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의 주전투수, 팀에서 가장 최고인 사람을 일컫는 말, 고수, 포커 에이스카드, 침대 이름, 그리고 비스킷 이름!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이라면 에이스 침대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이것은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이 광고가 나왔을 때 우리는
"아니라고!! 가구가 맞다고!"
하며 농담처럼 뒷말을 하곤 했다.
'침대 에이스'가 아닌 '과자 에이스'를 이야기하고 싶다.
에이스
이것은 침대가 아닙니다
과자입니다
"이게 시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네 맞습니다."
이 시는 약간 키치적이다. 침대 광고 문구를 인용하고 비틀어 쓴 시이다.
'에이스' 하면, 나는 제일 먼저 '비스킷 에이스'가 생각 난다. 아마도 오랜 인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에이스는 나이가 꽤 있는 과자임을 기억한다. 내가 십 대 후반에도 먹었던 과자이니 말이다. 정보를 찾아보니 1974년 출시되었다고 한다. (나와 세대가 같은 과자이고 나이도 비슷하네 반갑 ㅎㅎ)
나는 서울에 올라와서야 에이스를 먹기 시작했다. 시골에 살 때는 에이스를 구경하지 못했던 것 같다. 스낵류를 많이 먹었었다. 지역이 좁고 촌 구석이니 아마도 동네 구멍가게 주인이 에이스를 가져다 놓지 않았나 보다.
서울에 올라와 자주 먹었던 군것질 거리 중 딸기 요플레, 양파링, 에이스가 특히 생각이 난다. 요플레는 맛도 케이스도 변하지 않고 오래도록 제자리를 지켰다. 지금도 좋아하는 요거트이다. 양파링은 엄청 큰 봉지에 양도 많았다.(지금은 워낙 대용량이 판치는 시대지만, 당시만 해도 다른 과자봉지에 비해 훨씬 큰 대용량이었음)
에이스는 그냥 먹기도 하지만 커피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는 비스킷이었다. '에이스는 커피와 함께'라는 컨셉이 어디서 온 걸까? 아마도 커피에 에이스를 찍어먹는 티비 광고가 있었지 않나 싶다, 기억은 안나지만.
에이스를 사면 꼭 커피를 탔다, 그것도 믹스커피를. 커피에 한 조각씩 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고소해서 한없이 입으로 들어간다. 단 과자보다는 담백하거나 고소한 과자류를 좋아했던 나는 에이스가 입맛에 딱 맞았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커피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졌다. 광고에 홀린 기분은 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조합이었다.
어느 날 아침, 옛날처럼 에이스를 커피에 찍어 먹고 있는데, 문득 에이스 침대 광고 문구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적어본 시이다. 애정하는, 나만의 에이스 예찬 시ㅎㅎ
지금은 십 대 이십 대의 시절만큼이나 에이스를 즐겨먹지는 않지만 종종 마트에 가면 한 두 개씩 집어와서 커피와 먹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포장이 점점 작게 줄어들더니 요새 보는 에이스는 진짜 몇 개 안 들어있는 소 포장이다. 올망졸망한 작은 포장을 여러 개 담아서 가격을 많이 올렸다. (포장값을 내게 하지 말고 에이스를 더 달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