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의 정석
1. 일을 잘 하고 있나요?
“부서장님으로부터 업무 지시가 떨어졌다. 3일내로 신시장 개척 기획안을 올리라는 것이었다. 지시를 받은 열심해사원은 부서장님께서 각별히 요청하신 만큼 다른 업무가 있지만 뒤로 미루면서 야근까지 마다않고 열심히 준비해서 기한 내에 기획서를 작성해 올렸다. 주변의 선배들은 기존의 기획서와 다른 참신한 내용들로 다루어졌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런데 부서장께서는 기획서를 보시고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고, 자기가 지시한 내용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새로운 변수가 등장해서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미룬 일도 많은데, 나 때문에 다른 직원들의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몇몇 직원은 야근까지 하는 상황인데...열심해 사원은 일을 잘 한다는 것이 열심히 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해 사원은 지금 일을 잘 하고 있는 걸까?
수행 목표에 대한 충분한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아 열심히는 해서 기한은 맞췄으나 그 수준에 대해서는 충족되지 못했고, 수행과정 중에도 중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자신의 업무 처리 방식 때문에 주변 동료들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었다. 열심히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기업에서의 '일'이란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 업무를 잘 하고 싶다!
우리는 업무를 잘 하고 싶다. 업무를 잘하게 되면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인정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을 것이고, 능률도 높아질 가능성도 많아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업무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업무를 잘 할 수 있을까?
- 업무를 잘 한다?
이에 대한 답을 하기에 앞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업무를 잘 한다는 것’에 대한 명확한 정의이다. 도대체 업무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너무도 쉽게 그리고 자주, ‘일을 잘 해야지, 일 좀 잘 해라! 등등’의 말을 많이 쓴다. 그러고 보면 일을 잘 한다는 것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이미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는 듯하다. 필자는 직업 상 많은 직장인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물어본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러나 막상 그 뜻을 물어보면 생각보다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 일을 잘~ 한다???
‘일을 잘~ 하는 것이 일을 잘 하는 것이지요.’ 쉽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조금 주춤하더니 ‘잘’이라는 단어를 강조해서 조금 길게 발음하는 정도로 답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럼 이제부터 힘주어 말했던 ‘잘’이라고 하는 단어의 함축된 의미를 찾아보자, 우리는 '일을 잘~ 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사람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는가?
2. 일을 잘 하는 사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람을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성과를 많이 내는 사람
# 정확하게 처리하는 하는 사람
#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 다음 단계까지 염두에 두고 일을 하는 사람
#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
#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 일을 빨리 처리하는 사람
# 일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효과적으로 조정하는 사람
# 완벽히 처리 하는 사람
# 창의적인 사람
# 일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
# 업무의 우선순위를 잘 알고 처리하는 사람 등등...
막상 정의하려고 하니 몇 마디 말로 언급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을 잘 한다고 하려면 수행 결과 뿐만 아니라 수행 과정에서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성격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개략적으로만 살펴 보아도 다음과 같은 특성을 도출할 수 있다.
1. 목표에 대한 충족성
2. 명확한 결과에 대한 완결성
3. 수행 목적의 부합성
4. 수행 규칙의 준수성
5. 기존 방법보다 나은 창의성
6. 업무 관계자의 만족도
7. 수행 내용의 정확성
8. 사전에 철저한 준비성
9. 상황에 따른 민첩한 신속성
등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참 많은 개념들을 충족시켜야 완성될 수 있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 업무의 구성 요소
우리는 지금, 일을 잘 한다는 것의 명확한 뜻을 이해하고 나도 일을 잘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그래서 업무의 구성요소부터 심층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업무라는 것의 사전적 의미는 ‘직장 같은 곳에서 맡아서 하는 일’이다. 그러기에 일이라고 하는 것은 해당 조직이 의도하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달성 목표가 있다. 또한,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서의 제한 조건과 지식, 기술, 노하우, 순서, 수행 방법 등이 있는 것이다.
