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꾸에서 일하는 마지막날이다.
아무런 특별할 것도 없는 그냥 평범한 날이다.
그저 내가 '마지막 날'이라는 라벨을 붙였을 뿐.
언제나처럼 오니기리점심을 먹고 상냥씨가 없는 커피솝에서 커피 한잔 마셨다 .
상냥씨가 없는 걸 이미 아는데도 혹시 있나 없나 유심히 보게 된다.
언제나처럼 똑같이 일을 시작한다.
처음 왔던게 일년 전이라니. .
이곳에서의 시간은 변함이 없는 듯 느껴진다.
마지막 날인만큼 홀 안 정경을 짧은 동영상으로 남겨보았다.
다크써클이 내려앉고 어질어질 하고 발에 탈이 날 정도록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 의미있고 고마운 곳이다.
나의 사회 첫발을 품어준 곳이니까.
이곳에서 디딤돌 하나 딛고 나는 껑충 뛰어 또 다른 디딤돌로 건너갈 것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을 향해서 말이다.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초코파이 큰 상자 하나를 탈의실에 놓아두었다.
항상 같은 시간에 일했던 여 동료가 좋아한다던 깻잎 캔과 김자반을 사서 가게 열쇠와 함께 건네 주었다.
받기만 해서 미안하다면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퇴직서'를 적어야 한다며 종이 한장을 주었다.
지역관리자가 왔다. 퇴직하겠다고 말한지 두 달이 지났는데, 이 가게를 담당하는 사원이 유급휴가를 처리 안했다면서 자기가 확인해서 4월에 퇴직처리 해주겠다고 했다.
내가 볼때는 남 탓할 일이 아니다. 내가 두달 전에 당신한테 직접 그만두겠다고 연락했잖아. 미리 체크했어야지.
하기사, 나도 말만 해 놓고 어떻게 되가고 있는지 확인을 안했다.
뭐 똑같네.
여자 동료는 서로 연락하자고 했다.모처럼 친구가 됐는데 하면서 ..
언제나 여기 있을 거니까 점심 한번 같이 먹자고 한다.
그리고 자기도 8월에 한국 갈거니까 그때 호텔이나 가게 저렴하고 좋은데 알려줄수 있냐고 한다.
또 공항에 데리러 나와줄 수 있냐며 한 이틀 정도 같이 만날 수 있냐고 한다.
나도 놀 시간이 부족혀 ㅎ ㅎ
암튼 그래도 일년이나 같이 있었는데 허그한번 하고 손 인사하고 나왔다.
전철을 타고 집에 가면서 가게 라인 그룹에서 퇴실했다.
아! 후련하다.
나로서는 힘든 걸 참으며 할만큼 해서
아주아주 미련이 없다.
일년 간 수고 많았어! 자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