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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즈니스젤라또 May 29. 2024

오랜 인연이 나를 떠날 때

 이걸 깨닫고 인생이 달라졌다 (feat. 건강하게 인간관계 맺는 법)

5년간 함께 한 동료가 나를 떠난다. (보다 정확하게는 나와 직접적으로 더 이상 일하지 않게 된다.) 헛헛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이 친구를 팀원부터 팀장까지 성장시키며 나 역시도 이 친구와 성장통을 함께 겪은 수많은 성장과 좌절의 나날들이 스쳐갔다.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는 시기가 올 때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당연한 세상의 이치를 마음속으로 되뇌지만 그럼에도 섭섭함과 서운함이 어쩔 수 없이 오는 것 같다.  


내가 그래도 이렇게 까지 성장시켰는데 결국 나를 떠난다는 섭섭함과 나와 함께 더 해줬으면 좋겠다는 서운함이 제일 큰 것 같다. 그럼에도 인간은 결국 자신의 이익을 좇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이익을 좇는 것은 당연하고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또 한 번 멀어짐에 상처받는 나 자신을 이렇게나마 위로하던 중 3년 전 지금처럼 비슷하게 인간관계에 상처받았을 때 유학시절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친구에 대해 썼던 글을 보았다. 이게 참 위로가 되었고, 이번에 멀어지는 동료를 진심으로 응원하면서 보내주는 기회가 되었다. 


3년 전 쓴 글 


오늘 오랜만에 후이가 꿈에 나타났다. 어제 친구들과 유학시절 대학교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말을 하지 않았지만 혼자 후이가 많이 생각났다. 


나이로 언니이기도 했지만, 외로운 유학생활에 알뜰살뜰하게 정말 많이 챙겨줬다. 방학으로 마치고 히드로 공항에 내리면 이 외로운 유학 생활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만, 후이를 알고 친해지면서 기적처럼 과락 없이 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게 만들어준 대학생활 생명의 은인이다. 


졸업 후 후이는 다른 학교로 석사를 하러 떠났고, 나는 외로운 유학생활을 끝내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에 간간히 메신저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았는데, 지금은 내가 메신저를 지우기도 했고 서로의 삶의 환경도 살고 있는 나라도 바뀌어 더 이상은 연락을 하지 않게 되며 관계가 소원해졌다. 


그럼에도 마음속 한편에는 후이가 언젠간 한국에 놀러 와 함께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한다. 후이는 나름 인싸였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나를 아낌없이 소개해줬고, 영국 여행을 할 때면 차가 있어 언제나 나를 데리고 돌아다녔다. 


그때는 고마우면서도 후이의 호의가 당연하게 느꼈는데 다시없을 보살핌과 프렌십이었다. 워낙 프렌들리하고 아낌없이 퍼주는 성격 탓도 있겠지만 정말 많이 고맙고 또 고맙다. 후이와 대학시절 연애이야기도 나는 알고 있고, 그 아이도 나의 흑역사 시절을 기억하니 둘이 다시 만나면 정말 할 이야기 많겠지. 


지금은 아이의 엄마가 된 후이가 오늘 갑자기 보고 싶고, 그리워진다. 그래도 이렇게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대학시절 암울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럼에 잔잔한 감동과 행복하도록 느껴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나도 그런 여유를 가진 사림이 되고 싶다.   


이 글을 보면서 깨달았다. 내가 누군가에 베푼 호의만 크게 기억했구나.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큰 호의를 받았고, 그래서 그때의 어려웠던 시간을 잘 헤쳐 나왔다는 것을. 


후이의 호의를 누군가에게 돌려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이 생겼고, 그때의 마음을 글로 남겨놓은 나에게 또다시 감사해진다. 그리고 나를 떠나는 동료에 대한 섭섭함과 서운함이 신기하게 감사함과 애틋함으로 바뀌게 되었다.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후이와 지금 떠나는 이 동료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줬다. 


시선은 생각을 바꾸고, 바뀐 생각은 행동을 바꾼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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