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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전 경영

실패에도 기술이 있다

잘 망하는 사람이 결국 잘 된다?

by 김용진

우린 살면서 실패하지 않고 사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그 대신 실패했을 때 당황하거나 숨기거나, 모른 척하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진짜 성장하는 사람들은 다르게 반응한다.

그들은 ‘잘 실패한다’.

실패를 피하지 않고, 작게 자주 경험하며, 그 속에서 의미를 건져낸다.
이건 단순한 멘탈의 문제가 아니라 ‘일 잘하는 기술’이다.


I. 잘 실패한다는 것의 의미


‘잘 실패한다’는 말은 단순히 실수를 줄이자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잘’이라는 건 방향태도의 문제다.


실패를 자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실패를 피하다 보면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니까.

작게라도 부딪혀보고, 빨리 결과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게
결국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길이다.


또한 실패의 크기도 중요하다.
크게 한 번 망하기보다, 작은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하는 편이 훨씬 낫다.
완벽한 계획보다 시도하고 배우는 과정이 더 큰 자산이 된다.


무엇보다 관점이 결정적이다.
실패를 ‘망했다’고 단정 짓지 않고,
“이건 배움의 과정 중 하나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같은 일을 겪어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든다.


한 동료가 말했다.

“이번엔 잘 안 됐지만, 다음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르게 해볼게요.”
이 말이야말로 ‘잘 실패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언어다.


II. 직장생활 속 잘 실패한 이야기


실패는 특별한 순간에만 오는 게 아니다.
매일 아침부터 퇴근 전까지, 일상 곳곳에 숨어 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신입 때 맡았던 신규 프로젝트에서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다.
자료를 직접 다 모으고, 디자인까지 직접 다듬었다.

결과는?


마감일을 놓쳤다.
완벽함을 좇다가 ‘타이밍’을 잃은 실패였다.

그때 깨달았다. 완벽보다 중요한 건 ‘진행 속도’라는 걸.

또 다른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


“상사에게 피드백 받기 무서워서 미루다가 결국 마감 전날에 올렸어요.
그랬더니 수정이 산더미처럼 쏟아졌죠.”


이건 ‘피드백 회피형 실패’였다.

조금 부끄럽더라도 초반에 보여주고 수정했으면
시간도 절약되고, 스트레스도 줄었을 것이다.

작게 틀리고 일찍 고치는 것,
그게 바로 잘 실패하는 법이다.


또 있다.


회의 중 상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괜히 분위기 깨기 싫어서 아무 말도 안 했다.

결국 프로젝트가 예상과 다르게 흘렀고,
“그때 왜 말 안 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부터는 회의 때 한 줄이라도 의견을 남긴다.
침묵도 실패의 한 형태라는 걸 배웠기 때문이다.


III. 실패를 대하는 마음가짐


잘 실패하려면 마음을 다루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필요한 건 ‘호기심’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감정보다 원인을 먼저 보는 태도다.


둘째는 ‘객관성’이다.
“내가 다 잘못했어” 대신,
“이번엔 이런 조건이 겹쳤구나”라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겸손’이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배우기 위한 용기를 내는 것이다.
누구나 실패를 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넷째는 ‘유연함’이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과정을 받아들이며
다음 시도를 준비하는 태도다.


마지막은 ‘용기’다.
“이번엔 안 됐지만, 다시 해보자.”
이 한마디가 잘 실패하는 사람의 문장이다.


실패를 감정으로 받아들이면 좌절이 되지만,
사실로 받아들이면 데이터가 된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시도하는 것이
진짜 회복탄력성이다.


IV. 실패를 잘 하는 구체적인 방법


‘잘하는 실패’는 기술이다.
같은 일을 겪더라도 다루는 방식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첫째, 미리 시뮬레이션하기
발표나 프로젝트를 앞두고 실패 가능성을 시나리오로 만든다.
예를 들어, “시간 부족, 질문 과다, 데이터 오류” 같은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해 두면 실제로 당황할 일이 줄어든다.


둘째, 작게 시작하기
완벽한 보고서나 기획서를 한 번에 내기보다
슬라이드 세 장짜리 시안을 먼저 만들어 피드백을 받는다.
작게 시도하면 작게 망하고, 그만큼 빠르게 배운다.


셋째, 기록하기
실패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남기는 습관이다.
“일정이 밀린 이유: 의사결정 지연 때문.”
이런 짧은 기록만 남겨도 다음번엔 훨씬 수월하다.


넷째, 공유하기
혼자 끙끙대지 말고, 팀과 나누는 것이다.
주간 회의 때 “이번에 이 부분이 잘 안 됐어요.”
라고 솔직히 말하면, 누군가는 그 경험을 통해 배운다.

팀 안에 ‘실패 공유의 문화’가 생기면
서로의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다섯째, 반복 시도하기
같은 과제를 다시 하되, 방식만 바꾼다.
고객 프레젠테이션에서 반응이 없었다면
다음엔 질문형으로 구성해보는 식이다.


"사전 연습, 작은 시작, 기록, 공유, 반복"

이 다섯 가지를 꾸준히 하면
실패가 두려운 일이 아니라 루틴이 된다.
그 루틴이 결국 성장의 근육을 만든다.


V. 앞으로의 실패 계획


회사 실무자의 일상은 실패의 연속이다.


메일 하나, 보고서 한 줄, 일정 하나에도
실패의 요소가 숨어 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실패를 이렇게 다뤄보려 한다.


우선 작은 실패를 실험처럼 다뤄보기로 했다.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를 한 번에 전사 적용하지 않고
한 부서에서만 시범 운영해본다.
이 작은 실패가 오히려 큰 리스크를 막는다.


둘째, 피드백을 미리 받기
완벽하게 끝낸 뒤 보여주는 게 아니라
중간 단계에서 점검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수정 비용이 줄고, 결과물의 질도 올라간다.


셋째, 업무일지에 ‘오늘의 실패’를 기록하기
매일 한 줄이라도 “오늘 놓친 포인트”를 적어둔다.
그게 나중에 반복 실수를 막는 체크리스트가 된다.


넷째, 동료와 함께 실패를 공유하기
한 달에 한 번은 팀 단위로
‘작게 틀린 사례’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누군가의 실패담은 누군가의 예방서가 된다.


다섯째, 리스크 점검을 루틴화하기

업무를 시작할 때

“이 일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뭐지?”

세 가지를 미리 적어본다.

예측 가능한 실패는 예방 가능한 실패다.


마지막으로 감정 회복 시간을 확보하기
큰 실수를 했을 땐 억지로 바로 회의하거나 일하지 않는다.
잠깐 산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스스로를 리셋한다.


자책보다 회복이 먼저다.


VI. 마무리


실패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누구나 그 실패를 잘 다루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실패에 주저앉고,
어떤 사람은 실패를 밟고 일어난다.


잘 실패하는 사람은
실패를 통제 가능한 학습 과정으로 바꾸는 사람이다.

그건 재능이 아니라 습관이다.

성공보다 어려운 건 실패를 다루는 일이다.

그러나 그걸 해낼 때,
우린 더 단단한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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