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사역자 중심에서 성도 전문가 중심으로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모순 중 하나는, 사회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교회에만 오면 '주차 안내'나 '주보 접기' 같은 단순 봉사에만 머문다는 점입니다. 대기업의 팀장, IT 개발자, 전문 상담사가 교회 문턱을 넘는 순간 자신의 전문성은 서랍 속에 넣어둔 채 단순 소비자로 전락합니다.
반면, 전임 사역자들은 설교부터 행정, 운전, 수리까지 도맡으며 '영적 번아웃'의 벼랑 끝으로 내몰립니다. 이 기형적인 노동 구조를 깨지 않고서는 미래 대응은 불가능합니다.
이제는 사역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3-Tier 사역자 구조'라는 지도를 그려야 할 때입니다.
코어(Core): 소수의 전임 목회자. 직접 모든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의 영적 기초와 방향성을 설정합니다.
파트너(Partner): 자신의 직업적 전문성을 가진 평신도들. 교회 홍보가 필요하다면 전도사님이 포토샵을 배우는 게 아니라, 디자인 현업에 있는 성도를 '파트너 사역자'로 임명하고 실질적 권한을 줍니다.
볼런티어(Volunteer): 자신의 은사를 발견하고 사역의 기쁨을 알아가는 대다수의 성도입니다.
여기서 목회자들의 고민이 시작될 겁니다. "평신도에게 맡겼다가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죠. 하지만 솔직히 말해봅시다. 목회자가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목회자의 역할은 성도의 은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조율하는 '탤런트 매니저(Talent Manager)'로 변해야 합니다. 성도가 세상에서 쌓은 탁월함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이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혁신적인 교회들은 이미 '이중직 사역자'나 '평신도 디렉터'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주는 사례비에 매이지 않고,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역을 주도하는 이들이 늘어날 때 조직은 비로소 건강해집니다.
사역자가 성도를 '도와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면 그 조직은 유아기에 머물겠지만, 성도를 '함께 세상을 바꿀 전문가'로 존중하기 시작하면 교회는 세상이 감당 못 할 역동적인 집단이 됩니다. 자신의 전문성이 교회에서 가치 있게 쓰인다고 느낄 때, MZ세대 성도들에게 사역은 '의무'가 아니라 '자기실현'의 장이 됩니다.
인적 자원 혁신의 결론은 단순합니다. 목회자는 본질(말씀과 기도)로 돌아가고, 성도는 현장(전문성과 삶)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연결될 때, 교회는 거대한 관료 조직에서 살아있는 유기체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 BizM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