- 일을 잘 한다는 것의 조건
일을 잘 한다는 것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목표 달성은 예산이나 시간, 장비 등의 허용된 자원을 가진 제약조건 하에 달성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자원은 늘 부족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부족한 자원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바로 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을 잘 한다는 것에서 ‘잘’을 좀 더 힘주어 말할 수 있으려면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목표를 추가 달성하는 것까지를 염두해 둘 수도 있다. 그럼 여기서 기업활동에 있어서의 목표와 자원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정리하고 넘어가자.
- 목표의 3요소
목표에는 반드시 세가지 구성요소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뭘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등이 명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목표의 3요소는 대상, 기간, 수준인 것이다. 앞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 ‘신시장 개척 기획안을 3일내로 구체적인 소요예산을 설정한 수준까지 작성하는 것’이 좋은 목표가 될 것이다. 앞의 사례에서는 과업에 대한 수준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특히 과업 성격상 수준에 대한 설정이 어렵다면 수행 과정에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 그 수준에 대한 조율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활동이 될 것이다. 이렇게 목표가 경영활동 중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분명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입되는 경영 자원이 있다. 특히 투입되는 경영자원은 허용되는 범위가 있고, 업무로서의 목표 달성은 허용된 자원의 범위 내에서 수행하여야 한다.
- 자원의 종류
그렇다면 경영자원이라고 하면 무엇이 있는가? 다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참여하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이고, 활용할 시설이나 장비, 자재 등도 있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돈도 들어가야 하고, 시간도 투입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흔히 인적자원, 물적자원, 재무자원, 시간자원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앞의 사례에서도 1명의 인적자원과 3일의 시간자원을 들여 기획안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즉 3일이 지난다면, 그리고 다른 인적 자원이 추가로 들어 가야한다면 이것은 일을 잘 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3. 업무의 종류
이러한 자원이 투입되어 수행하는 업무는 그 종류에 따라 요구되는 역량이 달라지게 되고 일을 잘 하기 위한 조건이 다소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일의 종류는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반복적 성격이 강한 일상적 업무,
돌발적 성격이 강한 사건적 업무,
참신한 아이디어 구현 성격이 강한 창의적 업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일상적 업무(Formal Work)
일상적 업무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업무인데 단순하며 정형화된 성격이 강한 업무를 말한다. 예를 들면, 일일업무, 주간업무, 월별업무 등 일정한 시차를 두고 정기적으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예측되고 계획된 업무이고 매뉴얼이나 규정집 등에 나와 있는 내용대로 처리해도 무난한 업무이다. 그래서 일상적 업무의 경우 일을 잘 한다는 것은 규정을 잘 알고 실수하지 않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 경우 기본 규칙을 잘 알고 실천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성실이나 근면 등의 자세나 태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사건적 업무(Eventual Work)
사건적 업무는 돌발적인 성격이 강한 계획되지 않은 업무이면서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이다. 예측이 된다하더라도 언제, 어떻게,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불나면 불 끄는 소방수 역할로서 임시처방적인 업무가 많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당황하지 않고 문제의 핵심을 찾아 신속하게 처리하여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건적 업무에는 과감한 의사결정능력, 민첩한 처리능력, 전문성을 가진 문제해결능력 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창의적 업무(Creation Work)
창의적 업무는 소위 말하는 개선과 혁신 업무를 말한다.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기존의 방식과 다른 내용을 추가하여 좀 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방적 성격이 강한 미래지향적인 업무가 많다. 예를 들어 이러한 창의적 업무는 프로젝트성의 기획업무, 신상품 개발, 신시장 개척 등의 업무에 해당된다. 창의적 업무는 앞에서 보았던 일상적 업무나 사건적 업무에도 그 내용과 방법, 순서를 달리 적용하여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창의적 업무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창의적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남과 다른 독특한 관점을 가지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킬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4. 성과의 정의
이렇게 업무 종류에 따라 그 목표의 특성이 달라지게 되고 일을 잘 한다는 것에도 다소 다른 정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결국 성과를 낸다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면 성과란 무엇인가? 목표수행활동의 결과물 또는 일의 목적을 이룬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그 과정과 결과가 효율성과 효과성의 정도로 성과를 측정한다.
