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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움 Dec 15. 2021

감정에 매몰되지 않기

론다 번의 <시크릿>에서는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기분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는 나쁜 상황만 끌어당기기 때문에 그런 상태에서 빨리 벗어나라고 말한다. 


'생각과 감정이 당신의 인생을 창조한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래서 나의 감정 상태를 자주 체크한다. 하루에 5~6만 가지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들은 그 생각에 따라 감정이 수시로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어떻게 모든 감정을 컨트롤 한단 말이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불가능하지도 않다. '자신의 현재 기분이 어떤가'를 깨달으면 어떤 감정의 상태에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살이에서 항상 기분 좋은 일만 만나고 살겠는가? 사람과의 관계와 일, 상황은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다툴 일도 생기고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 삶을 뒤집어 놓을 수도 있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삶의 길목마다 숨어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데 항상 좋은 마음, 기분 좋은 감정을 유지하는 게 쉽겠는가? 당연히 감정에 휩쓸리기도 하고, 화를 불같이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에 노출되었다 해도 감정 저하의 상태에서 되도록 속히 벗어나라고 말하고 싶다.

나쁜 기분, 슬픈 마음, 우울한 감정의 상태에 오래 머물다 보면 마음은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 이런 상태를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한때는 감정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없이 절벽을 향해 추락했었던 적도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그런 상태에서 살기도 했었다. 내가 처한 불우한 상황만 볼 뿐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며, 어떤 마음으로 마주하고 있는지 점검할 줄 몰랐었다. 삶을 대하는 긍정의 마음과 좋은 감정이 불러오는 변화에 대한 지식이나 지혜가 없었기에 오래도록 나를 방치했다. 내가 마주한 감정이 나의 인생에 끌어올 파괴적인 상황을 인지조차 못했으므로, 오히려 우울하고 슬픈 상태를 즐기기도 했었다. 그래야 초라하고 못난 나를 보듬고 위로하는 모순된 만족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난의 설움과 부모의 편애를 받았던 나는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슬픔과 자기 비하와 절망적 감정이 마음 밑

바닥에 항상 구정물처럼 깔려있었다. 삶의 불운을 만날 때마다 그 잠재된 절망이 마음을 온통 휘저어놓고는 했었다.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것 같은 상처와 슬픔이었다. 그것은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나를 지켜보며, 기회만 닿으면 솟구쳐올랐다. 그러면서 나를 망가뜨리는 희열을 시소처럼 즐기고 있었다. 

나는 어느날 내가 처한 상황을 훨씬 더 비참하게 바라보도록 하는 어린 시절의 망령된 형체를 발견하였다. 실체를 안 순간 다시는 그 허상에 끌려다니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내 나이 스물일곱의 일이었다. 

그때는 감정이라는 녀석이 인생에 있어 얼마만큼 승패를 좌우하는지 알지 못한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나의 상처와 슬픔을 스스로 치유함으로 감정의 늪에 빠지는 일을 번복하지 않았다. 우울하고 슬픈 감정의 우물로 내려가지 않는 방법을 터득했다. 불운한 생각의 근원을 잘라버리고 더 이상 그 녀석을 따라가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한참 후에 론다 번의 <시크릿>을 만나게 되었을 때, 내가 그때에 했던 방법이 너무나 옳았으며 훌륭한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정말 그렇다. 나쁜 감정을 불러오는 생각과 상처, 슬픔에 대하여 근원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의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내가 어찌해볼 수 없는 시절의 사건들, 불가항력적인 일을 지속적으로 생각하며 나를 비난하고 괴롭혀봤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걸 직시했다며 비워버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나는 단번에 비워버렸다. 그 감정들이 내게 가져왔었고, 앞으로도 가져올 비극을 차단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더 이상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 그러고도 내 삶은 해가 들지 않은 긴 시간이 지배했다. 이는 내가 27년간 품고 살았던 부정적 생각과 감정으로 불러들였던 상황들이었다. 그에 대한 대가와 책임을 져야 했다. 그래서 뼈가 부스러지는 고통을  많이 겪었지만 스물일곱에 발견한 비밀, 어린 시절의 망령을 다시는 삶에 데려오지 않았다.


좋은 감정은 좋은 일을 삶에 끌어들인다. 기분이 좋은 상태에 있다면 좋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감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와 다퉜다거나 안 좋은 상황이 벌어졌다 해도 빨리 털어내고 감정을 돌이켜야 한다.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 좋은 상황과 싸운 일에 대하여 집착하여 빠져들면, 감정은 바닥으로 점점 곤두박질칠 것이며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내가 가진 감정이 그런 상태를 끌어들이기 때문에. 내가 가진 생각이 나쁜 상황을 불러오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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