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마케팅이다

신입사원의 면접을 위한 실무자의 팁

by 신승훈 Aceit





'털어보자 경영사례' 28회는 일반 에피소드랑은 구성이 조금 다르다.


금년('17년) 여름, 우리 팟캐스트 고정 패널 중의 한 명인 석박사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컨설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멘토링을 진행하였다. 막상 컨설팅업에 종사하고 있었을 때에는 너무 바쁜 탓에 제대로 멘토링을 해 줄 기회가 없었다고 하였는데, 그 때문인지 주로 주말에 멘토링 세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1로 진행된 멘토링은 매 세션 한 사람씩 1시간을 꼬박 채워야 마무리 되었다.


그렇게 약 2달에 걸친 멘토링이 끝는 후 우리는 멘티들을 팟캐스트에 참여시키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털어보자 경영사례' 28회에 이들을 초대하여 소감을 듣고 모의 면접을 방송에서 진행하였다.


해당 에피소드와 연결지어 오늘은 '면접'에 대해서 글을 써 보고자 한다.

그 중에서도 '신입사원 면접'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28회 에피소드에 참여한 멘티들이 신입사원을 준비하는 대학생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면접자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카테고리는 신입사원이기 때문이다.


면접은 능력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케미가 맞는 사람을 뽑는 자리다


나름 충격적인 소제목을 뽑아봤다.

면접이 능력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니?


조금 적나라하게 실상을 밝혀보자.

면접관들은 면접에서 지원자의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솔직히 능력을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냥 자신이 궁금한 것을 묻고, 여기에 대한 답을 들으며 머릿속에 생성된 이미지를 기준으로 채용 결정을 내린다.


면접관들이 잘못되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의 능력을 짧은 시간 안에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이라도, 어떤 사람의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20년 넘게 회사에서 보아 온 사람을 임원이나 사장 자리에 앉혔는데도, 이 결정이 틀린 경우가 허다하지 않는가?


물론 면접에서 특정 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면접관들은 다양한 부서의 실무자 또는 임원으로, 이런 면접 트레이닝을 특별히 받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능력에 대한 부분은 지원서에 써 있는 스펙을 보고 판단을 내리게 되고, 면접에서는 자신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느낌'에 더 잘 맞는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



면접에서의 성공을 위한 팁


그렇다면 지원자 입장에서 면접 승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앞서 언급했듯, 대부분의 면접은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 적합한 구조로 만들어져있지 않다.

면접이 끝나면 그 자리에 있었던 3~4명의 면접관은 누구를 뽑을지 상의를 하게 되는데, 이때 주로 나오는 이야기는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다. (물론 회사에 따라 몇 가지 중요항목에 대해서 점수를 매기는 스코어 표와 추천질문 리스트를 나누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판단은 주관적이다)

만약 하루에 5명의 지원자와 면접을 진행했다면, 이 5명에 대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매우 한정적일 것이다.

따라서 면접 동안 오고 갔던 세부적인 정보들이 한 사람을 선택하게 되는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오고 간 정보들이 더해서 만들어진 한 '이미지'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


그렇다. 결국 마케팅이다.

기업에서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를 통해 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듯, 면접에서 지원자들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력서와 면접에서 오고 간 정보를 통해 한 이미지를 면접관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문제를 이렇게 정의하면, 면접 준비도 달라지게 된다.

준비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면, 이 시간에 예상 질문 모법답변을 하나 더 외우기 보다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최종 이미지를 다듬는데 신경을 쓰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 팁을 적어보자.


첫째, 학력 & 경력과 일관성이 있는 스토리를 전달한다.

솔직히 말해서 학력을 안본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꼭 학벌 좋은 사람이 고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의 학력, 그리고 전공과 경험은 일관성을 띄어야 한다. 학벌 자체보다 "일관성과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


당연히 서울대 졸업생은 일단 메리트를 가지고 간다.

면접관들은 같은 대답을 해도 서울대생이 이야기하면 더 지적인 답으로 받아들인다. 이미 서울대라는 이름에 각인된 이미지가 필터링 작용을 하는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후광효과'다)

따라서 솔직히 말하자면, 서울대 졸업생은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면접에서 능력에 대해서 과소평가 받을 확률을 적다. 그러므로 겸손하고 팀워크를 맞출 수 있다는 이미지만 보여주면 무난하게 면접을 통과한다.


그럼 다른 대학 출신들은 어떡해야할까?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나름 좋은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취업이 안 되는 지원자의 수가 셀 수 없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말 좋은 학교와 학점이 아니라면, 졸업장만으로 차별화 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경우는 '대학 이름과 전공' 이름을 무미건조하게 전달하는 것보다 여기서 얻은 '경험'이나 '의미'로 추상화시켜 전달하는 것이 낫다.

마케팅으로 비유하면 내 브랜드가 루비통 정도의 인지도가 없다면 '브랜드'가 아닌 '기능이나 속성'으로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루비통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더라도 '천연가죽' 등의 속성이나 제품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도 괜찮은 브랜드다' 라고 어필하는 것보다 승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보자.