- 효율과 효과
여기서 우리가 효율(Efficiency)과 효과(Effectiveness)에 대한 명확한 차이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효율성과 효과성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를 명쾌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효율성이란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이다. 반면 효과성은 그렇게 만든 것이 애초 설정한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 생산성(Productivity)
우리는 가끔 생산성이 높다고 말한다. 우리 어떤 생산활동에 들어간 비용 즉 투입된 자원 대비 그 산출물이 비용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느냐에 대한 말을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생산성을 효율성에 대한 내용이라고 말한다. 앞서 자원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듯이 최소한의 인적, 물적, 재무, 시간, 정보 자원 등을 들여 최대한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효율성과 효과성의 예시
예를 들어 본다면, 나무를 심기 위해 땅을 판다. 이때 어떤 모양의 삽을 사용해야 할까? 앞에는 동그란 삽, 네모란 삽, 오각형 삽이 있다. 땅을 잘 파기 위해서는 당연히 오각형 삽을 사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땅이 잘 파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는 효율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땅을 왜 파는 것인가? 가로수 나무를 심기 위해서 파는 것이라고 하자. 그러면 일정한 간격에 맞춰 나무 심기 적당한 곳을 파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오각형 삽으로 파되 엉뚱한 데 파는 것은 비록 땅을 효율적으로 파긴 했으나, 효과적이진 못한 것이다.
- 일을 잘 한다는 것은 효율성과 효과성을 달성하는 것
그래서 일을 잘 한다는 것은 효율성과 효과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많이 쓰는 말 중에는 ‘빨리빨리’라는 말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급함을 빗댄 말로도 많이 쓰이기는 하나, 경영학적 관점에서는 투입되는 시간자원을 줄이는 것으로 매우 유익한 뜻이 담긴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빨리한다는 것은 준비되었다는 뜻이고 민첩하다는 의미며 먼저 할 수 있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스피드 경쟁 환경에서는 무엇보다도 필요한 역량이다. 다만 빠른 처리로 인해 잘못된 방향성을 가지고 정확성이 떨어지게 일한다면 도리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방향성은 효과에 대한 이야기이고 '빨리빨리'는 효율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두 가지를 같이 취할 수 있을 때 진정 일을 잘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5. 일을 잘 한다고 할 수 있는 조건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일을 잘한다는 것은 다음의 조건을 충족해야 해야 한다.
1) 주어진 과제에 대한 실행 목표를 초과달성해야 한다.
2) 제한된 자원 범위 내에서 활용하여 최소한의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
3) 조직에서 수용된 규칙을 지켜야 한다.
4)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5)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조직의 추구 목적에 기여해야 한다.
결국, 그것은 효율성과 효과성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6. 일을 잘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
그렇다면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일이 주어지면 명확히 목표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 과업의 목적을 파악해야 한다. 뭘, 언제까지, 어느 정도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그 업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표면상으로 주어진 일 이외에 추가적인 필요 활동들에 대해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앞의 사례의 경우, 기획안 작성 목적이 의사결정을 위한 사전 조사 단계인지, 아니면 이미 실행은 결정이 나서 예산을 심의하기 위한 단계인지 등등의 기획 목적을 알아야 그 범위와 내용 구성, 수준이 구체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주어진 자원은 한편으로는 제한 조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공식적으로 활용가능한 자원이기도 한다.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이 이외에도 우리가 활용 가능한 자원이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과 가용자원을 어떻게 활용하여 그 성과를 높일지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사가 3일 내에 신시장 기획안을 올리라고 하면, 무조건 기획안부터 작성할 것이 아니라 제일 먼저 할 일은 기존 자료를 찾아보고, 선임들에게 기존 유사 업무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방향을 정해서 세부 작성이 들어가기 전에 부서장에게 1차 보고를 통해서 방향성을 확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진행한다면 시간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목표 달성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셋째,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절차와 방법 등의 규칙 등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어야 하며 또한 필요한 기술과 능력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규칙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회사 사규, 지침서, 업무매뉴얼 등으로 표현되는데, 업무 수행에 필요한 규칙을 빨리 익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기술이나 능력을 개발하는데 시간을 내어 노력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 조직의 추구 가치에 실현하기 위해 주어진 주변 업무 환경 속에서 항상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조직에는 제안제도가 있다. 제안제도를 통하여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러한 활동은 제안 내용의 채택여부를 떠나서 조직의 창의적 조직 문화 형성에 기여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조직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