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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움 Apr 08. 2022

에이스

키치적인 시

에이스     


이것은 침대가 아닙니다

과자입니다




에이스 하면 떠오르는 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야구에서의 주전투수, 팀에서 가장 최고인 사람을 일컫는 말, 고수, 포커 에이스카드, 침대 이름, 그리고 비스킷 이름!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이라면 에이스 침대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이것은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이 광고가 나왔을 때 우리는


"아니라고!! 가구가 맞다고!"


하며 농담처럼 뒷말을 하곤 했다.



'침대 에이스'가 아닌 '과자 에이스'를 이야기하고 싶다.


에이스     


이것은 침대가 아닙니다

과자입니다


"이게 시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네 맞습니다."



이 시는 약간 키치적이다. 침대 광고 문구를 인용하고 비틀어 쓴 시이다.


'에이스' 하면, 나는 제일 먼저 '비스킷 에이스'가 생각 난다. 아마도 오랜 인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에이스는 나이가 꽤 있는 과자임을 기억한다. 내가 십 대 후반에도 먹었던 과자이니 말이다. 정보를 찾아보니 1974년 출시되었다고 한다. (나와 세대가 같은 과자이고 나이도 비슷하네 반갑 ㅎㅎ)

나는 서울에 올라와서야 에이스를 먹기 시작했다. 시골에 살 때는 에이스를 구경하지 못했던 것 같다. 스낵류를 많이 먹었었다. 지역이 좁고 촌 구석이니 아마도 동네 구멍가게 주인이 에이스를 가져다 놓지 않았나 보다.


서울에 올라와 자주 먹었던 군것질 거리 중 딸기 요플레, 양파링, 에이스가 특히 생각이 난다. 요플레는 맛도 케이스도 변하지 않고 오래도록 제자리를 지켰다. 지금도 좋아하는 요거트이다. 양파링은 엄청 큰 봉지에 양도 많았다.(지금은 워낙 대용량이 판치는 시대지만, 당시만 해도 다른 과자봉지에 비해 훨씬 큰 대용량이었음)

에이스는 그냥 먹기도 하지만 커피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는 비스킷이었다. '에이스는 커피와 함께'라는 컨셉이 어디서 온 걸까? 아마도 커피에 에이스를 찍어먹는 티비 광고가 있었지 않나 싶다, 기억은 안나지만.

에이스를 사면 꼭 커피를 탔다, 그것도 믹스커피를. 커피에 한 조각씩 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고소해서 한없이 입으로 들어간다. 단 과자보다는 담백하거나 고소한 과자류를 좋아했던 나는 에이스가 입맛에 딱 맞았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커피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졌다. 광고에 홀린 기분은 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조합이었다.

 


어느 날 아침, 옛날처럼 에이스를 커피에 찍어 먹고 있는데, 문득 에이스 침대 광고 문구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적어본 시이다. 애정하는, 나만의 에이스 찬 시ㅎㅎ

지금은 십 대 이십 대의 시절만큼이나 에이스를 즐겨먹지는 않지만 종종 마트에 가면 한 두 개씩 집어와서 커피와 먹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포장이 점점 작게 줄어들더니 요새 보는 에이스는 진짜 몇 개 안 들어있는 소 포장이다. 올망졸망한 작은 포장을 여러 개 담아서 가격을 많이 올렸다. (포장값을 내게 하지 말고 에이스를 더 달란 말이야!!)




>>비움 저서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나도 옛날엔 그랬어


성공을 만드는 1%의 차이


하루 살이의 내일과 메뚜기의 내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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