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있어도 안 하지만 계획이 없으면 아예 안 한다.
계획을 세워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계획이 없으면 아예 시작조차 안 하게 됩니다.
무턱대고 맨땅에 헤딩하는 사람조차도 일단 이렇게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어차피 계획대로 안되는데 계획이 필요하냐. 하다 보면 되는 거지." 또는 "계획도 없이 어떻게 잘 되겠냐. 설계도 없이 건물이 지어지냐." 이렇게 우리가 흔히 뱉는 말과 상황들이 우리가 계획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 줍니다.
우리는 보통 계획을 '미래를 완벽하게 통제하기 위한 청사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계획에 대한 오해입니다. 현실은 늘 예상 밖의 변수로 가득 차 있으며, 계획을 세밀하게 짤수록 오히려 그 계획에 갇히기 쉽습니다. 계획의 본질은 일정과 할 일을 배치하고 나열한 PLAN의 개념만이 아니라 연구하고 노력해서 완성하는 DESIGN적 개념을 포괄합니다.
먼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당신이 세운 '첫' 계획은 대부분 틀린 채 시작한다는 말이고, 다시 말해 현장에서 확인하고 다시 계획해야 하는 유연한 시작점이라는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바로 우리가 먼저 계획을 세워야 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계획, 시작을 위한 최소한의 발판
계획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실행'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입니다. 계획대로 안 되는 게 당연하기에 새로운 계획을 위해서라도 현장에서 시작해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첫 계획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막막할 때, 계획은 최소한의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큰 그림을 그리고 첫걸음을 내딛게 하죠. 사람들은 대부분 답을 찾지만 답을 줘도 방향을 모르는 사람은 답을 얻지 못합니다. 오히려 제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가다가 답을 만납니다. 계획은 다른 말로 방향설정입니다. 방향 없이 출발하면 길을 잃기 십상이지만 방향이 있다면 그리고 그 방향이 맞다면 끝까지 갈 확신과 힘도 생기게 됩니다.
계획이 없으면 일단 막연함에 압도되어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간단하고 기본적인 계획이라도 세우면, 일단 시작할 동력을 얻게 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이 보이지 않을 때 멈춰 섭니다.
처음부터 10층에 올라갈 방법은 보이지 않아도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이 보인다면 사다리든 계단이든 엘리베이터든 이용해 갈 수 있는 층까지 올라가면 다음 방법과 계획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계획은 현장에서 부딪히며 얻게 될 피드백의 기준점이 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지점을 파악하고, 왜 틀어졌는지 분석하며, 다음 행동을 수정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계획이 없다면 당신이 수고하고 애써서 얻은 경험의 적립도가 낮아집니다. 계획은 현장에서 부딪히며 부서지고, 수정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기 위한 '최초의 가설'입니다. 이 가설이 없으면 우리는 그저 막연한 생각에 머물게 됩니다. 계획을 세움으로 자신의 목표와 뜻도 세우고 되고 보다 시도와 시작의 의미도 확실해집니다.
기업들의 계획
기업들도 계획을 세웁니다.
전에는 개발 주기를 길게 잡고 자체적으로 서비스나 제품의 완성도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했었지만 요즘 같은 유속 빠른 시대에는 베타 테스트를 통해 빠르게 기본 기능들로 출시해 보고 시장의 피드백을 반영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재출시하는 전략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수개월, 수년간의 내부 개발 끝에 출시된 제품이 시장의 외면을 받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는데 이는 기업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제품'과 고객이 원하는 '실질적인 가치' 사이에 간극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타 테스트는 이러한 간극을 조기에 발견하고, 출시 전에 제품의 핵심 기능이나 디자인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는 거대한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완벽한 제품'이 아닌 '실행 가능한 최소한의 제품'으로 시작하여 사용자 반응을 통해 제품의 방향성을 정립해 나가는 MVP (Minimum Viable Product) 테스트나 정식 출시 전 특정 지역이나 제한된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제품을 조용히 출시하여 시장 반응을 살피는 전략인 소프트 론칭(Soft Launch)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철저한 내부 테스트를 거쳐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사용자의 다양한 환경과 패턴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내부에서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베타 테스트를 통해 실제 사용 환경에서 제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악하고, 사용자 경험에 치명적인 문제를 미리 해결함으로써 정식 출시 후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예로 구글 크롬은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후발주자였습니다. 그래서 구글은 초기부터 베타 버전을 공개하여 수많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했습니다. '안정성'과 '속도'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베타테스터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핵심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했습니다. 그 결과, 시장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며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 등 기존 강자들을 제치고 현재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들의 계획도 보다 유연하게 진화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업들의 계획이 좀 참고가 되셨나요?
이제 '베타 테스트'는 단순히 제품의 오류를 잡는 과정을 넘어, 기업이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시장의 성공을 위한 가장 빠르고 정확한 내비게이션이 되어 주기 때문이죠.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기업들은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만 몰두할 여유가 없습니다. 기술은 매일 발전하고 소비자의 요구는 실시간으로 변합니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선 속도와 적응력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됩니다. 그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계획을 세우느냐 안 세우느냐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계획을 세울 줄 아는 것은 기본이고 보다 얼마나 현실에 맞게 빨리 수정보완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계획의 의미
결국, 계획은 완벽한 미래를 보장하는 도구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첫걸음이자, 현장에서 새로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지금 바로,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일단 시작할 수 있는 작은 계획 하나를 세워보세요. 그리고 부딪혀보세요. 그 기준점에서부터 당신의 진짜 계획이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