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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록출판사 Oct 06. 2023

[인터뷰] 남이섬, 민경혁 대표이사

문화예술 자연생태 청정정원, 남이섬

[취재/글: 이준동]

남이섬

남이섬은 1944년 청평댐을 만들 때 북한강 강물이 차서 생긴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에 있는 내륙의 섬이다. 앞섬이라는 뜻의 ‘남섬’(南島)으로도 불렸던 남이섬 지명의 유래는 남이섬 북쪽 언덕의 돌무더기에 남이장군이 묻혀있다는 오랜 민간전승에 기인해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이다. 금융인·출판인이자 문화예술후원자인 수재 민병도 선생(1916~2006)이 1965년 남이섬 토지를 매입, 모래뿐인 불모지에 다양한 수종의 육림을 시작했다. 변변한 관광휴양지가 없었던 시대, 주한 외국공관 외교관들이 휴가철 일본 등으로 출국해 돈을 쓰는 것을 막아 외화의 국외유출을 방지하고, 건전한 국민관광지를 육성해 달라는 당시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1966년 ‘경춘관광개발주식회사’ 법인으로 전환해 종합휴양지를 조성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는 최인호의 ‘겨울나그네’ 촬영지와 ‘강변가요제’ 개최지 등으로 널리 알려지며 ‘행락객들의 유원지’로 자리잡은 남이섬은, 2001년 드라마 ‘겨울연가’의 성공으로 대만,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 관광객이 급증하며 국제적 ‘문화관광지’로 탈바꿈한다.


이어 남이섬은 2001년부터 ‘문화예술 자연생태의 청정정원’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환경운동과 문화예술 후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남이섬은 2010년 세계 14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유니세프어린이친화공원’(Unicef Child Friendly Park)에 선정됐다. 유니세프 후원활동과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등 어린이 친화 문화정책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였다.


또한 여성 임직원의 모성보호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7년에는 ‘유니세프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Unicef Mother Friendly Workplace)에, 장애인인권포럼에서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편리한 관광지인 ‘Easy Place’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는 장애인·어르신·영유아 모두의 관광활동이 보장되는 ‘열린 관광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남이섬 민경혁 대표 [사진=남이섬 제공]

나미나라공화국

‘나미나라공화국’(Naminara Republic)은 생명의섬 남이섬의 문화관광분야 브랜드명으로서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또 다른 상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도록 ‘국가 개념을 표방하는 특수 관광지’라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동화와 노래를 선물하는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상상공화국’으로서 독자적인 관광외교와 문화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현재 나미나라공화국(남이섬) 내에는 ▲노래박물관 ▲세계민족악기전시관 ▲평화랑갤러리 ▲나미콩쿠르갤러리 ▲헤이스쿨스클럽(HEI Schools Club) ▲공예원 ▲행복원미술관 ▲유니세프라운지(국제어린이도서관) ▲안데르센그림책센터 등의 문화공간과 함께 모든 객실이 갤러리로 꾸며진 호텔정관루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문화예술사업 전담기관 ‘남이섬교육문화그룹’은 연간 600여회의 공연과 연극, 축제, 전시회 등을 펼치며 국내 관광지 중 가장 많은 문화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이렇게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면서 남이섬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 바로 ‘안전’이다. 남이섬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춘천시와 합동 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남이섬 선착장에서부터 내수면 유·도선 안전사고 예방, 그리고 남이섬 주변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선박사고와 인명사고 등 재난 위험요소를 확인하고 사전 대비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남이섬 창립자, 수재(守齋) 민병도 선생 [사진=남이섬 제공]


남이섬 창립자, 수재(守齋) 민병도 선생

남이섬 설립자인 수재 민병도 선생은 해방 후부터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어린이 문학과 동요, 음악 분야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광복 후 청년 지식인들이 마땅히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 1945년 을유년 위당 정인보, 육당 최남선, 몽양 여운형, 민세 안재홍, 손기정 선생 등의 지원에 힘입어 조풍연, 윤석중, 정진숙 선생과 함께 4인 동인 체제로 우리나라 최초의 출판사인 ‘을유문화사’를 창립했다.


한글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정의에 대한 개념과 가치판단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민족문화의 선양과 선진 세계문화의 섭취’를 사시(社是)로 하고 본격적인 문화활동을 시작한 수재 선생은 동시에 ‘조선아동문화협회(약칭 아협(兒協))’도 함께 창설해 도서출판과 문화진흥사업을 추진해 나갔다.


수재 선생은 일제 치하에서 한글을 익히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한 글씨 책인 ‘가정 글씨체 첩’(몽양 여운형의 조카 여경구와 결혼해 해방기에 건국부녀동맹위원장을 했던 이각경의 한글 습자책)과 ‘어린이 글씨체 첩’을 처녀 출판작으로 삼고, 곧이어 어린이 그림책 ‘그림 동산 제1집 어린이 한글책’, 최초 어린이 주간지 ‘주간 소학생’, 최초 어린이 문학지인 ‘새싹문학’, 최초 한글 사전인 ‘조선말 큰사전’ 등을 펴내며 어린이 문화보급에 앞장섰다. 아울러 조선아동문화협회 병설 직매점 ‘문장각’(文章閣) 개점, 박물관총서 간행(1948년), 학술지 ‘월간학풍’(學風) 창간, 국제연합(UN)출판부 한국총대리점 업무 개시(1955년), 조선말큰사전 완간(1957년), 플루타크영웅전 간행 등 미군정청 시기로부터 나라의 기틀을 삼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해방 직후 만주에서 활약하던 지휘자 임원식 선생이 귀국하자, 뜻있는 문화예술계·재계 인사들의 뜻을 모아 1945년 국내 최초 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을 현제명, 계정식, 임원식 선생 등과 창설했다. 고려교향악단은 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으로 그 맥을 계승되고 있다.

