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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움 Dec 22. 2021

물건이 늘어나면 일도 늘어난다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물건이 적으면 관리가 편하다     


물건을 비우면서 일이 줄어드는 효과를 실감한다. 

주방은 주부가 매일 몇 시간씩 보내는 장소다. 싱크대 수납장 구석구석 들어찬 그릇들과 냄비 류, 프라이팬, 온갖 조리도구로 가득 찬 부엌은 일을 부르는 곳이다. 

우리 집은 냄비 종류만 해도 뚝배기부터 시작해 곰 솥과 큰 들통까지 10여 가지나 되었다. 일 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냄비들을 수납장에 가득 넣어 두었다. 이런 냄비들은 수납장 안쪽까지 꽉 차있어서 꺼내 쓰기가 불편하니 오히려 안 쓰게 된다. 조리 후 냄비 가장자리에 묻은 음식물과 눌어붙은 얼룩은 닦기도 힘들다. 한 번씩 수세미로 닦고 나면 어깨가 뻐근하다. ‘도대체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하고 막상 버리려고 하면 줄줄이 버릴 수 없는 이유가 생기곤 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했을 때 딱 세 개의 냄비만 남기고 모두 처분했다. 나물을 데치고 찜기로도 활용할 수 있는 사이즈가 조금 큰 냄비 하나와 상시로 국을 끓일 수 있는 작은 냄비, 커피 물이나 라면 등을 간단하게 끓이는 손잡이가 하나 달린 냄비만 남겼다. 너무 불편하지 않을까 했으나 웬걸? 정말 편했다. 설거지도 줄고 닦고 관리하는데 한결 수월했다. 공간도 넓어져서 적층을 할 필요가 없으니 사용하는 데도 무척 편하다. 아이들조차도 쓸 냄비가 없으면 스스로 씻어서 사용하므로 자녀의 생활 습관 면에서도 좋았다. 


우리는 요리와 식사를 위해 몇 개 사용하지도 않는 그릇들을 부엌에 잔뜩 쟁여둔다. 부엌도 모자라 그릇 장식장까지 사들여서 전시를 한다. 그런 그릇들이 과연 요리를 하고 먹고사는데 엄청난 편리를 제공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오히려 적층 한 그릇들은 꺼내기도 불편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씻고 보관해야 하니 일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나는 일이 부담스럽다. 몸으로 일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결혼 후 살림은 안 할 수가 없으니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안일을 했다. 즐겁지 않으니 기본만 하고 살았다. 그러나 살수록 물건이 늘어나니 일이 많아져서 짜증이 났고 몸도 피곤했다. ‘버린다.’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으므로 물건은 점점 늘어나기만 했다. 정리해서 쌓아둔 물건들은 공간을 야금야금 잠식해 갔다. 물건을 사 들이면서도 물건 때문에 일이 늘고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보지 못했다. 일하기를 싫어하면서도 일거리를 만들고 살았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삶이었던가!


 물건 하나에 일이 하나다     


물건을 하나씩 사게 될 때마다 일이 한 가지씩 늘어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단순히 물건이 갖고 싶다거나 필요해서 산다는 것까지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물건이 하나 들어옴으로써 일도 한 가지 늘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요즘은 물건 하나를 사려고 할 때마다 정말 필요한 것인지, 굳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지 충분히 생각해 본 뒤에 산다. ‘물건 하나에 일이 하나 플러스된다’는 생각을 하므로 불쑥 물건을 사들이지 않는다. 

물건이 많지 않을 때는 ‘그까짓 물건 하나 사는데 무슨 일거리가 는다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나 둘 스멀스멀 들어온 물건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집안을 가득 채운다. 이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하나는 별거 아니지만 쌓이면 많아지고 일거리를 부른다. 부피가 큰 물건이나 전자제품은 손도 많이 가서 일감을 더욱 늘린다. 거기다 고장이라도 나면 수리도 해야 하므로 신경이 쓰이고 시간과 돈을 빼앗긴다. 

시간과 돈도 아깝지만 몸을 좀 더 아낄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의 기능과 자원은 한정적이어서 많이 쓰면 쓴 만큼 나이가 들면 고장이 나게 마련이다. 젊어서 실컷 부리고 나이가 들어 아파서 병원을 전전하다 보면 본인만 서글프지 않겠는가? 그 고통은 어느 누구도 대신 해 주지 않는다. 

게으르게 살라는 말은 아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노동을 사서 할 필요가 있겠는가! 불필요한 물건들만 들이지 않아도 일은 줄 것이다.      


집은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 쉬는 곳이 되어야 한다. 주부가 집안일로 힘들고 피곤하면 가족 전체가 편하지 않다. 엄마가 일하느라 짜증이 나면 남편이나 아이에게 그 영향은 자연스레 미친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누구든 몸이 힘들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기가 힘들다.

물건 사는 것을 신중히 해서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물건에 투자하는 에너지를 아껴 효율적인 곳에 쓰자. 아이들을 위하여 더 시간을 내고, 가족의 행복과 화합을 위해 에너지를 쓰자. 이것이 미래를 위한 나은 투자이며, 돈 주고 살 수 없는 가치가 되지 않겠는가?




인생을 여유롭고 쉽게, 효율적으로 살게 하는 미니멀 라이프!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Part 1. 나는 왜 버리는 것에 실패할까? 중 4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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