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이스

두 번째 끼니 - 1

by 빛새

지금 바로 평소에 즐겨 먹던 '카레라이스'를 생각해보자. 대체로 감자 송송, 양파 송송, 당근도 깍두기처럼 썰려 있는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고기나 햄 등의 단백질도 들어있겠지만, 대체로 채소 건더기가 많을 것이다.


채소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카레 안에 든 채소가 싫었다. 어릴 적에 고기와 밥만 빼먹고 채소만 남겨놓으면 어머니께서 호통을 치셨다. 시무룩한 나는 꾸중에 못 이겨 남은 야채들을 꾸역꾸역 먹긴 했지만, 행복하게 먹을 수 없었다. 신선한 풀때기 냄새가 향긋한 강황 향기를 뒤덮는 거 같았다.


스무 살이 되어 처음 간 일본 여행에서 카레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허기를 달래러 근처 카레 가게에 갔다. 거기서 카레라이스를 주문했는데, 건더기 하나 없는 카레라이스를 받았다. 외국에서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건더기 하나 없는 꾸덕꾸덕한 카레라이스는 정말 맛있었다.


그때 편견이 깨진 덕분에, 자취를 하는 지금은 고기와 양파만 들어간 카레를 먹는다. 내 맘대로 카레라이스를 먹을 수 있으니 먹기 싫은 채소는 빼야지.


무언가를 더해서 좋을 수 있지만, 무언가를 빼서 더 좋을 때가 있다.


두 번째 끼니 - 카레라이스, 소시지야채볶음, 달걀말이, 그리고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