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삶을 제대로 체험한 두 달이었습니다.
신앙생활도, 집안일도, 육아도, 직장 일도...........
뭐 하나 제대로 매듭지어지고,
정돈되는 것 없이 엄벙덤벙 지냈습니다.
꼼꼼한 성격을 가진 저인지라
엄벙덤벙 살아가는 이 삶 자체가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삶 속에서도
내 아이는 자라고,
우리 반 아이들은 자랐습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내 힘으로 하는 게 아니구나.
두더지 잡기처럼 이리저리 튀어나오는 일을
내리치느라 바쁜 나이지만,
내 뒤에서 하나님이 모든 것들을
돌보아주고 계시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제가 섬기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휴직을 할 때에도
온라인을 통해 여러 사람을 섬기고 있었는데,
직장에 나가기 시작하고 인간관계가 더 뻗쳐지니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말해주었고,
너는 특별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몇몇 학부모에게,
특히 관심과 사랑이 많이 필요하다 싶은
아이의 학부모에게
아이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보냈습니다.
직장 내의 일로 마음이 불편했을
누군가에게 용기 내어 말을 걸기도 하고,
문 닫기 전 급히 찾아간
세탁소 아주머니의 고민도 들어 드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우리 집 꼬마에게도
사랑한다고 여러 번 말해주었습니다.
해야 할 일의 홍수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지만,
그래도 오늘 나를 만난 어떤 사람에게
작은 평화의 시간을 주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탁소 아주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밤길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꼭 아크릴 새장 같다는 생각.
부서질 것 같은 새장이지만,
새에게는 아늑한 공간이 되어줍니다.
나란 사람은 아크릴 새장처럼
한 없이 연약하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나를 만나는 이들에게
작은 공간을 내어줄 수 있습니다.
내일도 정리되지 않는 삶 속에서
또 허덕일 나이지만,
내일 제 삶에 채워질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고 기다립니다.
나는 내일 어떤 사람을 품어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