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매니징이 작동하려면

마이크로매니징, 정말 죄일까요?

by 소소한 나눔

최근 팀 리더십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마이크로매니지먼트(Micro-managment)일 것이다.

마이크로매니징은 특히나 소위 말하는 MZ세대와 소통함에 있어 리더에게 가장 죄악시되는 리더십으로 지금은 여겨지는 것 같다.


그러면 이런 의문점이 생긴다.

왜 그동안 리더들은 마이크로매니징을 한 것인가? 마이크로매니징은 정말 꼰대의 유물일 뿐인가? 매크로매니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Micro-managment도 열정이고 에너지다. 다만 조금 그 열정과 에너지를 다르게 표출해야할 뿐이다.


왜 리더는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가?

가장 쉬운 답안은, 본인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팀장이 되면 가장 처음 느끼는 감정은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가 아닐까? 갑자기 매일하던 현업이 사라지고,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지 막막해진다. 그리고 사람들이 와서 묻고, 토로하고 이야기한다.

이 상황에서 정말 게으르고 무관심한 상사는 마이크로매니징 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왜 자꾸 나한테 묻냐' 내지 '나보고 어쩌라는거냐'라고 할지도 모른다. 사실 굳이 팀원이 만든 자료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보고서를 낱낱이 살폅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찾아서 지적하는 일조차 사실은 관심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왜 마이크로매니징은 나쁜가?

마이크로매니징의 가장 큰 폐해가 무엇인가... 시각에 따라 다양한 폐해가 있겠지만,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지극히 비즈니스 조직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가장 큰 폐해는 '비효율'일 것이다.

첫째로는, 인력의 비효율이 발생한다. 상사(People Manager)의 지나친 개입으로 인해, 담당자(Indivitual Contributor)의 의사와 권한을 제한하고, Motivation과 Creativity를 저해하면서 결과적으로 조직원 개개인의 퍼포먼스를 제한적으로 이끌어낸다는 점일 것이다. 개인의 퍼포먼스가 모여서 조직의 퍼포먼스가 되는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자본주의가 지양하는 비효율을 발생시킨다. 기업의 입장에서, 인력이야 말로 가장 큰 투자이자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힘들게 뽑은 인력이 (역량의 발전은 둘째치고) 갖고 있는 역량마저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게 하는 구조라면, 다른 분야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그 어떤 비용축소 활동도 무의미할 듯하다.

둘째는, 시간의 비효율이다. 마이크로매니징에서 늘상 언급되는 피드백을 꼽으라면, 맞춤법이나 문법(물론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어휘 선택, 문장 다듬기, Visualization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다. 물론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위 부분들은 중요한 내용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경험상) 위의 피드백으로 인해 보고서가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2-3일 딜레이 될만한 건들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그런 대세에 지장이 없는 피드백이 여러번 오가는 동안 Agile한 기업은 무엇이 되었든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을 한다. 물론 정확도가 생명인 업도 있다. 0 하나의 오차에 따라 수많은 자산이 움직이는 금융업계 같은 경우는 당연히 숫자 하나하나에 민감할 것이다. 다만, 그런 정확도와 명확성이 아주 크리티컬하지 않고 오히려 속도가 더 중요한 업계라면, 속도가 생명인 요즘 세상에 이 피드백이 정말 반영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또는 관행상 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봄직 하다.


그래서 마이크로매니징도 이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플매니저 입장에서는, 내가 팀원 개개인의 동기부여를 해치고 있지는 않는지, 오너십을 뺏는 것은 아닌지, 개개인의 역량을 오히려 피플매니저 틀안에 가두는 것은 아닌지 등등.



모든 권리에는 의무가 따르듯, Macro-management도 상호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매크로매니지먼트의 기본 전제는 "모든 권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이다. 한명 한명의 조직 구성원이 상호간 합의된 방식으로 각자가 할일을 제대로 수행하고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낼 때, 즉 조직적으로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합의된 기대치를 서로 맞출 때 가능하다. 이 "합의된 기대치"를 맞추려면 아래 조건 또는 환경이 함께 있어야 가능하다.


(1) 권리와 의무에 대한 합의

매크로매니징이 일반화되어 있는 외국계 기업은 자유로운 업무 환경이나 과정만큼이나 엄격한 성과/결과 위주의 의사결정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연차에 따른 승진 또는 평가 챙겨주기는 기대하기 어렵고,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저성과자에 대한 혹독한 의사결정(사직 등)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활동의 기저에는 '너의 스타일에 크게 터치하진 않을게. 결과로 이야기 하자'가 깔려 있고, 여기에 대해 인지된 상태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우리는 모두 성인이고, 나의 행동과 권리에는 당연히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우리의 일터와 그 일터의 조직원은 엄마아빠가 아니다. 우리 모두 (그 무엇이 되었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우리의 자유도도 그 역할을 수행할 때 지켜질 수 있으며, 처우(급여 복지 등) 또한 그 역할(의무)를 수행할 때 지급되는 것이다. (회사 비용 처리가 점점 까다로워지는 것은 이를 잘못 활용하는 케이스가 계속 나오기 때문인 것과 같다)


