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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앙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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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빗소리 Dec 02. 2020

기도 천재

기도 천재


두 달 정도 새벽 기도를 완전히 잃고 살았다. 처음에는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내가 너무 상심하여 새벽을 지키지 못했다가 아이가 아파서 가정보육을 이어 가느라 또 지키지 못했다. 이런저런 일들로 계속 새벽을 지키지 못하니 마음이 무척 힘이 들었다. 하나님께 아침의 첫 시간을 드리며, 하나님과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을지 함께 상의하던 그 시간을 잃었다. 정말 마귀는 너무 이 시간을 싫어한다는 게 느껴졌다. 조금의 틈만 있으면 나를 게으르게 하고, 시험 들게 하여 자꾸만 새벽을 잃게 만든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 오늘부터 다시 새벽 기도를 시작했다. 아이와 남편, 그 밖의 가족을 위해,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여러 친구들의 필요와 어려움을 위해 기도했다. 이제 일어서려 할 때쯤 하나님께서 전 세계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는 강력한 마음을 주셨다. 전 세계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너무나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내 마음이 뜨거워졌다. 


아침에 라디오를 듣는데, 기독교 방송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고 이건희 회장은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신앙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하지 않는 한 민족보다 더 강합니다."


친구들을 위해 중보하고, 지역, 나라, 세계를 위해 기도하는 기도 천재 한 명이 기도하지 않는 많은 이들을 영적으로 먹여 살린다는 의미의 말이었다. 나는 이 말을 내 삶으로 체험한 사람이기에 이 말을 전적으로 공감한다. 종종 내 글에 써왔지만, 사실 내 어린 시절은 너무 가난하고, 정서적으로도 영적으로도 안 좋은 환경에서 자랐기에 나는 세상적으로 봐도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정말 세상에 해를 끼치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런 내가 자라서 오히려 세상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것이 나의 힘이 아니라 외할머니의 평생에 걸친 기도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리 내가 가난하고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아도, 안 좋은 것들을 체험하고 눈으로 보아도, 그 무엇도 나에게 있는 신앙을 빼앗아갈 수 없었고, 침범할 수 없었다. 외할머니 한 사람의 기도가 한 사람의 전 생애를 지킨 것이다. 


새벽을 다시금 깨워야겠다. 기도하고, 큐티하며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하루를 하나님의 영광으로 다시금 채워야겠다. 한 가지 두려운 건 이렇게 글을 쓰고, 내일부터 또 무너질까이다. 하지만 두려울수록 더욱 기도하고, 철저히 내 새벽을 방해하는 사탄을 대적하며 새벽을 지켜나가야겠다. 내게 새벽의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다. 




신약 성경 통독 모임의 끝에서 


가을 즈음에 18년 지기 대학 친구들과 신약 성경 통독을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과도 신앙적으로 만나 모임을 하는데, 가장 친한 친구들과 신앙 모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웠다. 나의 제안을 친구들이 동의해주어 빠르게 모임이 만들어졌다. 흐지부지할만한대도 워낙 성실한 친구들이라 3개월 동안 꾸준히 성경을 읽어왔다. 이제 4일 정도 뒤면 신약 성경 통독이 끝이 난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함께 성경을 읽으며, 친구들의 영이 회복되고, 기쁨의 간증을 들을 수 있었다. 성경을 꾸준히 읽어나간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일인지 몰랐다고. 


성경에서는 말씀을 생명의 양식이라 했다. 양식이라 함은 우리가 매일 먹어야 하는 밥을 의미한다. 성경도 영혼을 위해 매일매일 꼭꼭 씹어 먹어야 우리의 영혼이 피폐해지지 않는다. 친구들과 매일 성경 밥을 먹으며, 나 또한 내 영혼을 살찌울 수 있었다. 


친구들에게 우리 구약도 함께 통독해보자 다시 제안하니, 또 모두가 기쁘게 찬성해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친구의 친구도 함께 하고 싶단 이야기가 들려왔다. 신앙에서 잠시 멀어진 친구인데, 다시금 성경을 읽고 싶다 했다. 신앙생활에서 멀어져도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척 기뻤다. 


한 사람의 영혼을 다시 회복시키는 데에는 신약, 구약만큼 좋은 명약은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 영혼의 침체를 느낀다면 단 한 장이라도 매일 성경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 또한 아기 낳고 신생아를 돌보느라 몸과 영이 피폐해질 때 매일 성경 한 장씩 혼자 읽으며 신앙생활을 버텼다. 그리고 그게 신앙의 끈이 되어 계속 이어질 수 있었다. 


구약을 통해 보여주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한다. 우리에게 있을 많은 회복과 기쁨을 꿈꾼다. 




여전히 부족한 사람


앞에서 기도와 말씀에 대해 한참 이야기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다. 하나님께로 내 시선을 모으고자 노력하지만, 정작 우리 아이한테 나는 얼마나 좋은 엄마인가 생각해보면 회개 기도가 절로 나온다. 


오늘 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혼자 조용히 있는데, 아랫집 언니가 아이를 얼마나 재밌게 놀아주는지 노랫소리와 장난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언니처럼 저렇게 호두를 요즘 성심껏 놀아주고 있을까?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피곤하다고, 아이를 건성으로 돌봤던 적이 많은 것 같다. 호두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땅의 가장 작은 천국의 단위인 가정을 잘 세우는 것이다. 아이와 남편과 함께 최선을 다하여 그들과 좋은 추억을 시간 시간마다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걸 알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가장 편한 아이와 남편에게 소홀한 건 아닌지............. 언니가 아이와 두런두런 내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나에게 자꾸만 돌아보게 만드는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 나는 여전히 부족한 엄마이지만, 우리 호두에게 사랑 많은 엄마가 되길 기도하고 꿈꿔본다. 기도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꿈꿀 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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