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의 턴어라운드 마술쇼
'털어보자 경영사례'의 에피소드 36, 37의 주인공은 르노 닛산이다.
르노닛산은 프랑스 회사 르노(Renault)와 일본 회사 닛산(Nissan)의 Alliance(연합)이다.
1999년 누적된 부채에 허덕이던 닛산의 지분 37%를 르노가 $5.4B에 취득하고, 닛산도 르노의 지분 10%를 취득하며 Alliance가 만들어졌다.
2000년대 경영잡지나 경제신문을 읽었다면 닛산의 드라마틱한 턴어라운드 스토리를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IMF를 겪던 90년대 후반 일본의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던 상태였고 많은 일본 회사가 쓰러진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닛산의 턴어라운드는 상당히 상징적이었고, 이 중심에 있던 카를로스 곤 CEO는 일본의 만화책에도 등장할만큼 스타가 되었다.
그럼 닛산은 왜 르노와 Alliance를 맺게 되었고, 카를로스 곤은 닛산을 살리기 위해 어떤 전략을 수행했을까?
Alliance의 전략적 이유
두 회사의 Alliance는 하루 아침에 내려진 결정이 아니었다.
90년대 자동차 산업은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인수&합병되어 덩치를 키우고 있었다. 당시 자동차 시장은 북미가 34%, 서유럽이 31%, 아태평양지역이 21% 정도로 전체 시장의 86%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가장 큰 시장인 북미와 서유럽은 시장 특성이 매우 달라 로컬 시장에서 잘 팔리는 차를 다른 시장에 가져가면 전혀 팔리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회사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자체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보다는 인수&합병으로 제품라인을 넓혀나갔다. 물론 이렇게 덩치가 커지면 규모의 경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작용했다.
르노 역시 이런 M&A를 노리고 있었고, 스웨덴의 Volvo의 인수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상황이었다.
반면 닛산은 다임크라이슬러와 이야기가 주고 갔으나 마지막에 취소되었고, 이 찰나에 르노가 다음 대화 상대로 진입할 수 있었다.
두 회사가 Alliance를 맺은 이유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르노는 판매가 너무 유럽시장, 그 중에서도 프랑스 시장에만 편중되어 있던 회사였다. 특히 북미 시장은 진출을 했으나 뼈아픈 실패를 하고 한발 뺀 상황이었다. 반면 닛산은 그래도 미국시장에서 르노에 비했을 때 상당히 선전하고 있었기에, 르노의 입장에서는 닛산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갖기를 원했다.
둘째, 닛산은 자금이 필요했다. 그리고 막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충분한 이익을 남기고 있던 르노는 자금 수혈을 해줄 여유가 있었다.
셋째, 르노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했고, 닛산은 기술과 품질로 유명했다. 둘의 장점이 달랐기에, 잘만 아우르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었다.
닛산이 처했던 상황
닛산은 8년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었고, 자국인 일본에서의 점유율 역시 26년째 하락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부채가 $38B으로 시가총액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었고, 판매하던 43개의 모델 중에 4개의 모델만이 이익을 내고 있었을 정도로 수익률도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장은 50%의 Excess capacity(오버 캐파)를 갖고 있었다. 즉, 공장의 효율을 100% 누리고 있지 못했다는 뜻이다.
회사 사정이 이렇게 나빠지며 자금 상황도 여유롭지 못하다보니 R&D나 디자인에 대한 투자도 늦어졌다. 늦어진 투자는 제품라인의 노후로 이어졌고, 더 빨리 세련된 신제품을 내놓는 경쟁사에 뒤지며 판매량이 더 저조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었다.
턴어라운드의 비밀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 구원투수로 임명된 카를로스 곤은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곤 사장은 어떻게 이런 마술같은 일을 현실에서 가능케 만들었을까?
첫째, 중간 관리자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했다.
카를로스 곤은 실무에서 일을 하고 있는 중간 관리자들이 분명히 회사의 문제도 알고, 또 해결책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외부의 컨설턴트들을 통해 답을 찾거나 자신이 답을 찾아 제시하는 대신 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기를 원했다.
연공서열 문화가 강한 일본 기업에서 임원이 아닌 중간관리자가 일을 리드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곤 사장이 사용한 방법은 Cross-Functional Team이였다. Cross-Functional Team은 회사의 여러 기능의 조직들로부터 뽑인 직원들이 모여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을 말한다. 닛산은 사업개발, 구매, 제조/물류, R&D 등 10개의 Cross-Functional Team을 만든 후 3개월만에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구매'의 Cross-Functional Team에는 단순히 구매팀의 직원들만 모여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개발, 재무 팀의 직원이 함께 모여 다양한 시각에서 구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둘째,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직을 구축했다.
많은 회사들이 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하지만, 실제로 시너지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합병된 두 회사는 꽤 오랫동안 자신과 상대 회사를 다른 회사로 인식하고 거리를 둔다.
르노 닛산은 Cross-Functional Team처럼 Cross-Company Team(CCT)이라는 연합팀을 만들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CCT는 기능부서별로 르노의 대표들과 닛산의 대표들이 선발되어 한 팀을 이루었다. 그리고 생산, 디자인, 개발 등의 영역에서 각 회사의 장점과 자산을 공유하여 시너지를 이루고자 노력했다.
대표적인 예가 멕시코에 있던 닛산의 공장을 르노와 공유한 것이다. 당시 멕시코에 있던 닛산의 공장은 저조한 판매로 최대 생산캐파의 50%만 사용되고 있었고, 이는 고정비용으로 작용하며 닛산의 수익률을 저하시키고 있었다. 한편 르노는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영향력이 낮았기 때문에 이 공장의 캐파를 이용해 르노 자동차를 생산할 경우 독립적으로 신규공장을 설립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리스크로 남미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공장은 닛산과 르노의 자동차를 함께 생산하게 되었으며, 르노는 멕시코의 닛산 유통 채널 역시 활용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턴어라운드 전략을 생각하면, 공장 정리, 인원 감축, 사업 매각 등의 감축정책만 생각한다.
턴어라운드가 이루어지려면 '비용절감'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위의 정책들이 대부분 포함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도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면 더 큰 비용을 야기할수도 있고,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매출도 줄어들어 결국 미비한 수익률 개선만 남기게 된다.
이런 면에서 카를로스 곤이 보여준 방법들은 Soft하고 Effective하게 턴어라운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좋은 Tip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패널:
- 신작가: '어떻게 경영을 공부할 것인가?' 저자
- 최팀장(국내 대기업 & 스타트업 경력 서비스 기획자)
- 석박사(글로벌 전략 컨설팅 출신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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