대다수의 면접관들은 자신과 같은 전공이 아니었다면 지원자의 전공에서 정확히 무엇을 공부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자신의 전공에서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를 짚어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솔직히 말해서 '문과'생들은 보다 실무적으로 느껴지는 전공 졸업자들보다 브랜드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이때 효과적인 팁을 하나 주자면 '전공과 현실 문제의 연결'이다. 경영학과라면 사회 문제를 경영학의 특정 관점에서 해석해볼 수 있고, 행정학과라면 기업 내의 내부 관리를 행정학 관점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는 문과도 충분하 가능하다. 영문과나 중문과라면 사회적 문제를 유명한 고전의 문장으로 표현해볼 수 있고, 고전의 시대적 배경과 현대의 유사점을 비유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전공이 면접관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력적이라는 것을 어필하면 단순히 '무슨 학교의 무슨 전공을 공부했습니다' 라고 하는 것 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둘째, 우회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면접을 보다 보면 지원자들은 항상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책임감이 강합니다', '포기하는 법이 없습니다'라고 자신의 의지와 기질적 강점을 힘주어 이야기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하기에 면접관들은 이를 별로 귀담아 듣지 않는다.

자신이 정말 위와 같은 강점을 갖고있고, 이를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싶다면 우회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 역시 예를 들어보겠다.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1. 일단 면접 전에 회사 공부를 압도적으로 많이 한다.

2. 그리고 면접 질문에 답할 때 최대한 이때 공부한 내용을 많이 이야기한다. 회사에 대한 내용을 디테일하게 파악해서 대답에 녹여내면 면접관은 일단 해당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오고 싶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렇게 남은 인상은 말보다 강렬하다.

3. 면접에 작은 수첩을 가져가라. 그리고 면접관이 질문을 하거나 피드백을 주면 적어라. 90% 이러면 면접관은 90% 이상의 확률로 무엇을 적고 있냐고 물을 것이다. 그럼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 "면접관님들은 어떤 것들을 궁금해 하시는지, 제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면접을 통해서 배우고 싶어 적고 있습니다."

장담하건데, 이 대답이 "저는 매사에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저는 책임감이 강합니다' 라는 메세지도 비슷하다.

말로 표현하기보다 면접이 끝난 후 마지막까지 남아 지원자들이 앉은 책상이나 의자의 줄을 다시 맞추고 나가는 모습만 보여줘도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셋째, 지식보다 태도다.

내가 준비한 내용과 면접관이 물어보는 내용이 상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종종 일어난다.

이때 '아, 그 부분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또는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라는 대답이 계속 나오게 되면 면접관도 뻘쭘하고 지원자도 뻘쭘한 상황이 발생된다.


이렇게 불안한 상황에서도 나름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끝까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이 잘 아는 주제로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지원자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가 면접을 위해서 '지식'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경력직 채용에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신입이나 주니어 급 직원을 채용하는 상황에서 지원자에게 어마어마한 지식을 요구하는 면접관은 없다.

오히려 이들은 '태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태도는 단순히 예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모르는 질문을 했을 때 지원자는 "모르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기 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이용해 '유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면접관이 "우리 부서의 내년도 매출이 얼마가 나올 것 같으세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하자.

이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해당 부서에 있는 사람도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알지 못한다.

면접관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답을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문제에 임하는 태도를 보고 싶어서다.

이런 질문에 답변하는 사람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1. 모르겠습니다 라고 답하는 사람

2. 혼자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서 답을 하는 사람

3. 면접관에게 질문을 해서 추가적인 정보를 얻어내며 문제를 푸는 사람


1번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2번은 1번보다 낫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너무 자신감이 넘친다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3번이 가장 좋은 인상을 준다.

어떤 질문을 던지는게 좋냐는 정해진 답이 없다.

작년도 매출을 물어볼 수도 있고, 회사 전체의 매출규모와 해당 부서의 비중을 물어볼 수도 있다. 만약 이런 정보를 얻어낸다면 시장의 성장률 등을 적용해서 적절한 숫자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면접관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포기하면 안된다. 이 때는 해당 부서가 판매하는 제품들이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내년도에 추가되는 제품군이 있는지, 그리고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어느정도 되는지를 물어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말했듯이 면접관이 보고자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닌 문제에 임하는 태도다. 중간에 자신의 접근방법이 틀렸음을 인지하면, 빨리 잘못을 시인하고 다른 접근방법을 취하는 등 끝까지 문제에 달려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면접에서 떨어져도 너무 낙심하지는 말자.

대한민국은 현재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기에, 면접에서의 탈락이 당신의 무능을 뜻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면접 합격 여부는 그날의 컨디션, 운, 부서의 니즈 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니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자신감은 잃지 말자.


긴 인생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치열한 면접 과정은 인생에서 단 한 번 오는 경험이다.

나중에는 경험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인생에서의 매우 소중한 순간이다.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며 버텨보기를 바란다.

언젠가 자신과 맞는 회사를 찾게 될 것이고, 그때는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한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by 신승훈 ('어떻게 경영을 공부할 것인가'(한빛비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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