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시작은 거의 정해져 있다.
새벽 5시 일어나 몸을 쭉쭉 늘리면서 음양탕 한 잔 마시면서 잠든 몸을 깨운다.
정신이 깨어나면 따뜻한 차 한 잔 타서 내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어제의 감사함을 떠올려 기록하고, 오늘의 하루를 계획한다. 그리고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 보면 거의 비슷한 시간에 장에서 신호를 보낸다.
"똑똑, 저 나갈 시간이에요."
내 몸속에 있던 음식 찌꺼기와의 상쾌한 이별을 마치고 나면 아이를 깨워 등교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아이를 등교시킨 후 필라테스를 하거나 수영을 한다. 그렇게 나의 오전은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으로 쓰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 열흘 아이를 간호하느라 내 일상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기에 새벽 알람 또한 듣지 못했다. 내 시간 확보가 어렵고 종일 아이와 붙어있다 보니 책 읽기도, 글쓰기도 못했다. 필라테스도, 수영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 모든 일은 다시 시작하면 될 일이니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내 몸 안에 변이 차곡차곡 쌓여 나오질 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루 이틀은 괜찮았다. 일주일이 되니 괜히 몸이 무거워진 기분이었고, 배안에 가득한 가스만 '뽕뽕' 나왔다. 유산균을 더 섭취해도 수분을 공급해 줘도 소용없었다. 그냥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내 몸에 독소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 아이가 등교를 시작했고, 학원에도 갈 수 있게 되었다. 나도 다시 새벽기상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필라테스도 수영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하루가 이전으로 돌아왔다. 그랬더니 장도 알아챘다. 바로 그 시간에 "안녕." 하고 손을 흔들며 떠났다.
"감사합니다!"
화장실에서 생각했다.
'그동안 이 아이는 왜 그곳에서 나오지 못하고 머물러 있었을까. 내가 잠을 못 자서? 아님, 늘 나가던 시간에 내가 움직이지 않아서?'
어쩌면 장이 나를 읽는 것은 아닐까. 하루가 달라짐을 알아챘고, 내 몸이 정상 컨디션이 아님을 알아챘고, 그것이 수많은 장기 중 하나인 대장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이 또한 작은 습관 중 하나였을지도.
어쨌든 해결되어 이젠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