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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앙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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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빗소리 May 09. 2021

은혜의 육아

오늘 교회 저녁 예배는 온라인 찬양 축제로 드려졌습니다. 저녁 예배는 드리지 않는데, 영상을 제출했기에 참가팀으로서 온 가족이 예배를 드렸습니다. 호두, 남편과 함께 준비한 영상이 공개되는데, 왠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이 찬양 축제에 참여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부모님께서 손주가 찬양하는 걸 보시고 싶은 마음에 자꾸만 권하셔서 억지로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준비도 많이 못하고, 부족한 점이 많은 상태로 동영상을 찍어 겨우 제출했습니다.     


오늘 영상을 보며, 하나님께 죄송했습니다. 사정이 어찌 되었든 하나님을 찬양드리는 자리인데, 정성과 진심을 다할걸..........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예배가 끝나고 많은 분들이 우리 가족 주위로 와서 호두가 무척 대견하다고, 신앙 안에서 키우느라 엄마가 얼마나 애쓰냐며 격려해주셨습니다. 꼭 하나님의 말씀 같았습니다.      


“얘야, 네가 부족해도 괜찮아. 네가 어떻게든 신앙적으로 키우려 이렇게 저렇게 노력하는 거 내가 다 알고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아라. 그리고 힘을 내라.”     


하루가 48시간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꽤 자주 하게 되는 바쁜 일상입니다. 그래도 호두에게 성경 읽어주는 일, 기도해주는 일, 그리고 새 찬양을 주기적으로 찾아 가르치는 일을 쉬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저의 꿈은 호두가 여자 사무엘, 여자 디모데처럼 크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주님의 성전 안에서 주의 훈계로 자라나는 아이가 되길 원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세상 속에서 호두를 쓰실 때 기쁘게 쓰시길 원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찬양 중 ‘어머니, 새벽기도’라는 한웅재 목사님의 찬양이 있습니다. 노모가 겨울 새벽에 차가운 전동 휠체어를 끌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향 교회에 새벽 예배를 가는 모습이 가사에 그려집니다. 찬양을 들을 때마다 자주 눈물이 납니다. 호두에게 꼭 그런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상황이 어찌 되었든 상황과 상관없이 호두를 위해 기도하기를 그치지 않는 엄마, 신앙을 잘 가르쳐주는 엄마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오늘 저녁 예배를 드리며 저는 부족한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과 하나님의 응원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제 자신을 바라보지 말고, 호두를 손수 키워주시는 주님의 그 은혜만을 생각하며 기쁘게 육아를 감당하길 원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을 빚어내는 일. 그 위대한 일에 저를 도구로 사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두에게 오늘 가르친 찬양인 ‘지으신대로’가 생각이 납니다. 특별하게 지으신 모습 그대로 하나님 크신 손에 나를 드린다는 것. 우리 호두를 지으신 그 특별한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올려지길 원합니다. 주님, 호두를 보고 기뻐해 주세요. 그리고 호두가 제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나게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주님. 저의 아버지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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