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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wa Apr 06. 2024

여행자의 마음으로

예전에는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은 좀 우울하고 기분이 가라앉는 편이었다.

복닥거리는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놀다가 다시 현실로 복귀 하는 그 느낌이 참 슬프고 재미 없게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과는 다른 감각이 느껴진다.

여행에서 집에 돌아 왔지만 나는 아직 여행자인 기분이다. 그 기분이 너무 설레이고 좋다.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고 새롭게 보이는 그 느낌.


오늘 전철을 탔는데, 내 옷차림이 다른 사람들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더운 나라에서 있다 와서 그런지 여름 옷차림이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아직 겨울의 발뒤꿈치를 잡고 있는 그런 옷차림이었다. 이상하다 설마 내가 몸이 뜨거워졌나.  만약에 내가 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나도 비슷하게 입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환경은 사람을 변화시키나보다 라고 실감 한다.


여행을 다닐 때는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다니기 위해, 짐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애쓴다.

여행에서 돌아오고 나면

그 동안 일상에서 꼭 움켜 쥐고 있던 그 많은 것들이 사는데 별로 꼭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새로운 감각으로 느낀다.

왠지 더 가볍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도 몸도 생활도 . . .


그래서 집에 오면 정리 해야 될 것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이게 꼭 필요한 건지 아닌지도 모르고 사고 받고,

안쓰는것은 버리지도 못하고, 남도 주지 못하고,

그렇게 달팽이가 등짐 지고 다니듯이 사는 나.

그렇게 살지 않기 위해서,

가볍게 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또 쌓여있고, 넘치고 있다.

소유욕을, 욕심을 자제하는게 어렵다. 난 생각보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정도, 내가 잘 관리하고 쓸 수 있는 그 정도만 소유하고 싶다.

물건이든 내 능력이든. .


미니멀리즘은 몸과 마음의 수행의 한 형태인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쉽게 되지 않는 게 당연한 것이다.

그래 맞다.

수행 한다 생각하며 평생 노력 해야할 일이다.


이런 기분이 너무 무뎌지면 또 여행을 가리라.

그래서 내 눈과 감각을 새롭게 하여  또 다시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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