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국

첫 번째 끼니 - 4

by 빛새
물, 달걀, 파, 참치액만 있다면 당신도 국을 끓일 수 있습니다.


국 없이 밥과 반찬으로 허기를 달래던 자취 초기, 나는 뜨끈한 국물을 먹고 싶어서 유튜브를 뒤졌다. 어떤 국을 끓여먹어야 하나 고민 고민하다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초간단 국' 비스무리한 제목의 영상을 클릭했다. 그 영상의 첫마디가 바로 저 멘트였다.


달걀국 끓이는 법이 담긴 5분짜리 영상을 보고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달걀국을 끓였다. 서로 다른 네 재료가 만나 보글보글 끓어오르니, 맛있는 향기가 온 주방을 뒤덮었다. 냉장고에서 밥과 밑반찬, 어제 먹다 남은 메인 요리를 꺼내 새로운 밥상을 차려 먹었다.


자취 초기에는 해 먹는 밥과 주변 사람들이 주신 밑반찬, 넘치는 요리 욕구로 만들어 낸 국과 찌개로 밥상다운 밥상을 차려 먹었다. 하지만 남들이 주는 밑반찬도 다 떨어졌고 밥을 차려먹는 것도 귀찮아지게 되니,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먹게 되었다. 그런 나날이 이어지던 순간에 우연히 본 계란국 레시피는 나태한 내 삶을 일깨워 주었다.


물, 달걀, 파, 참치액만 있다면 달걀국을 끓일 수 있는 것처럼, 무언가를 이루려는 자그마한 의지만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첫 번째 끼니 - 밥, 달걀국, 시금치, 그리고 돼지고기 목살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