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라는 긴 여정을 유지하려면

직장생활과 일이 지칠 때

by 소소한 나눔

직장생활 또는 커리어는 나의 기분이나 마음상태, 체력과 비슷하다.

어느날은 에너지로 충만하고, 스스로 충분히 동기부여가 되서 혼자 신이나서 미친 듯이 일을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한없이 지치고 지루해져서, 해야할 일들을 뒤로한채 무념무상에 빠지기도 한다.


십수년간 나의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딱 그러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나 혼자 신바람이나서 미친듯이 일을 하던 떄도 있었고,

상황에 의해서, 내 일이니까, 오직 책임감 때문에,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 (또는 가치가 있었어도 반복되는 상황에 의해 퇴색되는) 일들을 꾸역꾸역 해내며 몸과 마음이 모두 털리기도 했고,

번아웃으로 인해 무념무상에 빠져 허송세월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일들을 몇번씩 경험하다보니, 나도 나름 약아진건지 이런저런 상황에서 내 체력과 마음상태를 빠르게 진단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뭔가 일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았을 때,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이건 너 때문이야'라는 질책을 받아야 했을 때, 나의 예상과 다른 평가/승진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을 때, 믿고 의지하던 동료나 선배, 팀원 갑작스런 헤어짐을 통보했을 때, 나는 미친 듯이 열심히 내 몸과 마음을 쏟아부었지만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등등.. 지나고 보면 크고 작은 상처받는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들이 없었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지혜라고나 할까.. 그런 것들도 매우 많았다.

세상에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 '성공'이란 꽤나 큰 비중의 운과 약간의 노력이 합쳐야 가능하다는 꺠달음을 얻었고, 나의 노력이 반드시 결과로 나올 것이라는 자만을 버릴 수 있었고, 누군가의 피드백을 수용하되 그 판단이나 평가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으며, 동료/선후배는 인생에서 너무나 고귀한 존재이지만 우리가 평생할 이유 또한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직장이나 업무, 회사 동료/선후배로부터 어느 정도는 나를 분리하게 되었고, 그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주면서도 때로는 객관적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마음의 생채기나 그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을 겪을 때에도, 그 감정을 그대로 받아는 들이되 이 또한 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며,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나의 마음 건강에 좋다는 것도 배우게 된 것 같다.


나는 지금도 넘어지고 또 일어서면서,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다만 지난 과정에서 한가지 확실하게 배운 것은, 기억도 할 수 없는 수많은 경험과 과정들.. 고군분투하고 싸우던 순간 뿐만 아니라, 지쳐서 널부러져있던 시간들까지도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크고 작은 일들을 직접 몸을 부딪히면서 조금씩 나의 마음을 단련시키고, 다시 일어나는 방법을 배우고, 힘들 때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시그널을 이해하고, 힘든 순간에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직장생활, 사회생활은 학교와 다르다.

학기나 학년, 졸업이 정해져있지 않다. 정답과 오답이 없으며, 정해진 커리큘럼도, 수료해야하는 과정도 없다. 정답도 정해진 길도 없다보니, 지름길도 없다. 누군가가 그리고 나조차도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내가 겪어내면서 나만의 속도와스타일을 만들어 가야하는 여정일 뿐이다.


간혹 조급해하는 후배들을 만나고는 한다. 성장이 정체된 것 같아요, 더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요, 지치고 흥미가 생기지 않아요, 혹시 이 길이 아닌건 아닐까요 등등...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 누구도 타인의 인생에 대해 확답을 줄 수 없다.

다만, 완벽하지 않은 나의 모습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넘어지지 않고 걷는 법을 배울 수 없다. 그저 일어나서 또 걸어보면 되는 것이다. 힘들고 지치면 잠시 쉬어도 된다. 중요한건 다시 일어나고 걷는 것이다. 인생도 그렇고, 인생의 일부분일 뿐인 커리어도 그러하다.


작가의 이전글면접에서 매력적인 지원자가 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