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마음 그림일기 #27

#컨투어드로잉 #마음 #솔직 #축하 #균형 #편심 #컴퓨터

by 가쇼

요즘 배가 아프다. 밥을 급하게 먹고 앉아서 컴퓨터 일을 해서 그렇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으니 빨리 일을 해야 돈도 빨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척추가 활처럼 휘어져 위와 소장이 반쯤 접힌 상태로 일을 해치운다. 내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큰 조직체가 아니라 아는 사람들, 소규모업체이다 보니 따로 기획서를 주는게 아니라 내가 알아서 머리를 쓰고 구상을 해서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소소한 웹자보, 상품설명서 페이지 하나 작업을 해도 시간이 배로 들지만 받는 돈은 그거라도 어디야 너무 감사하지 하는 마음으로 한다. 또 작업물에 대한 수정한 일에 대해 따로 값을 매기지 않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요구대로 수정하고 또 수정한다. 아무리 성직자여도 수정해달라는 요구 사항을 들으면 속으로 욕부터 나온다. 나는 천당가기 글렀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배가 아프다. 동네 부녀자가 잘된 소식을 들으니 축하를 해주면서도 하루종일 연체 동물이 된 기분이다. 가까운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고 하는데 이웃사촌이 땅을 사면 가까운 친척이 산 것보다 더 배가 아픈 것 같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배가 아픈게 아니라 부러운거고 부러움을 느끼는 순간 아 잘해봐야지!가 아니라 아 나는 왜 되는게 없을까.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한다. 왜 난 안되지. 그러다 내린 결론이 한가지에 집중을 못한다로 귀결이 됐다. 한가지에 좀 집중을 하라고! 하는데 나는 정말 안된다. 아무래도 성인ADHD인가. 여기저기 이곳저곳을 다니고 수다 떨어 감정을 세탁하고 말리고 모르는 사람 얼굴이라도 봐야 숨을 쉬는 것 같으니 성격에도 안 맞는 컴퓨터 일을 해서 시간을 자유롭게 쓰지만 생계는 궁색해 공과금 밀려 내는게 일상이 됐다. 뭐 갖고 있는 권력도 자본도 없으면서 남 걱정을 그렇게나 많이 하고 내 가계부는 눈을 감고 있는지 그래서 남의 일에 관심이 많다보니 남이 잘되고 못되는 것에 감정이 요동치는 것 같다.


사촌이 땅을 사서 배아픈 사람은 남에게 관심을 두면서 살아서이다. 자기에게 관심을 갖고 자기 역사를 공부하고 자기에게 집중하면 최소한 배는 안 아플거다. 그런 자기들은 다 잘되거다. 이런 생각을 하니 배가 조금 낫는 것 같다. 다들 자기에게 가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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