으나 유투브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출시하게 되었다. $9.99에 정식 출시된 게임은 10분 만에 개발비 전액 회수, 최종적으로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다. 이후 개발사는 이러한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관련된 컨텐츠들을 확장하여 추가적인 염소 시뮬레이터 게임, 핸드폰 케이스, 에코백 등의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많은 사례에서 B급 정서는 발견된다. ‘강남스타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같은 문화컨텐츠 부터 ‘비락식혜’와 ‘배달의민족’같은 기업까지 B급 정서는 도처에 존재한다. 심지어 'Dehydrated Water(탈수된 물)'이나 유니콘 고기와 같이 말도 안되는 상품들이 아마존을 통해 실제로 판매되고 있다.
최신-첨단기술이 주류문화로 자리잡고, 모든 것들이 효율적이어야 하는 와중에 이러한 B급 정서의 성공은 분명 그러한 대세를 거스르는 것으로 보인다. 대세를 거스르는 혁신과 그 성공은 새로운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 20기 조성환 | 검토 ∙ 18기 기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