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그리기보다 생각을 표현하는 그림일기 #1

#수채화 #그림일기#전국장애인체육대회 #안동 #보치아

by 가쇼

기차를 타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냥 몸을 맡기면 되니까요

어떤일을 결정해야 할 고민도 없고

누군가와 경쟁하지 않이도 되고

누군가에게 평가 받을 일도 없이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니 말입니다


바깥 풍경은 계속 바뀌고

강제된 속도에 마음은 들떠 있습니다

살랑살랑 좌우로 흔들리는 몸은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기차를 생각하면 엄마의 오렌지색 외투가 떠오릅니다

경기도 연천군 대광리에서 미용실을 하실때 기차를 타고 용산에 미용재료를 사러 가셨거든요. 친구들하고 비어 있는 미용실에서 놀다가 어둠이 내리고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면 역전에 앉아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언제 오시는지 알 수 없으니 기차가 올 때마다 승객사이로 엄마를 찾았습니다. 배도 고프고 지쳐갈때쯤 서행하는 기차에 오렌지색 외투를 입은 엄마의 옆 모습이 크게 보이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 손을 잡고 이런얘기 저런얘기하면서 집으로 룰루랄라 갔던 한 밤중 골목길, 미용실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는데 혼나지도 않고 못난이 인형 삼형제를 선물로 사와 실망했던 찰나가 생각납니다


지금은 순식간에 목적지로 데려다 주는 KTX 덕분에 빠르지만 편안하게 있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찰나의 속도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기다림이 주는 반가움을 잃어버렸지만

내 손으로 생각을 표현하는 방향만큼은 잃지 말자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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