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남자 #저녁밥 #신랑 #서방 #돼지 #신부전환자 #유튜브영상제작
남편이 아픈뒤로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칩거한지 7년여다.
1주일에 한두번 씻어 노숙인 냄새가 나고, 머리카락은 삼겹살 기름 발라 놓은듯 윤기가 흐른다. 성난 잡초처럼 자란 머리가 얼굴을 뒤덮어야 미용실을 간다. 100kg이 넘는 자기 몸을 자기가 데리고 사느라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하소연이다. 땅바닥으로 하강한 추리닝 바지에 쓰레빠를 끌고 편의점을 가거나 담배 피러 나가는게 하루 환기에 전부다. 중앙일보, 마이크로소프트사, 엠넷, 스포츠 신문, 중국 QQ닷컴 컨텐츠 제작 등 대규모 사이트 개발과 네트워크, 서버를 세팅하는 인재였는데 엉덩이가 의자에 닿으면 일어나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덜컥 신부전환자가 됐다. 젊어서 밤새 개발일하다 걸린 병이라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해서 내가 50살 되면 당신 먹여 살릴게 큰소리 쳤다. 이런 나를 보고 진짜 말로만 천냥빚을 갚는다고 한다. 아무튼 눈만 뜨면 프린트 출력물처럼 나와 밖을 향해 다니는 나와 정반대로 집에 장농처럼 붙박이로 있어서 내가 나갔다 오면 외롭지 않아서 얼마나 좋냐고 한다. 내가 돈벌러 나갔다 오면 빨래도 해놓고 돈도 안되는 친구 유튜브 만들어주며 놀지 않고 일했다는 티를 낸다. 어느날부터인가 음식과 관련된 전 종목을 보고 듣고 말하는 관심사 덕분에 남편이 밥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도 숙주나물에 삼겹살, 팔도비빔면을 저녁상이라고 차렸는데 요리하는 뒤퉤를 오래도록 건강하게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