(2) 명확한 R&R

각 팀원 또는 담당자의 R&R이 명확해야 한다. 내 것도 니 것, 니것도 니것.. 이런식의 업무 분장으로는 합리적인 기대치 설정이 어렵다. 우린 팀이니까, 이건 팀 프로젝트니까라는 이유로 개개인의 역할과 업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무리 팀플이라도, 그 안에서 해야하는 다양한 업무가 있고, 그 업무를 다시 배분하고 어떤 과정과 결과를 원하는지를 Align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리더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산으로 갔을 떄, 또는 중간에 구멍이 생겼을 때, 어느 영역에서 어떤 과정에서 오류나 실수가 생겨 겨 기대치 않은 결과가 나왔는지, 또는 반대로 어느 영역에서 기대보다 좋은 성과가 있어 더 나은 결과가 나왔는지 판단하고, 이에 맞게 평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결과란 정성적, 정량적 기대치가 다 포함되어야 할 것이며, 이 내용이 자칫 결과지향적으로만 가지 않기 위해서 중간에 어떤 지표와 과정들을 통해 점검을 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


(3) 신뢰와 커뮤니케이션

매크로매니지먼트의 가장 기본은 신뢰다. 그리고 신뢰는 무조건 믿는다고 될 것이 아니며(근거없는 믿음으로 일을 그르치는 것 또한 리더의 결함이다), 반대로 상대방에게 무조건 요구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신뢰를 쌓을 것인가? 외국 기업에서 많이 실행하는 정기적 1on1, 우리로 치자면 정기적인 면담이 나는 좋은 방법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많은 테크기업은 팀장-팀원 또는 업무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과 정기적/비정기적 1on1을 진행한다. 나 역시 글로벌 기업에서 매주 상사, 그리고 팀원간 1on1을 진행했는데, 이 1on1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호간 신뢰는 물론이고 업무의 성과 역시 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진행되고 있는 업무와 계획된 업무에 대한 투명한 공유이다. 팀원으로서는 상사가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충분히 인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해서 시의적절하게 피드백을 받음으로서 업무를 진행시킬 수 있다. 또한 피드백을 통해 조직 또는 상사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이해할 수 있고, 동시에 굳이 시간을 잡지 않아도 중간중간 애로사항과 제한사항들을 인식시키고, 본인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대단한 "어필의 순간"들을 거치지 않고도 인식시킬 수 있다.

팀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여기서는 경청과 질문의 스킬과 객관적인 판단이 적절히 밸런싱이 되어야 한다. 대다수의 팀장이 "피곤해서" "(나에게 중요한 다른)업무가 많아서" 등등 이유로 팀원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지 않는 경우가 있다. 1on1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경청과 질문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사람이 무슨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 시간을 통해 충분히 집중하고, 파악하고 질문해야만 상호간 납득할 수 있는 평가와 업무수행이 가능하다.


Macro-management가 제대로 작동하고 유지되려면 조직적 노력이 뒷받치 되어야만 한다.


팀장이 팀원을 신뢰하고 오너십, 동기부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매크로매니징을 실천한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모든 조직원이 그 취지와 의도에 맞게끔 조직적, 비즈니스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 또는 특정 조직이나 조직원에 한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 전반에 걸쳐 그 성과가 만들어지고, 유지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조직과 조직 구성원은 여러가지 이유로 쉽게 바뀌고, 구성원간 합의된 "일하는 방식"이나 "룰"은 명시되지 않는 이상 동일하게 유지되기가 어렵다. 또한, 평가와 보상이 연결되지 않는 경우, 더더욱 성과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그래서 매크로매니징이 조직적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조직이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개인의 역할과 기대하는 성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 활동 내용과 성과를 트래킹할 수 있는 지표(즉, 숫자), 팀장과 팀원이 면담을 통해 충분히 업무 내용과 기대 성과에 대한 공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평가와 보상이 이루어질 때, 리더는 마이크로매니징을 하지 않고도 구성원이 양적, 질적으로 적절한 인풋을 투여하고 있는지, 아웃풋과 인풋의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팀원은 상사와 합의된 역할과 기준, 이를 적절히 반영하는 지표로 일관성 있게 평가받는다고 생각할 때 조직과 팀장을 신뢰하며 업무에 임할 수 있다.


R&R에 대한 명확한 정의, 업무 활동과 성과를 트래킹할 수 있는 지표, 지표의 의미와 세부 내용의 공유, 성과지표와 디테일한 업무 활동이 평가와 보상으로 이어지며 선순환 되어야 한다. 개개인이 충분한 인풋을 투여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인풋은 유의미한 아웃풋을 만들고 있는지, 그 아웃풋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인풋은 모두 충분히 유의미한 것인지(즉, 무임승차는 없는지) 등이 조직에 정확히 인지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실제로 외국의 많은 업무가 직급이 아니라 포지션(역할)로 구분이 되고 있으며, 그 포지션은 각자 다른 KPI를 가지고 간다. 이는 각 역할에 맞는 성과(최종 아웃풋)와 그 활동(인풋)을 적합하게 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활동(인풋)에 대한 확인도 각 회사별 compliance 시스템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하며 업무의 양질을 관리하고 있다.


마이크로매니징 - 매크로매니징은 사실 기업의 컬쳐의 한 부분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일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 평가를 하고 받는 방식 등 개인의 역량과 조직의 시스템이 모두 어우러질 때 나오는 결과물이다. 그래서 이 부분은 개인만의 노력으로도, 조직만의 노력으로도 가능한 것은 아니며, 또한 회사의 상황(얼마나 성숙된 회사인지 아닌지), 인재의 풀(얼마나 자발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역량과 기질을 갖추었는지)과도 연결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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