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없이 살다가 어느 날 무심히 흐르는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 ‘이렇게 살다가는 인생에서 이루는 게 없을 거야’하며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들 때가 있다. 그러면 먼저 종이나 디지털기기에 목표를 쓰고 계획을 세우는 일을 하게 된다. ‘목표와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우라’ 했으므로 꼼꼼하고 세심하게 이것저것 잘 적어 넣는다. 그리고 실천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의욕이 넘쳐서 계획대로 착착 잘해나간다. 뭔가 이루어내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 대견스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루하루 계획대로 해 나가기가 벅차고 숨이 막힌다. 스스로를 너무 갈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어느 사이엔가 서서히 의욕이 떨어지고 계획은 흐지부지하고 만다. 흔히 작심삼일이 되면 날마다 다시 ‘작심’을 하라고들 조언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결국은 세운 목표와 계획을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
왜 그럴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꿈을 크게 꾸라 했다고 목표를 무리하게 높이 정했거나 계획을 구체적으로 너무 많이 세웠을 때 그런 일이 생긴다. 또 날마다 과업을 해내는데 숨 돌릴 겨를이 없어서, 무조건 계획을 해치우는 게 일상의 과제가 되어버리기에 그럴 수도 있다.
성과를 만드는 수치화의 방법
그러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계획한 바를 잘 완수할 수 있을까?
우선 목표는 자신의 수준에서 충분히 해 낼 수 있는 범위보다 조금 높게 설정한다.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계획은 구체적으로 기록하되, 시간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우면 너무 빡빡한 일정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시간에 매이는 생활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날마다 해야 하는 일 두세 가지를 정하여 계획을 수치화한다.
예를 들어, 오늘 해야 할 일을 1. 그림 그리기 2. 독서하기 3. 글쓰기로 계획을 세웠다면 이것을 반드시 수치화한다. 그림 그리기의 수치화 계획은 ‘오늘 쓴 글의 내용에 삽입할 그림 1점 그리기’라고 수치화하는 것이다. 독서하기에는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5페이지 읽기’, 글쓰기는 ‘에세이 1 꼭지 쓰기’ 이런 식으로 계획 옆에 수치를 써넣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실질적으로 눈앞에 드러나는 확실한 결과를 가져온다. 하기 싫거나 손을 대기가 힘들어서 차일피일 미루던 일들을 순식간에 해 내도록 하는 놀라운 능력을 제공한다.
망해가던 시골 기차를 로망의 아이콘으로 만든 가라이케 고지는 〈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에서
‘수치로 나타낸 구체적인 목표는 집중력과 노력’을 이끌어낸다고 말한다.
하기 싫지만 반드시 해야 하고 할 이유가 있는 일이라면 이 방법을 적용해보라. 자신도 모르게 ‘싫다’라는 생각이 사라진다. 일단 해낼 과제로 인식이 되어 할까 말까 하는 마음은 사라지고 ‘어떻게 하면 될까?’ 하며 방법을 찾게 된다. 수치를 정한 만큼 ‘꼭 완수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빈들거리던 몸과 마음을 붙잡아할 일 앞에 잡아다 앉혀 놓는다. 딴생각 딴짓을 할 수가 없다. 목표를 정했고 계획을 세웠으므로 ‘오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에 날이 선다. SNS나 전화, 문자로 시간을 흘려버릴 여유가 없다. 그러므로 산만한 마음이 차분해지고 할 일에 집중력이 생긴다. 졸음까지도 물러가버린다.
무엇보다 즐거운 일은 그렇게 시도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구체적 결과물로 나타나기 시작함에 있다. 성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 보람과 뿌듯함이란 직접 해 보아야 느낄 수 있다. 결과물이 일주일, 한 달, 1년이 모여 나의 재산과 실력을 만든다.
수치화한 일은 제일 먼저 시작한다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의 초고를 쓸 때 3개월 만에 글을 마쳤다.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은 후 주말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드시 한 꼭지씩 쓰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날마다 지켰다. ‘그렇게 해서 글의 퀄리티가 나오나요?’ 하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쓰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굳이 글을 쓰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물론 의학이나 과학 등 전문분야의 글은 자료나 논문, 실험 등의 여러 정보가 필요하므로 예외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외의 글들, 예를 들어 에세이, 산문, 자기 계발 등의 분야는 굳이 꼭 오랜 시간을 들여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보통 나는 글을 쓸 때 한 가지의 주제는 한 번에 마친다. 그래야 흐름이 끊기지 않고 쓰고자 했던 열정이 사라지지 않는다. 일단 써서 완성한 후 시간을 두고 퇴고를 하면 된다.
만화나 일러스트 작업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는데 하청을 받아 일을 했기 때문에 기한이 있었으므로 날마다 해 낼 분량을 수치로 정한 후 일을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3장을 그린다.’라고 마음에 정하면 반드시 그렸고 완성을 했다. 아무 때나 마음이 내킬 때 일을 한 게 하니라 우선 하루 중 제일 먼저 계획한 일부터 시작하여 마쳤다. 중요한 일은 미룰게 하니라 먼저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하기 싫어도 시작을 하고 보면 서서히 ‘싫다’라는 마음은 없어지고 일의 진행 모드로 바뀐다.
수치화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 해서 무리한 수치를 잡지는 말기 바란다. 욕심은 금물이다. 조금 높은 수치를 잡았을 때는 실행해 보고 무리가 된다 생각하면 적절히 조절을 해야 한다.
‘무엇을 한다.’라는 막연한 계획이 아닌 ‘무엇을 얼마만큼 한다.’라는 수치화된 계획을 세우라. 계획을 수치화하면 집중력이 올라가고 해낼 의지가 생긴다. 또한 수치화는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 성과에 스스로도 놀랄 것이다.
이 글은 다섯 명의 작가가 쓴 공저, <성공을 만드는 1%의 차이>에 실린 저의 글입니다. 저는 이 책의 제 5장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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