1978년에는 미술관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한 최초의 시민단체인 ‘현대미술관회’를 김수근, 설원식 선생과 함께 창립, 초대회장을 역임하시며 민간 문화예술기반 확대에 힘썼다. 전국 미술애호가들 간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운영을 돕고, 문화예술적 삶을 즐기려는 시민과 미술관 간의 밀착을 도모함으로써, 경제개발시대에 민간 분야 문화예술 흐름의 빈틈을 채웠다.


한때 수재 선생이 과거 친일행적이 있는 민영휘의 서자(庶子)인 민천식의 양자(養子)이기에 남이섬이 ‘친일의 잔재’라는 인식도 있었다. 그러나 실상 수재 선생 본인은 요절한 부친 민천식과 함께 대한민국 국가기관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에서 지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뿐 아니라 진보민간단체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친일인명사전’ 어디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아 이는 오해로 밝혀졌다. 아울러 관련 사항에 대해 대한민국 사법부 최종 판결이 2019년 6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4민사합의부’에서 확정(2018가합545698)되었는데, 결론은 ‘남이섬은 친일재산이 아니며, 친일과는 전혀 무관하다’였다.


이후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 회장과 학교법인 휘문의숙 이사장을 역임한 수재 선생은 음악·미술·문학·교육·수목원예 분야에서 어린이들이 장차 누릴 문화적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 온 공로를 인정받아 1975년 ‘국민훈장모란장’을 수훈했다.


오늘날 남이섬은 이러한 수재 선생의 뜻을 계승해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NAMBOOK) ▲남이섬국제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공모전(Nami Concours) ▲재단법인노래의섬 ▲남이섬교육문화그룹 ▲나미북스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 등 어린이를 위한 도서·음악·미술 분야에서 다양하고 활발한 문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남이섬 세계 책나라 축제 (NAMI BOOK)

세계적인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2005년 시작된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는 세계책나라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남이섬교육문화그룹이 주관, 남이섬 후원, 유관 국제 기구 및 단체와의 협력으로 열리는 대규모의 책문화 잔치다. 2019년부터는 축제의 주빈국을 선정(2019년 덴마크-2023년 핀란드)해 세계의 다채로운 책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축제를 후원하는 남이섬은 세계 최고 권위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공식 후원사이기도 하다.



▲ 남이섬국제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공모전(Nami Concours)

나미콩쿠르는 세계책나라축제 개최지 남이섬이 후원하는 국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으로 전 세계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폭넓은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2013년 시작해 2년 주기로 개최하고 있다.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어린이 그림책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할 동기를 부여하고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다양한 국제기관 및 국가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문화교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남이섬교육문화그룹

남이섬교육문화그룹은 남이섬 내 크고 작은 무대에서 연간 약 600회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전시장과 갤러리의 다채로운 전시가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도록 기획·운영하고 있다. 또한 상시 운영중인 안데르센그림책센터, 아이들랜드, 유니세프홀은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남이섬교육문화그룹은 청정 자연과의 어울림 속에서 어린이가 행복하고 문화적 감수성이 깨어날 수 있도록 특별한 전시와 행사를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남이섬 헤이스쿨스클럽 [사진=남이섬 제공]

▲ 헤이스쿨스클럽

헤이스쿨스는 핀란드의 유아교육, 디자인 전문가, 그리고 1640년 설립되어 역대 노벨상 수상자와 핀란드 대통령을 다수 배출한 핀란드 최고·최대의 국립종합대학교인 ‘헬싱키대학교’가 공동 설립한 국제유아교육기관이다. 북유럽 고유의 가치인 접근성과 개방성에 기반한 헤이스쿨스 교육모델은 헬싱키 대학교 연구진의 검증을 거친 커리큘럼·교사교육·학습환경으로 설계되어 최고 수준의 유아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헤이스쿨스는 전일제 교육으로 구성된 ‘어린이집’(Learning Center), 그리고 회원제·일일 특별활동 체험교육 등으로 구성된 ‘클럽’(Club)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0년 이상의 유아교육 경력을 갖춘 선생님들과 소수정예로 참여하는 놀이·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아이의 자아를 확립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준다. 특히 ‘헤이스쿨스 클럽 남이섬’은 14만평의 숲, 핀란드식 실내 교육공간을 조성해 아이의 인지(IQ), 감성(EQ), 사회성(SQ) 발달을 돕는 최적의 학습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 유니세프라운지 (국제어린이도서관)

남이섬 유니세프라운지는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 라는 유니세프의 뜻을 알리고자 2004년 개관했다. 나눔펌프 체험과 유니세프 구호 활동을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라운지와 세계 100여개국의 그림책 5천권 이상을 보유한 ‘국제어린이도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이섬은 2010년 세계 14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유니세프 어린이친화공원에 선정된 바 있다.

남이섬 민경혁 대표이사, 인터뷰 마치고 [사진=이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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