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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생각은 행동을 가로막는다

뛰면서 생각하라

by 비움

'생각을 한다'라는 것은 인간임을 증명하기에 좋은 일이다. 매사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실수가 적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지나친 것은 문제가 된다. 항상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진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 우리 주변에는 있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있다. 그들은 앞에서는 해보겠노라, 조만간 하겠다 말하고는 오리무중이다. 다시 물어보면 또 '이제 곧 하려고 한다.'라고 말한다. 이것을 일 년도 넘게 반복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차라리 하지 않기로 정했다고 하든지, 못하겠노라 하고 깨끗이 포기하면, 고민하고 생각하느라 세월과 정신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행동을 먼저 하는 사람이다. 이 말은 아무 생각 없이 막무가내로 행동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다면 완벽한 여건과 준비가 갖춰지지 않았더라도 바로 행동을 개시한다는 말이다. 나쁘게 얘기하면 '일을 잘 저지르는 사람'이고 좋게 얘기하면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일단 '이거다.' 생각하면 시작부터 하고 본다. 계획을 세우면 바로 그 시간부터 시작한다. 열심히 시도해서 실패한 것도 많지만 이룬 것도 많다. 그만큼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았기 때문이다. '실패가 적다.'라는 것은 '시도한 일이 적다.'라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삶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실패라면 자주 해보는 일도 나쁘지 않다.

나는 무슨 일을 계획하고 시도하려 할 때 미리 가늠해보는 것이 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는 일이다. 만약 이 시도가 실패했을 때 나와 내 가정에 미칠 현실적 피해와 고통이 얼마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피해가 별거 아니라면, 그리고 가정은 상관없이 나만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는다면 시도해보지 못할 일이 없었다.




작은 생각이라도 실천하는 사람이 뭔가를 이루어 간다. 하다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도 그랬다. 그런 일이 셀 수도 없이 많다. 때로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네'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어려서부터 하도 '이것저것 하다 말다, 새로 시작하다' 하는 걸 보고 엄마는 내게 '끓는 냄비 같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뭔가를 다시 하고 또 시작하고는 했다. 지금도 별로 다를 바 없다. 그러다 실패하면 주위에 민망할 때도 꽤 있다. 하나 '그걸 괜히 시작해가지고 이게 무슨 꼴이야'라며 자책하지는 않는다.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하고 빨리 털고 일어난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전 수많은 실패가 있었음을 알 것이다. '천 번의 실패가 아니라 천 가지의 안 되는 방법을 알아냈다.'라고 그는 당당히 말하지 않던가!


'걷고 뛰면서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다. 시도를 망설이고만 있는 사람들, 미루고만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온갖 잡다한 생각들이 장황하다. 그런건 머릿속 잡동사니만 늘리는 일이며 현실이 되지 못하는 이상일뿐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면 시작하겠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과연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시작도 하지 못하고 아이디어나 계획은 사장되고 말 것이다. 행동을 미루면 마음은 늘 부정적인 생각들을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경솔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생각했다면 '시도하기에 조금 부족한 여건이라 해도 출발을 먼저 하라.'라는 말이다. 하다 보면 조금씩 환경이 열리는 것을 본다. 때로 내가 생각지도 못한 신기한 상황이 벌어져서 일이 잘되는 걸 체험한다. 하다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확실해진다면 실패를 교훈 삼고 재빨리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실패한 일에 대한 후회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실패로 인해 낭비한 정신과 시간, 물질에 연연하고 있으면 거기에 매여 인생이 정체된다. 너무 많은 생각은 행동을 가로막는다. 앉아서 머리만 싸매고 생각만 하느니 걷고 뛰면서 생각해도 충분히 괜찮다. 뛰어가며 생각해도 우리 머리는 제 할 일을 잘 해낸다. 오히려 일을 저질러 놓고 방법을 생각하면 더 잘 떠오르는 경우도 많다. 급할수록 우리의 두뇌는 더 예리하고 명철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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