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혁신학회 27기 김재민
제목 사진 출처: YTN
우리가 알던 경기장 모습이 아니다. 경기장이 떠나가라 울려 퍼지던 응원 소리는 사라지고, 선수들의 외마디 외침만 남아있다. 선수들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원래 우리가 경기를 보며 느끼던 감정의 한 부분이 구멍난 기분이다. 코로나 19의 여파는 프로 스포츠에도 여지없이 찾아왔다. 프로 농구와 프로 배구는 진행되고 있던 시즌을 조기 종료했고, 프로 야구와 프로 축구의 경우 오랜 개막 연기 끝에 무관중 개막이라는 선택을 했다.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었고, 오히려 개막을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프로 스포츠 상황에 비하면 감사할 따름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는 옛 말이 있지 않았는가. 이 말을 잘 따라 프로 스포츠는 이전과 다른 색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단연 국내 스포츠 중계권을 해외 각국에 수출한 것이다. KBO는 대한민국 프로 야구 중계권을 ESPN에 판매했고, 130여 개국에 우리의 야구 경기를 송출하게 됐다. K리그 또한 17개국에 중계권을 판매해 송출하는 중이고, 최근 KLPGA도 성공적으로 챔피언십 경기를 세계 각국에 송출했다.
이를 통해 재미있는 모습들도 많이 연출됐다. 해외 스포츠 팬들이 대한민국 프로 팀들 중에서 응원하고 싶은 팀을 정해 열광적으로 응원하기도 하며, 해외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국내 선수들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례로 일명 '빠던(빠따 던지기)'를 자유롭게 하는 것에 대해 해외 팬들은 놀라움을 표했고, 유희관 선수의 '아리랑볼'도 최근 큰 화제를 모았다.
시즌을 조기 종료한 프로 농구나 프로 배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각각 KBL/KOVO의 SNS 계정을 통해 각종 컨텐츠들을 생산하고 있다. 협회 차원뿐만 아니라 각 구단들도 온라인 팬미팅을 진행하거나 각종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시즌이 조기 종료되며 생긴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분명 지금은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를 알릴 가장 좋은 기회다. 대부분의 국가가 프로 스포츠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세계 스포츠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대한민국에 쏠리고 있다. 각 프로 스포츠 협회는 이를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일시적인 관심으로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를 시청할 해외 팬덤을 만들기 위해 각종 해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선수들 또한 세계 시장에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경기할 동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는 기회임과 동시에 엄청난 위기라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모두 보여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로 야구에서는 심판들의 불합리한 판정이나 덕아웃에서의 트래시 토크들이 논란이 됐다. 프로 축구에서도 FC 서울이 성인용 마네킹 논란으로 한동안 큰 부침을 겪었다. 프로 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자기 언행의 파급력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다. 일단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티켓 수익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연히 시즌권 수익도 없고, 경기 중에 송출하는 광고 수익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프로 야구의 경우에는 다른 시즌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모든 경기 수를 소화하기 위해서 올스타전마저 없앴다. 때문에 올스타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컨텐츠 수익원을 포기한 셈이다. 또한 경기가 있는 날에 관중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식음료나 기념품 판매 수익도 없다. 이러한 복합적인 수익 감소 요인들은 결과적으로 구단주가 차후에 구단에 투자하는 금액마저 감소시킬 우려를 낳는다.
이것은 비단 구단만의 문제는 아니다. 프로 스포츠 구단은 각자가 연고로 하는 지역의 경제적 중추 중 하나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 주변 상권들이 살아난다. 당장 야구 경기장 주변만 봐도 치킨이나 피자를 미리 산처럼 쌓아두고 판매한다. 하지만 무관중 경기로 인해 주요 수입원이 아예 사라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오래 고민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코로나 19가 진정돼서 다시 경기장에 관중을 찾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두 손 놓고 코로나 19가 물러가길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프로 스포츠가 '비대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안해본다. 프리미엄 팬 멤버십을 통해서 선수들의 덕아웃 모습이나 훈련 모습, 숙소에서의 모습을 제공하거나 선수들의 싸인이 담긴 물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또한 주변 상권들을 위해서는 구단 차원에서 선수들의 식사를 제공할 때 주변 식당의 음식을 돌아가며 구매해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줄이며, 프로 스포츠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만 스포츠 광팬인 나는 경기가 하루 빨리 원 상태로 돌아갔으면 한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경기력에 관중들의 커다란 함성과 응원이 합쳐질 때, 비로소 진정한 프로 스포츠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언제쯤 다시 이를 볼 날이 올까.
연세대 영어영문 김재민
kimjaemin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